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업계 일각에서는 비만치료제 시장은 향후 장기지속형으로 개발되고 있는 1개월 제형 점유율이 전체 시장의 10% 정도밖에 안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대신 경구용 제형이 40%, 주 1회 주사제형이 40%를 차지할 것으로 예측됐다. 주 1회 투약받던 것을 한달에 한번, 두달에 한번, 세달에 한번 투약이 가능하게 하는 장기지속형 기술 대세론을 뒤집는 관측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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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지속형 시장 점유율 10% 예측...낮은 순응도+부작용 관리 어려움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GLP)-1 기반 비만치료제 위고비, 마운자로 등을 개발한 일라이 릴리와 노보노디스크 등 글로벌 제약사는 약효가 오래 지속되는 장기지속형 기술 확보를 위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릴리와 노보노디스크, 베링거인겔하임은 모두 국내 장기지속형 기업들을 주목하고 있다. 실제 펩트론(087010), 인벤티지랩(389470), 지투지바이오(456160) 등과 공동개발 계약을 체결했다.
하지만 업계 일각에서는 낮은 순응도와 부작용 관리 어려움이라는 장벽을 장기지속형 기술이 넘지 못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복약 순응도는 환자가 의사 또는 약사의 지시대로 약을 얼마나 정확하고 꾸준히 복용하는 지를 뜻한다. 이는 결국 치료제 효과와도 직결되는데, 장기지속형은 복약 순응도가 낮다는 주장이다.
1개월 제형 비만치료제를 의료진 대면이 아닌 스스로 한달마다 규칙적으로 투약하는 것이 생각보다 쉽지 않다는 게 이유다. 환자가 기억하기 어렵고 규칙적인 투약이 이뤄지지 않게 되면 복약 순응도는 낮아지고 치료 효과를 나빠질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위장관 부작용 등을 관리하는 것도 쉽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GLP-1 약물 부작용은 용량 의존적이고 초기 노출 시점에 집중되는 만큼 초기 단계부터 임상적 관리가 필요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김주희 인벤티지랩 대표는 “장기지속형 주사제가 아직 나오지 않은 시점이라 여러 이야기들이 나오고 있다”면서도 “좋은 프로파일을 갖춘 양질의 1개월 이상 장기지속형 비만치료제가 나온다면 판도는 바뀐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장기지속형 복약 순응도↑+우수한 안전성 입증
장기지속형업계에서는 장기지속형 주사제가 가장 각광받는 근본적인 이유로 편의성과 복약순응도의 구조적 개선을 꼽는다.
업계 관계자는 “장기지속형은 치료 성과를 결정짓는 복약순응도를 구조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제형”이라며 “실제 임상 현장과 시장 데이터에 따르면 경구용으로 복용되던 약물이 장기지속형 주사제로 전환된 이후 해당 적응증 시장의 70~90% 이상을 장기지속형 주사제가 점유하는 사례가 반복적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얀센이 월 1회 제형으로 개발한 조현병 치료제 인베가 서스테나(Invega Sustenna)는 기존 경구 항정신병 약물 대비 재발률과 입원율을 유의미하게 낮춰 많은 국가에서 표준 치료 옵션으로 자리잡았다. 오츠카와 룬드벡이 개발한 아빌리파이 장기지속형(4주) 주사제도 경구제 대비 높은 처방 지속률을 보이면서 빠르게 시장을 대체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들 제품은 약효 자체가 완전히 달라서가 아니라 환자가 약을 빠뜨리지 않게 만드는 제형 구조 자체가 치료 성과를 바꿨기 때문에 시장을 장악한 사례”라고 언급했다.
이런 현상은 GLP-1 비만치료 영역에서도 동일하게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는 주장이다. 위고비 또는 마운자로 같은 GLP-1 계열 경구용 치료제는 공복 복용은 물론이고 복용 후 30분간 음식물 섭취가 제한된다. 특히 다른 약물과의 복용 간격도 관리해야 하는 등 일상에서 복용 조건을 지키기 매우 까다롭다. 이 때문에 현실적으로 복약 누락과 중단으로 이어지기 십상이고 만성질환 치료제에서 이런 문제는 더욱 치명적으로 작용한다.
경구제형도 복약순응도를 높이기 위해 서방화 및 장기지속화 시도를 하고 있지만 한계가 있다는 설명이다. 약물 흡수의 개인차, 위장관 환경 의존성, 복용 행동의 불확실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반면 장기지속형 주사제는 단순 투여 간격이 길다는 장점 뿐만 아니라 혈중 농도 안정성이라는 중요한 임상적 이점도 있다.
부작용의 경우 임상 현장에서도 안전성을 높이기 위해 경구 또는 단기 제형 투약 후 부작용을 확인한 뒤 점진적으로 장기지속형 주사제로 전환하는 전략을 활용하고 있다. 필요시 부작용을 완화하는 보조 약물을 병용하는 방식도 이미 임상적으로 확립돼 있어 장기지속형 주사게 사용 차제가 과도한 위험을 동반하는 구조가 아니라는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월 1회 제형의 경우 실제 약효는 1~2주 이상 잔존하는 구간이 존재하기 때문에 투약 시기를 일부 놓치더라도 혈중 농도가 급격히 치료역 아래로 떨이지지 않는다”며 “이는 경구제에서 흔히 발생하는 복용 누락→혈중 농도 급락→치료 실패 악순환을 크게 줄여준다”고 말했다.
또 다른 장기지속형 기업 관계자는 "다케다와 애브비의 미립구 기반 전립선암 치료제 장기지속형 사례를 보면 낮은 용량부터 단계적으로 용량을 증대한다"며 "미립구 특성성 투여 후 바로 최대 농도로 가지 않기 때문이다. 서서히 용량을 증량하면서 부작용을 경감하는 방안이 함께 연구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장점 많지만 개발 난도 높은 장기지속형 주사제, 국내 기업이 리스크 해결
만성 질환과 중증 질환일수록 경구 제제에서 장기지속형 주사제로 시장이 빠르게 대체되는 경향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장기지속형 주사제는 아직도 시장에 상용화 사례가 많지 않다. 이는 개발 난도가 높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장기지속형 주사제는 단순히 약을 오래 남게 하는 것이 아닌 정밀하게 설계된 약물 방출 패턴을 구현해야한 성업적 성공이 가능하다고 판단한다. 특히 초기 과다 방출이 발생할 경우 기존 물질이 가진 부작용이 단기간에 증폭돼 안전성 이슈로 개발이 중단될 수 있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기술적 허들을 넘지 못하면 장기지속형 주사제는 상업화가 어렵다.
인벤티지랩의 경우 IVL-드럭플루이딕 플랫폼을 통해 초기 과다 방출 문제를 효과적으로 억제하면서도 예측 가능한 방출 곡선을 구현해 장기지속형 주사제의 리스크를 기술적으로 해결했다.
인벤티지랩 관계자는 “장기지속형 주사제는 단순한 제형 옵션 중 하나가 아니라 복약순응도·혈중 농도 안정성·치료 지속성이라는 세 가지 핵심 요소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다”면서 “개발 난이도라는 이유로 공급이 제한되어 있을 뿐, 일단 성공적으로 출시되는 순간 시장을 빠르게 대체해 온 것이 반복적으로 증명돼 왔다. 인벤티지랩은 장기지속형 외 경구 비만치료제도 개발 하고 있다. 비만치료제 시장 변화에 대한 대처 능력을 확보해 경쟁력을 높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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