[전기차전쟁①] 보조금 키운 정부, 정책 드라이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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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전쟁①] 보조금 키운 정부, 정책 드라이브

프라임경제 2026-01-07 10:06:01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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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국내 전기차시장이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한동안 '보조금 축소'와 '수요 정체'라는 말로 요약되던 전기차시장을 바라보는 정부의 시선이 2026년 들어 분명히 달라졌다.

정부는 2026년 전기차 구매보조금 예산을 총 1조5953억원 규모로 편성하며 정책 드라이브를 다시 걸었다. 전기승용차와 전기승합·화물차, 여기에 내연기관차에서 전기차로 전환하는 소비자를 위한 전환지원금까지 포함한 수치다. 

전기차 보조금 예산으로는 사상 최대 규모다. 이번 보조금 개편은 단기 수요를 자극하기 위한 처방이 아니라, 전기차 경쟁의 성격을 장기전으로 바꾸겠다는 정책적 선택에 가깝다.
 
전기차 보급이 성장 국면에서 정체 국면으로 넘어섰다는 판단 아래, 정부는 정책의 무게중심을 '얼마를 지원할 것인가'에서 '어디에 집중할 것인가'로 옮겼다. 전기차 전쟁의 출발선은 신차가 아니라 정책에서 다시 그어졌다.

서울의 한 전기차 주차장. ⓒ 연합뉴스

2026년 전기차 보조금 정책의 가장 큰 변화는 총액 확대와 구조 전환의 병행이다. 정부는 전기승용차 보조금 단가를 2025년 수준으로 유지하는 대신, 기존 내연기관차를 폐차하거나 판매하고 전기차로 갈아탈 경우 최대 100만원의 전환지원금을 새로 도입했다. 

이에 따라 중형 전기승용차 구매자는 기존 최대 580만원에서 최대 680만원까지 국고 보조금을 받을 수 있다. 

전환지원금은 최초 출고 이후 3년 이상 경과한 내연기관차를 대상으로 하며, 이미 저공해차로 분류되는 하이브리드 차량은 제외된다. 가족 간 증여·거래 등 형식적인 전환 역시 지원 대상에서 빠진다. 보조금 확대를 빌미로 한 '숫자 채우기'가 아니라, 실제 수요 이동을 유도하겠다는 정책 설계가 분명히 드러나는 대목이다. 

정부가 전환에 방점을 찍은 배경에는 국내 전기차시장의 구조적 특성이 있다. 기존 차량을 교체하며 신차를 구매하는 비율이 높은 국내 시장에서 전환지원금은 체감 혜택을 높이는 동시에 내연기관차 수요를 전기차로 끌어오는 역할을 하게 된다.

이번 개편안은 지원 대상도 넓혔다. 그간 국내 출시 모델이 없거나 제한적이었던 소형급 전기승합차와 중·대형 전기화물차에 대한 보조금 지원이 새롭게 시작된다. 소형 전기승합차에는 최대 1500만원, 중형 전기화물차에는 최대 4000만원, 대형 전기화물차에는 최대 6000만원의 보조금이 책정됐다. 

서울의 한 전기차 주차장에 차량들이 주차돼 있다. ⓒ 연합뉴스

어린이 통학용 전기승합차 지원 기준도 조정됐다. 소형급에는 최대 3000만원을 새로 지원하고, 중형급은 최대 지원액을 8500만원으로 조정했다. 전기차 보조금 정책이 승용차 중심에서 벗어나 물류·교통·공공 영역까지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총예산 확대와 함께 보조금 지급 기준은 오히려 까다로워졌다. 정부는 충전속도, 1회 충전 주행가능거리, 배터리 에너지 밀도 기준을 전반적으로 상향하며 성능 경쟁을 유도했다. 특히 배터리 에너지 밀도 차등 기준은 전 차종에서 강화돼 기술 경쟁력이 떨어지는 모델은 보조금 혜택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가격 기준 역시 중장기적으로 강화된다. 전기승용차의 보조금 전액 지원 가격 기준은 현행 5300만원에서 2027년부터 5000만원으로 낮아질 예정이다. 이는 단기적 소비 촉진과 함께 제조사들에게 가격 구조와 상품 전략을 재정비하라는 신호로 해석된다. 

정부는 이번 보조금 개편을 통해 '내연기관차의 전기차 전환을 가속화하면서, 지속가능한 전기차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목표를 분명히 했다. 단순한 보급 확대를 넘어, 기술·산업·전환을 함께 끌고 가겠다는 의지가 담겼다. 

물론 보조금만으로 전기차시장이 즉각 반등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가격, 충전인프라, 브랜드 신뢰 회복이라는 과제가 여전히 남아 있다. 다만 분명한 것은 2026년 전기차시장의 첫 번째 변수는 신차가 아니라 정책이라는 점이다.

정책이 판을 깔았다면, 이제 그 위에서 시장이 움직일 차례다. 전기차 전쟁의 두 번째 장은 가격과 전략에서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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