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전주] 김진혁 기자= 전북현대 지휘봉을 잡은 정정용 감독이 현장과 프런트의 ‘분업화’를 거듭 강조했다. 최근 맨체스터유나이티드에서 경질된 후벵 아모림 감독과 ‘180도’ 다른 견해다.
6일 오후 1시 30분 전주월드컵경기장 기자회견실에서 제10대 전북현대 정정용 감독 취임 기자회견이 진행됐다.
전북이 정정용 감독과 함께 새 시대를 시작한다. 지난 시즌 전북은 거스 포옛 감독과 함께 K리그1, 코리아컵 우승으로 ‘더블’을 차지하며 완벽한 왕좌 복귀를 알렸다. 1시즌 만에 포옛 감독과 결별한 전북은 정 감독을 필두로 ‘혁신과 성장의 2.0 시대’를 준비한다. 박진섭, 송민규, 권창훈, 홍정호 등 기존 핵심을 대거 내보냈고 정 감독의 김천상무 시절 애제자 김승섭, 차세대 골키퍼 이주현 영입 등 선수단 개편을 진행 중이다.
이날 취임 기자회견에서 정 감독은 거듭 ‘분업화’라는 단어를 강조했다. 정 감독은 “프로팀 감독으로 있는 한 선수들의 기량에서 성숙함과 발전을 강조하고 싶다”라며 “어느 정도 결정된 선수를 가지고 만들어 가는 건 내가 할 일이다. 다른 외적인 시스템은 구단이 할 일이다. 분업화가 맞다고 본다”라고 주장했다.
정 감독의 ‘분업화’ 강조는 최근 잉글랜드를 뜨겁게 달군 맨유 아모림 감독의 경질사가를 떠올리게 한다. 아모림 감독은 맨유 경질 전 “난 감독(manager)이 되려고 온 거지, 코치가 되려고 온 게 아니다”라고 발언하며 구단 수뇌부의 눈총을 샀고 결국 경질됐다. 아모림이 주장한 ‘감독(manager)’는 일반적인 지도자가 아닌 ‘전권을 쥔 수장’에 가깝다. 유럽 축구에서 대게 감독을 ‘Manager’ 혹은 ‘Head coach’로 표현한다. 전자는 전술 및 구단 운영까지 총괄한 역할, 후자는 경기 준비 및 전술 구상에만 집중한 역할을 뜻한다.
현대 축구에서 구단 관련 전권을 쥔 감독은 점차 사라지고 있다. 최근 들어 스포츠 데이터 분석이 고도화됨에 따라 감독은 전술, 경기력 등 실제 축구 현장을, 프런트는 영입, 협상, 비전 제시 등 구단 운영을 맡는 형태가 늘고 있다.
정 감독이 아모림 사례를 예시로 직접 든 건 아니지만, 분업화 관련 발언에서 감독과 프런트의 역할이 분명히 구분돼야 한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정 감독은 포옛의 유산을 뒤 이어야하는 부담에도 전북 지휘봉을 잡은 이유로도 분업화 가능성을 꼽았다. “가르치는 건 자신 있다. 쉽게 말해 들어오는 선수들을 요리로 만들어 낼 수는 있다. 그러나 팀에 들어오는 여러 가지 외적인 부분들에선 내가 부족하다는 걸 느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전북을 선택한 이유 중 하나는 전북은 충분히 분업화돼 각자 역할을 감당할 수 있다는 점이다. 감독으로서 제 할 일은 선수를 가르치고 과정과 결과를 만들어 내는 것”이라며 “이러면 리스크도 줄 수 있다. 앞으로 분업화가 됐으면 좋겠다. 당연히 단장님, 마이클 킴 디렉터와 함께 의논해서 만들어 가는 일”이라며 현장에만 집중하는 ‘Head coach’ 역할만을 수행할 것을 거듭 강조했다.
실제로 전북은 지난 시즌을 준비하는 과정에서도 현장과 프런트의 분업화를 성공적으로 이끈 바 있다. 축구적인 역할은 마이클 킴 디렉터, 행정적인 역할은 이도현 단장이 맡으며 선진 유럽 축구를 모티브로 혁신적인 구단 운영을 그렸다. 정 감독 역시 “분업화에 대한 확신이라기보다 스포츠 구단이면 이 방향이 맞다고 생각한다”라며 전북의 방향성을 지지했다.
가르치는 데 자신 있는 정 감독은 새 시즌 전북에서 어느 때보다 축구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부여받을 예정이다. ‘혁신과 성장’을 표방한 전북은 지난 시즌의 영광을 뒤로하고 지속 가능한 미래를 그리며 새로운 모습으로 변화해 가고자 한다. 구단의 방향성과 정 감독의 성향이 맞아떨어지며 전북은 본격적인 ‘2.0 시대’를 앞두고 있다.
사진= 풋볼리스트,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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