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기본법이 오는 22일 국내에서 시행을 앞둔 가운데, 시행령과 가이드라인이 모호해 AI 산업 발전을 저해할 것이라는 업계의 우려가 제기됐다. 이를 잠재우기 위해 정부가 1년 이상의 계도 기간을 갖고 법을 알리는 데 집중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황정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6일 오후 국회의원회관에서 'AI 기본법 투명성·책임성 라운드테이블'을 주최하고 정부와 AI업계 관계자가 함께 AI 규제 합리화와 개선 방안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임정욱 스타트업얼라이언스 대표는 이날 개회사를 통해 "최근 정부가 최소 1년 이상의 규제 유예 기간을 두겠다는 방침을 밝혔지만, 산업 현장에서 체감하는 불확실성과 부담은 유예만으로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며 "제도가 실제로 현장에서 작동 가능한지 점검하고 보완하는 과정으로 이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AI 기본법은 기준이 충분히 정리되지 않은 규제 조항들을 안은 채 시행을 앞뒀다"며 "국내 기업은 자사 서비스가 어떤 의무를 부담하게 될지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에 놓여있고, 국제적 기준이나 주요 국가들의 규제 흐름과 조화 이루지 못할 경우 우리 기업이 해외 시장으로 진출할 떄 추가적인 규제 장벽으로 작용하지 않을지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기조발제를 맡은 최성진 스타트업연구소 대표는 "스타트업 101곳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대응 계획을 수립했고 준비 중'이라고 답한 기업은 2%에 불과했다"며 "대부분 기업이 법령 내용을 잘 모르거나 대응이 미흡하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최 대표는 생성형 AI를 사용했을 경우 결과물에 이를 고지하도록 하는 규정이 제시하는 적용 대상이 모호하고 지적했다. 기업 입장에서는 자사 서비스에 생성형 AI 사용 표시를 해야 하는지 혼란을 겪을 수 있기 때문이다. 사람이 인식할 수 있게 시각적으로 표시하는 방법과 기계가 판독할 수 있도록 표시하는 방법을 중복 적용할 경우 과도한 규제가 된다 점도 문제로 삼았다.
사람의 생명과 기본권 등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고영향 AI를 사용하는 사업자는 고영향 AI 해당 여부와 이에 따른 위험 관리 방안을 스스로 수립하고 운영해야 하는 부담이 있다는 점도 언급됐다. 행정 절차를 거치는 과정에서 서비스 출시나 개편 자체가 늦어지는 현실적인 문제도 간과할 수 없다.
정지은 코딧 대표는 "지금까지 법을 만드는 데 집중했다면 지금부터는 AI 기업에 법을 알리는 데 집중해야하는 시기"라며 "최대한 많은 스타트업과 중소기업들이 자사 케이스는 어디에 해당하고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을 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코딧과 같은 글자 기반의 데이터를 활용하는 업체는 라벨링이 어렵지 않지만 비주얼 콘텐츠를 만드는 영역에서는 생성형 AI 결과물 고지 규정이 이용자 경험을 방해할 수 있다"며 "생성형 AI 결과물도 AI를 몇 퍼센트 사용했을 때 AI 결과물로 규정할 수 있는지 기준이 모호하다"고 주장했다.
이날 현장에서는 50인 미만 중소 AI 기업의 경우 계도 기간을 1년보다 더 늘리거나 적용 자체를 하지 않도록 하는 방안도 제시됐다. 최우석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인공지능안전신뢰지원과 과장은 "50인 미만 AI 사업체의 경우 AI 기본법을 미적용한다는 해외 입법 사례를 긍정적 참고하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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