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트럼프 '베네수 통치' 성공할까…임시 대통령 '국가주권 사수' 움직임 국제사회도 '불법'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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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트럼프 '베네수 통치' 성공할까…임시 대통령 '국가주권 사수' 움직임 국제사회도 '불법' 비판

폴리뉴스 2026-01-06 18:20:26 신고

5일(현지시간) 취임 선서하는 델시 로드리게스 베네수엘라 임시 대통령 [사진=AFP=연합뉴스]
5일(현지시간) 취임 선서하는 델시 로드리게스 베네수엘라 임시 대통령 [사진=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3일(이하 현지시간)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축출한 이후 새 정부로의 안정적인 정권 이양이 이뤄질 때까지 미국이 베네수엘라를 '통치'할 것이라고 밝히면서 파장이 일고 있다. 

미국 내 여론도 이를 부적절하다고 보고 있으며 국제사회도 베네수엘라의 주권 침해라는 비판을 내놓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통치'는 베네수엘라의 석유 산업을 미국이 차지하고, 중국의 영향력을 배제하는 것에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른바 '돈로주의'다. 

그 맥락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쿠바와 콜롬비아 등 다른 중남미국가를 상대로도 정권교체를 시도할 뜻이 있음을 밝히고 있으며, 덴마크령 그린란드까지 장악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의중대로 될지는 미지수다. 델시 로드리게스 부통령은 5일(현지시간) 임시대통령에 취임한 후 베네수엘라 정부는 마두로 대통령이 서명한 비상사태 선포문을 관보에 게시하고 미국에 동조한 이들을 색출하는 등 주권 수호 의지를 보이고 있다.

콜롬비아 대통령 역시 자국을 위협할 경우 군사적 대응에 나서겠다고 밝혔으며 덴마크도 미국이 나토 동맹국을 군사적으로 공격하는 것은 나토의 종말이라고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트럼프 "美, 안전한 정권이양까지 베네수 통치"…석유산업 장악 추진

트럼프 미 대통령은 3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저택에서 개최한 기자회견에서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축출 이후, 새 정부로의 안정적인 정권 이양이 이뤄질 때까지 미국이 베네수엘라를 통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베네수엘라 국민의 안녕을 생각하지 않는 다른 누군가가 베네수엘라를 장악할 위험을 감수할 수 없다"면서 "우리는 지금 베네수엘라에 있으며, 적절한 이양이 이뤄질 수 있을 때까지 남겠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그냥 떠나면 (베네수엘라가) 회복할 가능성은 제로다. 우리는 제대로, 전문적으로 운영하겠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통치'는 대규모 군대를 파병해야 하는 데다 막대한 비용이 소모돼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관측이 많다. 특히 미국은 과거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 병력을 주둔시키고 직접 통치했다가 철수하는 등 실패한 경험이 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의 의중은 베네수엘라의 석유 산업을 차지하기 위함으로 보인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베네수엘라 정권 이양까지의 과도 통치 기간에 미군 병력과 미국 석유 회사들이 물리적·재정적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그는 "미국 함대는 현재 위치(베네수엘라 인근 해상)에서 대기 태세를 유지하고 있다. 미국은 모든 군사적 선택지를 보유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필요하다면 훨씬 더 큰 규모의 2차 공격을 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아주 규모가 큰 미국의 석유 회사들이 들어가서 수십억 달러를 들여 심각하게 파괴된 석유 인프라를 복구할 것"이라며 인프라를 복구해 "석유를 훨씬 더 큰 규모로 팔아 나라를 돌보겠다"고 설명했다.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도 언론 인터뷰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말한 '통치'는 "(정부를 운영한다는 뜻이 아닌) 베네수엘라가 (우리가 원하는) 특정 방향으로 나아가도록 하는 '정책 운용'을 말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해상 봉쇄로 석유 수출을 통제하며 베네수엘라 '돈줄' 옥죄기를 지속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미국인 94% "베네수엘라 향후 지도부는 베네수엘라 국민들이 정해야"

이러한 움직임에 대해 미국 내에서도 반대 여론이 높다.

워싱턴포스트(WP)가 5일 공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미국이 베네수엘라에 새로운 정권을 수립하기 위해 국정에 관여하는 것에 대해서는 45%가 반대했고, 24%만이 찬성했다.

