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재원 컬럼] 미국이 리스크가 되는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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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원 컬럼] 미국이 리스크가 되는 시대

저스트 이코노믹스 2026-01-06 21:45:53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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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러디 삽화=최로엡 ai화백
패러디 삽화=최로엡 ai화백

 새해 벽두, 미국의 대표적 전략컨설팅 기업 유라시아그룹(Eurasia Group)은 매년 그렇듯 ‘Top Risks’ 보고서를 통해 세계가 마주한 위험 지도를 내놓았다. 2026년판 보고서의 첫 문장은 유난히 직설적이다.

 “올해 세계 최대의 리스크는 미국이다.”

 전통적으로 이 보고서는 중국·러시아·중동·금융위기 같은 외부 변수를 전면에 세워왔다. 그러나 이번에는 시선이 정반대로 향한다. 세계 질서를 관리해 온 중심 국가, 미국 내부의 정치적 변화가 글로벌 불안정의 진원지가 되고 있다는 판단이다.

 유라시아그룹이 꼽은 2026년 최대 리스크는 미국의 정치 혁명(US Political Revolution)’이다.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미국은 더 이상 기존의 제도적 관성에 의존하지 않는 국가가 되고 있다. 행정부 권력의 급격한 집중, 사법·행정·의회 간 견제 구조의 약화, 외교정책의 개인화는 미국을 예측 가능한 강대국에서 정치적 변수로 바꾸고 있다. 보고서는 미국이 세계 경찰 역할에서 물러나면서도, 동시에 자국 이익에는 훨씬 더 공격적으로 개입하는 모순된 행태가 국제 질서를 흔들 것이라고 경고한다.

 이러한 변화는 미국만의 문제가 아니다. 미국이 구축해 온 자유무역, 동맹, 규범 중심의 질서가 느슨해질수록 세계는 자동적으로 안정되지 않는다. 오히려 힘의 공백은 지역 갈등과 전략적 오판을 증폭시킨다. 보고서가 돈로우 독트린(Donroe Doctrine;신 먼로주의)’이라는 신조어를 사용한 것도 이 때문이다. 미국은 더 이상 전 지구를 관리하지 않지만, 자국 주변과 핵심 이익에는 훨씬 더 거칠게 개입하는 방향으로 이동하고 있다.

 중국 리스크는 다른 방식으로 등장한다. 중국은 위기가 아닌 과잉으로 위험해지고 있다. 디플레이션 압력 속에서 중국은 생산 능력을 줄이기보다 수출을 늘리는 길을 택하고 있다. 저가의 철강, 전기차, 태양광, 배터리 제품이 세계 시장으로 쏟아지면서 각국 산업정책과 충돌할 가능성이 커진다. 이는 단순한 통상 갈등이 아니라, 각국 정부가 자국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시장 개입을 정당화하는 계기가 된다.

 유럽은 포위된 대륙으로 묘사된다. 미국의 전략적 거리두기, 러시아의 장기적 압박, 내부 정치의 분열이 동시에 작용하면서 유럽의 대응 능력은 점점 약화되고 있다. 프랑스·독일·영국 모두 정치적 리더십이 흔들리고 있으며, 안보·에너지·재정 문제에서 과감한 결정을 내리기 어려운 구조에 놓여 있다.

 기술 영역에서도 불안은 커진다. 보고서는 ‘AI가 사용자까지 집어삼킨다(AI Eats Its Users)’는 표현을 썼다. 인공지능 기술 자체가 아니라, 이를 둘러싼 수익 모델과 권력 집중이 문제다. 소수 플랫폼 기업이 데이터·인프라·표준을 독점할 경우, 사회적 반발과 규제 충격이 동시에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흥미로운 점은 보고서가 일부 공포 담론을 의도적으로 배제했다는 점이다. 전면적인 탈세계화, 대규모 무역전쟁, 미국 자산의 급격한 붕괴 등은 레드 헤링(red herring)’으로 분류됐다. 진짜 위험은 갑작스러운 붕괴가 아니라, 제도와 질서가 서서히 변형되는 과정에서 발생한다는 판단이다.

한국에 주는 시사점

이 보고서가 한국에 던지는 메시지는 분명하다.

 첫째, 더 이상 미국이 관리해주는 질서를 전제로 전략을 짤 수 없다는 점이다. 외교·안보·통상에서 자율적 판단 능력을 키우지 않으면 변동성에 그대로 노출된다.

 둘째, 중국의 과잉 생산과 미국의 산업정책 강화는 한국 제조업에 이중 압박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가격 경쟁력과 기술 차별화 전략을 동시에 요구받는 국면이다.

 셋째, AI와 첨단기술 분야에서는 기술 자체보다 거버넌스와 시장 구조에 대한 대응 전략이 중요해진다.

 2026년의 세계는 위기보다 불확실성이 더 큰 시대다. 그리고 그 불확실성의 중심에는 더 이상 외부의 적이 아니라, 세계 질서를 이끌어 온 국가들의 변화가 놓여 있다. 한국에 요구되는 것은 예측이 아니라, 흔들리는 질서 속에서도 중심을 잃지 않는 전략적 감각이다.

<용어해설>레드 헤링(red herring) ; 사람들의 주의를 본질적인 문제에서 벗어나게 만드는 미끼또는 헛짚은 쟁점을 뜻함. 사냥에서 훈련된 개의 후각을 혼란시키기 위해 훈제 청어(red herring)를 던졌던 데서 유래한 표현. 유라시아그룹이 말하는 레드 헤링이란 언론·정치·시장 담론에서 크게 부각되지만실제로는 2026년 세계 질서를 좌우할 구조적 리스크는 아닌 이슈를 뜻함

 

 2026년 세계 10대 리스크 (Eurasia Group)

1.미국의 정치 혁명 (US Political Revolution)

2.과잉능력의 시대 (Overpowered: ·중 산업 경쟁)

3.돈로우 독트린 (미국의 역할 변화)

4.포위된 유럽 (Europe Under Siege)

5.러시아의 제2전선 (Hybrid Warfare 확대)

6.미국식 국가자본주의 (State Capitalism, US Style)

7.중국의 디플레이션 함정

8.AI가 사용자를 집어삼킨다

9.좀비 USMCA (북미 무역질서의 불확실성)

10.물의 무기화 (Water as a Strategic Weapon)

<> 2026년 지정학·정치리스크의 구조

(주; 챗GPT 작성)
(주; 챗GPT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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