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이 되면 자연스럽게 방어부터 떠올리게 된다. 찬 바다에서 기름을 머금은 방어는 겨울 회의 상징처럼 여겨진다. 하지만 수온이 내려가는 계절, 바다에는 방어 외에도 맛이 절정에 이르는 생선들이 여럿 있다.
찬물에서 자란 생선들은 월동과 산란을 앞두고 에너지를 축적하며 살이 단단해진다. 이 시기에는 지방도 차오르면서 식감이 탄탄해지고 풍미가 또렷해진다. 같은 생선이라도 제철에 먹었을 때 맛이 다르게 느껴지는 이유다. 겨울 식탁에서 그냥 지나치기 아쉬운 제철 생선 다섯 가지를 골라봤다.
1. 못생긴 외모 뒤에 숨은 깊은 맛, 아귀
아귀는 생김새만 보면 쉽게 손이 가지 않는 생선이다. 하지만 한겨울로 접어들수록 살과 간에 풍미가 차오른다. 찜이나 탕으로 조리했을 때 진한 맛이 살아난다.
지방 함량은 높은 편은 아니지만 단백질과 미네랄 구성이 균형을 이뤄, 묵직한 맛에 비해 먹고 난 뒤 부담이 덜하다. 특히 아귀 간은 고소함이 뛰어나 서양에서는 ‘바다의 푸아그라’로 불리며 소스나 스프 재료로 쓰이기도 한다.
국내에서는 콩나물과 미나리를 곁들인 아귀찜이나 시원한 국물의 아귀탕으로 즐기는 경우가 많다. 추운 날씨에 한 그릇 먹고 나면 속이 풀리는 느낌을 준다.
2. 기름기와 고소함이 살아나는 겨울 삼치
삼치는 가을부터 살이 오르기 시작해 겨울에 가장 맛있는 시기를 맞는다. 이때는 지방이 충분히 올라 구웠을 때 촉촉한 식감이 살아난다. 별다른 양념 없이 소금만 살짝 더해도 생선 고유의 맛이 또렷하게 느껴진다.
등 푸른 생선 특유의 고소한 풍미가 분명하고, 흰살 생선보다 맛의 밀도가 높은 편이다. 팬에 노릇하게 구워내면 겉은 바삭하고 속은 부드러워 밥반찬으로 잘 어울린다.
기름진 맛이 과하지 않으면서도 만족감이 있어 찬 바람 부는 날 따뜻한 밥과 함께 먹기 좋다.
3. 씹을수록 단맛이 살아나는 감성돔
감성돔은 수온이 낮아질수록 살이 단단해지며 특유의 쫄깃한 식감이 살아난다. 찬물에서 자란 감성돔은 씹을수록 은은한 단맛이 올라와, 다른 돔류와는 다른 인상을 준다.
회로 즐길 경우 바로 먹기보다 숙성을 거치면 감칠맛이 한층 또렷해진다. 매운탕으로 끓였을 때도 국물이 깔끔하면서 깊은 맛을 낸다.
가격대는 다소 높은 편이지만, 제철에 맛보는 감성돔은 그만한 만족도를 준다는 평가를 받는다. 기념일이나 의미 있는 날에 겨울 바다의 맛을 느끼고 싶을 때 선택하기 좋다.
4. 담백함 속에 시원함이 있는 대구
대구는 찬 바다를 대표하는 한류성 어종이다. 낮은 수온에서 자라 살이 단단하면서도 부드럽고, 국물 요리에 특히 잘 어울린다. 맑은탕으로 끓였을 때 느껴지는 시원한 맛 덕분에 해장 음식으로도 오랫동안 사랑받아 왔다.
살뿐 아니라 알, 곤이, 간까지 먹을 수 있는 부위가 많아서 버릴 부분이 거의 없다. 각 부위가 서로 다른 식감과 맛을 지녀 한 그릇 안에서도 풍미의 변화가 느껴진다.
자극적인 양념 없이도 깊은 맛을 내는 생선을 찾는다면 겨울 대구는 선택 폭이 넓다.
5. 알이 꽉 찬 겨울 한정 별미, 도루묵
도루묵은 산란기를 맞아 초겨울 연안으로 몰려드는 생선이다. 이 시기의 암컷 도루묵은 알이 가득 차, 한입 베어 물면 톡톡 터지는 식감이 특징이다.
알뿐 아니라 살에도 기름기가 올라 담백하면서 고소한 맛을 낸다. 조림으로 졸이면 양념이 잘 스며들고, 구이로 먹으면 생선 본연의 풍미가 또렷해진다.
산란기가 지나면 맛이 빠르게 떨어지기 때문에, 겨울에만 제대로 즐길 수 있는 생선으로 꼽힌다. 제철을 놓치면 다시 기다려야 하는 만큼 이 시기를 그냥 넘기기에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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