베네수엘라 다음 정권을 누가 정해야하느냐는 질문엔 94%가 '베네수엘라 국민'이라 답변했고, 6%는 미국이라고 답했다.

마두로를 생포하기 위한 군사작전을 '지지한다'는 응답은 40%, '지지하지 않는다'는 응답이 42%로 집계됐다. 응답자 중 공화당 지지자들 사이에선 74%가 지지한다고 답했고, 반대 여론은 10%에 그쳤다. 반면 민주당 성향 응답자들 중에선 13%만이 지지를 표했고 76%는 불만을 드러냈다.

아울러 응답자의 63%는 트럼프 행정부가 이번 작전을 감행하기 전 의회의 승인을 얻어야 했다고 봤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작전 권한이 있다고 응답한 이들은 37%에 그쳤다.

국제사회 "평화적 정권 이양돼야" 교황 "베네수엘라 주권 보장해야"

국제사회도 베네수엘라의 주권을 보장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프랑스의 장 노엘 바로 외무장관은 "프랑스는 지속적인 정치적 해법은 외부에서 주어질 수 없다"며 "주권을 가진 국민만이 그들의 미래를 결정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프랑스의 차기 유력 대선 주자인 조르당 바르델라 극우 국민연합(RN) 대표는 "마두로 정권을 그리워할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라면서도 "국제법과 국가 주권에 대한 존중은 선택적으로 적용될 수 없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는 X에 영국은 마두로 정권의 종식에 "눈물 흘리지 않는다"며 평화로운 정권 이양을 희망하며 미국과 상황 전개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는 X에 "스페인은 마두로 정권을 인정하지 않는다"면서도 "하지만 국제법을 위반하고 지역을 불확실성과 적대감의 위기로 몰아넣는 미국의 개입 또한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레오 14세 교황도 4일 베네수엘라의 주권을 보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교황은 "폭력을 극복하고 정의와 평화의 길로 나서야 한다"라며 국가 주권 보장, 헌법이 보장한 법치주의, 인권·시민권의 존중을 강조했다.

트럼프, 쿠바·콜롬비아·그린란드에도 눈독

베네수엘라 정권을 무너뜨린 트럼프 대통령의 다음 시선은 콜롬비아와 쿠바 등 다른 중남비 국가와 덴마크령인 그린란드로 향하는 모습이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콜롬비아가 "마약을 만들어 미국에 파는 병든 사람"에게 운영되고 있다며 군사작전 가능성을 시사했고, 쿠바는 "곧 무너질 것"이라며 침공할 가치가 없다고 말했다. 또 그린란드를 국가안보 차원에서 미국이 통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멕시코에 대해서도 "마약이 쏟아져 들어오고 있어 우리는 무엇인가를 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그는 이러한 구상을 밝히며 1823년 서반구에 대한 미국의 주권을 명시한 먼로 독트린에 자신의 이름을 섞은 '돈로 독트린'이라는 것을 언급했다.

돈로주의는 아메리카 대륙에서 미국의 주도권을 회복하는 것이 핵심이다. 최근 발표된 국가안보전략(NSS) 문서에는 미국의 서반구 역할이 보다 정교하게 설명되어 있으며, 콜롬비아·멕시코·쿠바·그린란드까지 확장된 구상을 담고 있다. 중국 같은 외부 세력이 서반구에서 군사력이나 전략적 자산을 확보하지 못하도록 막겠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베네수엘라 정부, '마두로 서명' 비상사태 선포문 게시…美 지지자 단속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뜻대로 될지는 미지수다. 당장 베네수엘라에서도 주권 수호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델시 로드리게스 부통령은 5일(현지시간) 임시 대통령에 취임하며 "저는 불법적인 군사적 침략으로 인해 베네수엘라 국민이 겪은 고통에 대한 슬픔을 안고 이 자리에 왔다"며 미국의 군사작전을 '불법'이라고 규정했다. 

베네수엘라 국회에서도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성토가 이어졌다.

