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과 운전자들 사이에서 오랜 논쟁 주제 중 하나는 “도로 위에서 초보운전자가 더 위험한가, 음주운전자가 더 위험한가”이다. “초보는 어디로 튈지 모른다”는 주장과 “음주는 살인 행위나 다름없다”는 반론이 팽팽하게 맞서왔다. 여성경제신문 ‘깐깐한 팩트탐구’ 코너는 통계로 본 두 집단의 위험도를 비교했다.
6일 한국도로교통공단 교통사고분석시스템(TAAS)에 따르면 최근 5년간(2020~2024년) 면허 취득 1년 미만 운전자의 사고 발생률은 2.46%로 나타났다.
이는 1년~4년 더 운전한 사람의 사고 발생률보다 높다. 면허 취득 △2년 미만 2.06% △3년 미만 2.02% △4년 미만 2.07% △5년 미만 2.2%로 집계됐다.
초보운전자가 초기에 사고를 자주 내는 이유는 판단과 인지가 성숙 운전자보다 부족하기 때문이다. 차선 변경, 교차로 진입 등 복잡한 상황에서 인지 부하로 인한 판단 실수가 잦다는 분석이다. 다만 이런 사고는 대부분 경미한 접촉 사고·물적 피해가 많다는 점도 함께 지적된다.
| 사고 집단 구분 | 총 사고 건수 (5년) | 총 사망자 수 (5년) | 가중평균 치사율 |
| 면허 취득 1년 미만 사고 | 2만9284건 | 328명 | 1.120% |
| 음주운전 사고 | 7만1279건 | 1004명 | 1.408% |
| 일반사고 (음주 제외) | 93만2821건 | 1만2800명 | 1.372% |
단순한 사고 건수가 아닌 치명도(치사율·사고 100건당 사망자 수)로 보면 경향이 달라진다. 최근 5년간(2020~2024년) 가중평균 기준 면허 1년 미만 운전자의 치사율은 1.12%다. 반면 같은 기간 음주운전 치사율은 1.408%다. 이는 음주운전을 제외한 일반사고 치사율 1.372%보다도 높다.
박선진 충북대학교 교통심리학 강사는 보고서를 통해 "음주를 하면 운전 중 전방 시야와 주의분산 능력이 감소되고 이로 인해 주변 시야 정보가 줄어들면서 다른 교통 참가자를 포함해 도로에 있는 자극들을 무시할 가능성이 커진다"며 "음주운전은 운전자가 사고위험성과 위법성을 알면서도 하는 의도적인 일탈 행동인데 습관화될 가능성이 있기에 더 무섭다"고 밝혔다.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2020~2024년 음주운전의 연평균 재범률은 44.5%에 달한다. 음주 후 운전을 한 사람이 다시 음주운전을 반복할 확률이 절반 가까이 된다는 뜻이다.
반면 초보운전자는 시간이 지나면서 운전 숙련도가 높아지고, 사고율이 떨어지는 ‘학습 곡선’을 그린다. 즉 초보운전은 시간이 해결하는 ‘미숙’의 영역이지만, 음주운전은 타인의 생명을 반복적으로 위협할 수 있는 범죄 행위라는 점이 차별적이다.
결론적으로 사고 빈도만 보면 초보운전자가 더 자주 사고를 낸다. 그러나 사고의 치명도와 반복 위험성은 음주운전이 더 높다. 초보운전자는 도로의 ‘주의 대상’이지만, 음주운전자는 도로의 ‘잠재적 살인마’라는 사회적 비판이 통계로도 뒷받침된다.
한편 과거 정치권에서도 이 논쟁이 화제가 된 적이 있다. 2021년 11월 10일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는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에게 “지금 국민은 음주운전자와 초보운전자 중 한 사람을 뽑으라는 선택을 강요받고 있다”고 비유해 지적했다. 이에 이 후보는 “저는 음주 운전 경력자보다 초보 운전 경력자가 더 위험하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후 김연주 국민의힘 상근부대변인은 “음주운전 피해자와 가족들의 아픔을 무시하는 처사이며, 음주운전 범죄의 심각성을 모른다는 실토에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논란이 커지자 이 후보 측은 입장문을 내고 “이 후보 발언의 취지는 ‘음주운전 경력자와 초보운전 경력자 중 실수할 위험 가능성이 더 많은 사람은 초보운전’이란 뜻”이라며 “음주운전보다 초보운전이 더 위험하다고 주장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여성경제신문 이상무 기자 sewoen@seoul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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