깻잎은 향 하나로 밥상을 바꾸는 채소다. 생으로 쌈을 싸 먹어도 좋고, 간장 양념에 재워도 익숙하다. 그런데 깻잎을 가장 오래, 깊은 맛으로 즐기는 방법은 따로 있다.
바로 ‘삭히는’ 깻잎김치다. 화려한 양념 없이도 깻잎 특유의 향과 감칠맛이 살아나고, 시간이 지날수록 맛이 깊어진다. 이걸 잘 만들려면 꼭 필요한 재료가 있다.
깻잎 김치를 만들 때 소금을 잘 활용하면 유리하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생성 이미지
삭힌깻잎김치의 핵심은 소금이다. 여기서 소금은 단순히 짠맛을 더하는 조미료가 아니라, 발효를 이끄는 도구다. 깻잎에 소금이 닿으면 수분이 빠지면서 조직이 부드러워지고, 미생물이 자라기 좋은 환경이 만들어진다. 이 과정이 자연스럽게 진행되면 깻잎은 물러지지 않고, 오히려 질긴 느낌이 사라지며 씹을수록 향이 퍼진다.
만드는 과정은 의외로 단순하다. 신선한 깻잎을 준비해 먼지와 이물질만 깨끗이 씻어 물기를 충분히 뺀다. 물기가 남아 있으면 잡맛이 나거나 발효가 불안정해질 수 있다. 이후 용기 바닥에 굵은 소금을 얇게 깔고 깻잎을 한 장씩 차곡차곡 올린다. 깻잎 사이사이에 소금을 살짝씩 뿌려주는 것이 중요하다. 너무 많이 넣으면 짜지고, 너무 적으면 제대로 삭지 않는다.
깻잎은 일단 깨끗이 씻어 삭혀야 한다. / 유튜브 '상아의홈'
이렇게 깻잎과 소금을 반복해 쌓은 뒤 마지막에 누름을 해준다. 작은 접시나 무거운 물건을 올려 깻잎이 공기와 최대한 닿지 않도록 하는 것이 좋다. 이후 실온에서 하루에서 이틀 정도 두면 깻잎에서 물이 올라오고, 색이 짙어지기 시작한다. 이때 특유의 풋내가 사라지고, 깻잎 향이 한층 차분해진다.
삭힌깻잎김치가 맛있는 이유는 소금이 향을 정리해주기 때문이다. 생깻잎의 강한 향은 호불호가 갈리지만, 소금에 의해 삭는 과정을 거치면 향이 부드럽게 정돈된다. 여기에 발효가 더해지면서 감칠맛이 생기고, 별다른 양념 없이도 밥을 부르는 반찬이 된다. 기름진 음식과 함께 먹어도 느끼함을 잡아주고, 여름에는 입맛을 돋우는 역할을 한다.
삭힌 깻잎김치를 만들 땐 매실청을 활용하면 맛이 좋아진다. / 유튜브 '상아의홈'
삭힌 후에는 그대로 먹어도 되고, 취향에 따라 최소한의 양념을 더할 수도 있다. 다진 마늘이나 고춧가루를 아주 소량만 넣어도 깻잎의 기본 맛을 해치지 않는다. 중요한 것은 양념이 주인공이 되지 않게 하는 것이다. 이 김치는 어디까지나 소금과 시간으로 완성되는 음식이다.
보관도 비교적 간단하다. 충분히 삭힌 뒤에는 냉장 보관으로 옮기면 발효 속도가 느려져 맛이 오래 유지된다. 깻잎이 국물에 잠기도록 유지하는 것이 핵심이며, 공기에 노출되면 변질이 빠르다. 국물이 줄어들면 끓여 식힌 소금물을 소량 보충해도 된다.
삭힌깻잎김치는 소금의 역할을 다시 생각하게 만드는 음식이다. 자극적인 양념 없이도, 재료 본연의 맛과 향을 살리는 방법이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손은 조금 가지만 과정은 단순하고, 결과는 오래 간다. 소금을 잘 쓰는 집밥의 지혜가 고스란히 담긴 반찬이다. 깻잎이 제철일 때 한 번 만들어 두면, 밥상이 심심할 틈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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