국회의원인 마두로 대통령의 아들, 니콜라스 마두로 게라는 로드리게스에 대해 "주어진 매우 어려운 임무에 대해 무조건적인 지지를 보낸다"라며 눈물을 참으며 말했으며, "국가 원수의 납치를 정상화한다면 어느 나라도 안전하지 않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울러 베네수엘라 정부 당국은 비상선포문을 관보에 게시하고 미군 공격에 대해 지지 의사를 보이는 이들을 검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주요 내용을 보면 베네수엘라 정부는 이번 조처 배경으로 "미국의 군사 행동에 따른 것"이라고 적시하면서 "미국 정부가 우리 영토를 대상으로 전개한 행위는, 침략을 격퇴하고, 국민 기본권을 보호하며, 공화국의 신성한 이익을 보장하기 위한 특별 방어 조치의 시급한 채택을 불가피하게 만든다"라고 설명한다.

게릴라 출신 콜롬비아 대통령 "위협하면 무장"

구스타보 페트로 콜롬비아 대통령은 5일 자신을 향해 고조되는 '위협'에 맞서 "무기를 들겠다"고 밝혔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페트로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장문의 글에서 "콜롬비아 정부에 대한 모든 협박은 불법적 행위"라며 "저는 1989년 정부와의 평화 협정 이후 다시는 무기를 들지 않겠다고 맹세했지만, 조국을 위해 원치 않는 무기를 다시 잡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30여년 전 M-19가 무장 반란을 중단하고 제도권에 편입됐다는 사실을 환기하면서 "국민 다수의 지지를 받은 콜롬비아 대통령을 (미국에서) 체포한다면, '민중의 재규어'를 풀어놓는 결과를 맞게 될 것"이라고 적었다.

'민중의 재규어'는 큰 규모의 도전에 직면했을 때 발생하는 대규모 저항을 은유적으로 표현할 때 쓰인다.

미국 정부는 오랫동안 친미 노선을 유지하다 2022년 페트로 정부 출범 후 거리를 두게 된 콜롬비아와 지난해부터 사실상 '절연' 수순을 밟고 있다.

다만, 미국 정부가 실제 마두로처럼 콜롬비아 정상을 직접 타격할 가능성은 현재로선 작아 보인다.

인구·경제 규모 면에서 브라질에 이은 남미 2위 그룹인 콜롬비아는 오랜 내전과 분쟁의 역사를 거치며 비교적 단단한 군사력을 보유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덴마크·그린란드, 美병합론 재점화에 "나토 종말-망상 버려라"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는 5일 트럼프 대통령이 그린란드 합병 야욕을 재차 천명한 것에 대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종말'을 경고했다.

연합뉴스와 가디언 등에 따르면 프레데릭센 총리는 이날 자국 방송 인터뷰에서 "미국이 나토 동맹국을 군사적으로 공격하는 것은 나토의 종말이며 제2차 세계대전 이후 형성된 국제 안보 질서도 붕괴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프레데릭센 총리는 "미국은 용납할 수 없는 압박을 가하고 있으며, 이는 국제사회에 대한 부당한 공격"이라고 규탄했다. 그러면서 "덴마크 정부는 그린란드에 대한 공격을 막기 위해 가능한 모든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나는 처음부터 트럼프 대통령이 이 문제에 진심이라고 경고해 왔다. 덴마크의 입장을 매우 분명히 했고, 그린란드 역시 미국의 일부가 되길 원치 않는다는 입장을 반복해 왔다"고 지적했다.

이어 "공적, 사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에게 매우 명확한 입장을 전달해 왔다"며 "우리가 구축한 근본적인 민주적 가치와 국제사회를 지키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해 싸울 것"이라고 역설했다.

옌스-프레데리크 닐센 그린란드 총리도 "병합에 대한 망상을 버리라"고 직격하며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완전히, 전적으로 용납할 수 없다. 이제 그만하라"고 비난했다.

닐센 총리는 페이스북에 "위협과 압박, 병합에 대한 언급은 친구 사이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책임감과 안정감, 충성심을 보여준 국민에게 이런 식으로 말해선 안 된다"며 "압박도, 암시도, 병합에 대한 망상도 더 이상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는 대화에 열려 있지만, 무작위적이고 무례한 SNS 게시글이 아닌 적절한 외교 채널을 통해 국제법에 부합하는 방식으로 이뤄져야 한다"며 "그린란드는 우리의 고향이자 영토이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피력했다.

[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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