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이든 초'를 설명하는 7개의 키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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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든 초'를 설명하는 7개의 키워드

바자 2026-01-06 18:26:55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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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회 SFDF 우승자, 제이든 초의 조성민. 축하한다는 말에 겸연쩍게 웃던 그가 소감을 전했다. “좋아요. 전 유달리 상복이 없어요. 상 받을 일을 못해서 그럴 수도 있구요. 이번 우승 덕분에 지금껏 해왔던 것들이 ‘아주 틀린 건 아니구나’라고 느꼈어요.” 지난해 3월, 그의 첫 쇼에 관한 인터뷰를 진행한 바 있는 에디터는 근황을 묻는 질문 대신 ‘제이든 초를 설명하는 7개의 키워드’에 대해 물었다. “지금 준비하고 있는 새 컬렉션까지, 딱 일곱 개 컬렉션을 진행했어요. 각 컬렉션의 이름이 당시의 저를 고스란히 반영하고 있죠.” 포근했던 어느 겨울 날, 북촌에 위치한 제이든 초의 플래그십 스토어에서 조성민과 각 컬렉션에 얽힌 못다한 이야기를 나눴다. 덤으로 보내온 건? ‘직접’ 촬영한 아틀리에 풍경!


그동안 선보인 컬렉션의 디자인 샘플과 원단들이 차곡차곡 걸려 있다.

그동안 선보인 컬렉션의 디자인 샘플과 원단들이 차곡차곡 걸려 있다.

아틀리에 한편에 자리한 무드 보드.

아틀리에 한편에 자리한 무드 보드.

A Bouquet 2021 F/W

초등학교 때부터 매주 엄마와 함께 꽃시장을 다닌 조성민에게 꽃은 ‘절대적인 미의 기준’이나 길잡이 역할을 해왔다. 그가 만든 꽃 장식을 우연히 본 친구이자 아티스트 조기석은 함께 작업을 제안했는데, 이게 꽤 반응이 좋았고 그는 플로리스트이자 프롭 스타일리스트로 패션계에 입문하게 된다. 그러던 중 본업을 찾고자 첫 컬렉션을 준비했다. 물론 많은 이들이 ‘플로리스트가 만든 브랜드’라 생각했다. 디자인을 공부했던 10년간 좋아했던 소재나 컬러, 디자인을 꺼내 들고 조합하는 그 자체가 마치 부케를 만드는 행위 같았다고. “6~7년 전만 해도 한국에선 꽃이 주류가 아니라고 생각했어요.” 그는 꽃을 전면에 내세우기보단 추상적으로 표현해 자신의 정체성을 드러내고자 했다. 점묘나 으깨진 패턴 같은 것들 말이다. 첫 컬렉션에서 누빔, 자수, 자카드, 플래그 실루엣, 실크 셔츠까지 제이든 초를 대표하는 요소를 다 볼 수 있었으며, 그는 여전히 이 컬렉션을 애정한다.


Second Chance 2022 S/S

조성민은 두 번째 컬렉션을 준비하면서 ‘두 번째 저주가 걸렸다’고 생각했다. 생각보다 뜨거운 데뷔를 치른 덕택에 그다음이 너무 어려웠다고. 우선 첫 시즌 룩을 행어에 다 걸었다. 반응이 좋았던 건 두고 나빴던 건 빼는, 마치 치환하듯 구성을 시작했다. 그리고 재밌게도, 첫 번째 컬렉션에게 질투란 오묘한 감정이 일었다고. 이를 이솝 우화 중 〈까마귀의 깃털〉과 연결시켰다. 다른 새들이 가진 형형색색의 깃털이 부러워 공작새의 깃털로 맵시를 내는 까마귀 이야기 말이다. ‘부러움이 만들어내는 아름다움’을 표현하고자 기러기 깃털을 대량으로 구한 뒤 실험을 시작했다. 이는 픽셀화한 꽃 사진에 맞춰 염색한 깃털을 네모나게 잘라 붙인 플래그 드레스나 잎사귀같이 조그맣게 잘라 수풀처럼 형상화한 베스트 코트에서 만날 수 있다.


앙상블이란 단어를 좋아해요. 사실 구시대적일 수도 있죠. 세트 구성을 한들 고객이 싫다고 하면 바로 금이 가는 거잖아요. 그래서 앙상블이란 이름 하에 새로운 조합을 선보일 예정입니다.


Palms and Fingers 2023 S/S

두 번째 프레젠테이션 당시 “이걸 어떻게 손으로 해 기계가 했겠지”란 한 대학생의 말에서 출발했다. ‘너무 마감이 좋은가’ 싶었다는 조성민은 당시 네 명의 직원들과 밤새 한땀 한땀 옷을 만들던 상황이었다. 그래서 직관적으로 이름 붙였다. 손바닥과 손가락들. 인간의 신체에서 가장 정교하게 발달한 기관인 손이 실현할 수 있는 무한대의 영역은 어디까지일지, 그 특별한 아름다움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또 당시 그는 양쪽이 전창으로 이루어진 작업실에서 많은 시간을 보냈는데, 날씨가 우중충하면 덩달아 기분이 안 좋았다.(르 코르뷔지에가 말하길 전창 건물은 사람에게 좋지 않다고.) 그 기분을 담아 메인 컬러를 그레이로 정했다. 그래서 가장 어두운 컬렉션이 완성되었다. 네모로 구역을 나눈 실크에 깃털을 넣은 코트로 먹구름을, 물방울을 장식적으로 표현한 화이트 코트로 비를 표현했다.


