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노태하 기자] 대형 전기차 배터리 수주가 잇따라 취소되고 해외 공장은 가동이 중단되는 등 K배터리 업황이 악화 국면에 접어들면서, 업계 재정 부담을 완화할 ‘직접환급제’ 도입이 다시금 부각되고 있다.
6일 배터리 업계에 따르면, 최근 대형 계약 해지와 사업 조정이 잇따르면서 직접환급제 도입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직접환급제는 기업이 연구개발이나 설비투자로 발생한 세액공제액을 흑자 여부와 관계없이 현금으로 먼저 돌려받는 제도다. 배터리 산업처럼 초기 투자 부담이 큰 업종은 흑자 전환 전까지 기존 제도의 공제 혜택을 활용하기 어려운 만큼, 수년째 보조금이 아닌 세액공제를 앞당겨 집행해 유동성을 보완하는 최소한의 안전장치로 직접환급제가 필요하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대형 계약 해지와 합작사 조정 등이 이어지면서 배터리 업계가 사실상 혹한기 국면에 들어섰다는 데에는 업계 내부에서도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직접환급제는 업계에 실질적인 재정적 도움이 되는 제도로 필요성 자체에 대해서는 이견의 여지가 없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배터리 업계는 정부가 직접환급제에 앞서 국내 생산 촉진 세제 도입을 우선 추진하는 상황인 만큼 제도 진행을 지켜보며 후속 논의 재개를 위한 노력을 거듭하고 있다.
한국배터리산업협회 관계자는 “현재 정부는 직접환급제보다 국내 생산 촉진 세제를 우선 추진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업계로서는 해당 제도의 진행 경과를 지켜보면서 직접환급제 논의를 다시 이어가기 위해 물밑에서 지속적으로 의견을 전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직접환급제 도입을 위한 제도적 토대로 평가받는 ‘이차전지산업 육성·지원 특별법’ 역시 지난 4월 국회에 발의된 이후 관련 위원회 심사 단계에서 논의가 공전 중이다.
이상휘 국민의힘 의원이 대표발의한 ‘이차전지산업 육성 및 지원을 위한 특별법안’은 직접환급제와 같은 현금성 지원을 제도적으로 뒷받침할 수 있는 생산보조금·특별회계 등 재정 지원 근거가 담겼다는 점에서 향후 직접환급제 도입을 뒷받침할 제도적 토대로 여겨진다.
이상휘 의원실은 배터리 업황이 다시금 악화되는 상황에서 올해 안으로 법안이 처리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입장이다.
의원실 관계자는 “이차전지법이 철강 지원 특별법과 석유화학 특별법 등 시급성이 더 크다고 판단된 법안들에 밀려 국회 논의 우선 순위에서 뒤로 밀린 상황”이라며 “다만 배터리 업황이 빠르게 악화되고 있는 만큼 의원실 차원에서도 올해 안에는 반드시 통과돼야 한다는 의지를 갖고 논의가 속도를 낼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국내 배터리 업계가 최근 대형 공급 계약이 연이어 취소되고 해외 완성차 업체와 구축했던 합작법인들도 잇따라 정리되는 등 악재가 이어지고 있다.
엘앤에프는 테슬라와 체결했던 3조8000억원 규모의 하이니켈 양극재 공급 계약이 사실상 무산됐다. 장기화된 전기차 캐즘으로 배터리 및 소재 산업 전반의 투자와 생산 규모가 축소되면서, 대규모 수주 계약이 연이어 해지되는 모습이다.
GM과 합작한 얼티엄셀즈 1·2공장 가동을 중단하는 것으로 알려진 LG에너지솔루션은 포드, FBPS와의 대형 공급 계약이 잇따라 파기된 데 이어 혼다와의 미국 합작법인 건물을 매각하며 합작 사업에서도 사실상 발을 뺐다. SK온 역시 포드와의 블루오벌SK 합작법인을 청산하고 중국 EVE에너지와의 합작 관계를 정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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