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연시라는 혼잡한 시간을 징검다리 건너듯 지났다. 다리를 건너는 것은 물리적 형상이 있지만 연말 밤과 새해 아침을 잇는 시간은 비유형적이며 틈과 거침이 없다. 동안과 쉼이 없는 시간을 우리는 거저 따라갈 뿐이다.
한 세기가 지나가는 연말연시나 평범한 어젯밤과 오늘 아침은 다르지 않고 다만 한 시대와 한 해와 상징적 단락을 이룰 뿐이다.
모든 사이의 간(間)은 좌우대칭의 문(門)을 사이에 둔 날(日)이 있다. 문과 문 사이에는 빛이 있고, 인간(人間)의 간(間)은 사람과 사이는 따뜻한 정이 흘러야 함을 형용하며, 너와 나 사이에 사랑이 필요한 이유다. 그 밖에도 눈썹과 눈썹 사이의 미간(眉間), 한 시점과 다른 시점의 사이 시간(時間)이 있다.
격동의 긴장감으로 해가 다시 떠오를 때 새해 소망을 접합해 본다. 오래전 그렸던 금빛 일출을 다시 꺼냈다. 누군가의 선택으로 나의 곁을 떠난다. 밥 짓듯 농사짓듯 지난한 노동으로 이룬 작품이다. 그림을 경작하는 정신노동은 누구도 속일 수 없는 고통이다.
차라리 육체적 노동이 더 명확한 결실이 있겠지만 정신노동도 의지를 잃지 않고 정진하는 한 또 다른 가치와 성취감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나의 이 그림이 결기를 이루는 당신에게 희망과 영광의 은유가 되길 기도한다. 영원히 지지 않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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