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 광수생각]무엇을 위한 성장인가

실시간 키워드

2022.08.01 00:00 기준

[新 광수생각]무엇을 위한 성장인가

이데일리 2026-01-07 05:00:00 신고

3줄요약
[이광수 광수네복덕방 대표·명지대 겸임교수]2026년 한국 경제는 회복 국면에 들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은행과 한국개발연구원(KDI), 국제통화기금(IMF)은 2026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약 1.8%로 예측했다. 2025년의 1% 내외 성장과 비교하면 분명한 회복 흐름이다. 정부는 확장적 재정정책을 통해 내수 소비와 전략 산업 투자를 늘려 경제 회복을 이끌겠다고 밝혔다. 재정 확대는 경기 회복의 마중물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의문이 남는다. 숫자가 좋아지면 우리의 삶도 저절로 나아질까. 무엇을 위한 성장이냐는 질문이 필요한 이유다. 이재명 대통령은 신년사에서 “2026년을 대한민국 대도약의 원년으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정치·경제·사회·문화·외교·안보 전반에 걸친 대전환을 약속했다. 성장의 과실은 특정 소수가 아니라 국민 모두 함께 나눠야 하며 성장이 국민의 삶으로 이어져야 한다고 밝혔다. 이 목표는 현실이 될 수 있을까.

현실은 녹록지 않다. 가장 뚜렷한 위험 요인 가운데 하나는 환율이다. 2025년 연평균 원·달러 환율은 1420원대를 기록하며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환율 상승은 원화 가치 하락을 의미한다. 이는 수출 대기업에는 유리할 수 있다. 반면 수입 물가를 끌어올려 소비자 부담을 키운다. 특히 저소득층이 주로 소비하는 생필품 가격이 먼저 오르고 상승 폭도 크다. 서민 가계의 부담이 커지는 구조다.

환율 상승의 영향은 고르게 나타나지 않는다. 중소기업과 서민 가계가 더 큰 타격을 받는다. 원자재를 수입해 제품을 만드는 중소기업은 원가 부담이 늘어나지만 이를 가격에 전가하기는 쉽지 않다. 반면 대기업은 수출 경쟁력이 높아질 수 있다. 환율은 대기업과 중소기업, 고소득층과 저소득층 사이의 격차를 확대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가계부채 문제도 여전히 심각하다. 2025년 3분기 가계신용 잔액은 1960조원을 넘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집값 상승이 부채 증가로 이어지는 구조는 크게 바뀌지 않았다. 빚이 늘수록 가계 소비는 위축된다. 소비 위축은 자영업과 지역 상권에 직격탄이 된다. 일시적인 소비쿠폰 효과는 있었지만 구조적 위축을 해소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부동산 시장도 불안정하다. 2025년 서울 아파트 가격은 연간 8% 이상 상승했다. 송파, 성동, 서초, 강남 등 고가 주택 지역의 상승세가 특히 두드러졌다. 비싼 집값이 더 빠르게 오르는 구조가 강화됐다. 이러한 지역 간 격차는 2026년에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부동산 가격 상승은 자산 격차 확대와 직결된다.

주식시장도 다르지 않다. 2025년 코스피 지수는 사상 처음 4000선을 돌파했다. 그러나 주가 상승의 과실은 고르게 분배되지 않았다. 상위 자산 계층의 주식 보유액은 평균 수천만원대인 반면 하위 계층은 수십만원 수준에 그친다. 지수 상승에도 불구하고 실질적인 자산 형성은 일부 계층에 집중됐다. 주식시장의 상승이 오히려 빈부격차를 키운 셈이다.

노동시장 역시 이중 구조를 보인다. 대기업과 공공부문에서는 임금이 오르지만 중소기업과 비정규직 노동자는 뒤처진다. 디지털 전환과 인공지능(AI) 투자는 생산성을 높이지만 동시에 고숙련 노동자와 저숙련 노동자 간 격차를 키울 가능성이 크다. 교육, 자산, 금융 접근성의 격차가 서로 맞물리며 불평등은 구조화되고 있다.

결국 2026년 경제 전망에서 중요한 것은 단순한 회복이나 성장률 수치가 아니다. 회복이 불평등을 줄이지 못한다면 그 성장은 지속 가능하지 않다. 현대 경제학은 더 이상 평등과 성장을 대립 개념으로 보지 않는다. 오히려 평등이 성장의 토대라는 인식이 확산하고 있다. 포용적 성장(Inclusive Growth)은 구호가 아니라 삶의 질과 직결된 개념이다.

성장은 목적이 아니다. 성장의 목적은 삶의 질을 높이는 데 있다. 불평등을 방치한 성장은 사회적 신뢰를 약화시키고 정치적 갈등을 키운다. 결국 성장의 지속 가능성마저 훼손한다. 성장의 과실이 일부 계층에 집중되는 구조를 바꾸지 못한다면 회복의 의미는 퇴색할 수밖에 없다.

모두가 2026년의 경제 회복과 성장을 이야기한다. 그러나 ‘무엇을 위한 성장인가’라는 질문은 여전히 남는다. 새로운 해는 저절로 의미를 갖지 않는다. 새롭게 선택하고 방향을 바꿀 때 비로소 의미가 생긴다. 2026년 대한민국은 이 질문에 답하며 새로운 기회를 잡을 수 있을까. 조심스럽게 희망을 품어본다.

Copyright ⓒ 이데일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

다음 내용이 궁금하다면?
광고 보고 계속 읽기
원치 않을 경우 뒤로가기를 눌러주세요

실시간 키워드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0000.00.00 00:00 기준

이 시각 주요뉴스

알림 문구가 한줄로 들어가는 영역입니다

신고하기

작성 아이디가 들어갑니다

내용 내용이 최대 두 줄로 노출됩니다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이 이야기를
공유하세요

이 콘텐츠를 공유하세요.

콘텐츠 공유하고 수익 받는 방법이 궁금하다면👋>
주소가 복사되었습니다.
유튜브로 이동하여 공유해 주세요.
유튜브 활용 방법 알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