제이든 초의 네임 태그와 준비 중인 ‘02.앙상블’ 컬렉션에서 선보일 실크 소재. 가공을 통해 주름을 더했다.
제이든 초의 네임 태그와 준비 중인 ‘02.앙상블’ 컬렉션에서 선보일 실크 소재. 가공을 통해 주름을 더했다.

Cover 2023 F/W

우스갯소리로 부자냐 묻는 에디터의 말에 평범한 천안 사람이라며 당혹스러워 하는 그는 이런 질문을 꽤나 많이 받아왔다고 한다. 사실 조성민은 세 시즌 동안 플로리스트 일을 병행하며 브랜드를 전개해왔다. 그러다 오래 알고 지내던 기업인 이새(ISAE) 대표의 도움으로 엄버 포스트파스트를 론칭했다. 물론 두 브랜드를 동시에 진행하는 건 녹록지 않은 일이다. 브랜드 차원에서 규율과 매뉴얼, 운영 체제를 만들지 않으면 안 되겠단 생각으로 울타리란 의미의 ‘커버’라고 이름 지었다. 그는 이 컬렉션을 ‘다소 평범하다’고 평한다. 그도 그럴 것이 프리오더로만 진행해오던 방식에서 벗어나 기성복을 시작했기에. 그래서 특유의 손맛도 연두색의 아플리케 코트 딱 한 벌뿐이다.


Start or Thorns 2024 S/S

영국과 한국에서 휴대폰으로 찍은 꽃 사진을 검은색으로 돌려 원단에 출력했다. 프린트는 너무 쉽다는 자신의 금기를 깨고 죄책감 없이 대량 생산을 시작했다. 이 원단으로 만든 플래그 드레스와 톱은 여전히 제이든 초의 베스트셀러 중 하나다. 사각 패브릭에 팔을 넣어 착용하는 방식인데, 그가 영국 유학 시절 처음 만든 것으로 ‘이방인인 내가 이 땅에 깃발을 꽂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물론 장인정신을 내려놓지는 않았다. 가공하지 않은 깃털을 통째로 달거나 제이든 초의 ‘르사주(Lesage, 샤넬의 자수 공방)’인 경은과 ‘경지에 올랐다’ 평가하는 꽃 장식 코트가 대표적이다. 조성민이 가장 애정하는 소재이자 이 컬렉션의 80%를 차지하는 건 ‘뽀족하면서 예쁜’ 실크다. “한국 사람들은 실크에 박해요. 아마 진짜 실크를 접할 기회가 없어서가 아닐까 싶어요. 제가 제이든 초를 만든 이유 중 하나죠.”


아틀리에에서 작업 중인 디자인 팀. 제이든 초는 한땀 한땀이란 단어가 잘 어울리는 브랜드다

아틀리에에서 작업 중인 디자인 팀. 제이든 초는 한땀 한땀이란 단어가 잘 어울리는 브랜드다

핸드메이드 컷아웃 디테일의 누빔. 이 원단으로 만든 드레스는 제이든 초의 시그너처가 되었다.

핸드메이드 컷아웃 디테일의 누빔. 이 원단으로 만든 드레스는 제이든 초의 시그너처가 되었다.

01. Encore

5년 차. 변할지, 변하지 말아야 할지, 직진할지, 멈춰야 할지 마침표가 필요했던 그는 소규모 살롱 쇼를 진행했다. 스스로에 대한 자축이자 사람들에게 앙코르를 불러달란 바람을 담았다. 조성민의 오랜 뮤즈인 모델 이혜승을 시작으로 찰랑이는 비즈 소리, 반짝이는 광택, 노란색과 주황색, 파란색이 차례로 나오는 기분 좋은 쇼가 완성되었다. 또 제이든 초와 맞지 않던 시즌제를 탈피하고 ‘01’이란 숫자를 통해 연속성을 보여주고자 했다.


02. Ensemble

〈바자〉 4월호 인터뷰 때 두 번째 쇼에 대한 힌트를 물었다. 그의 답은 ‘앙상블’. 키워드에 ‘02. Ensenble’을 함께 보낸 걸 보니 여전히 유효한 듯하다. “앙상블이란 단어를 좋아해요. 사실 구시대적일 수도 있죠. 세트 구성을 한들 고객이 싫다고 하면 바로 금이 가는 거잖아요. 그래서 앙상블이란 이름 하에 새로운 조합을 선보일 예정입니다.” 그는 첫 런웨이 쇼를 통해 자신의 역할은 50%일 뿐, 스타일링이나 구성 등이 한데 어우러져 완성된다는 걸 깨달았다. 그래서 부제를 숨바꼭질로 써뒀다. 아직은 많은 것들이 비밀이지만, 그의 두 번째 쇼는 2026년 초에 예정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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