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장애인차별철페연대(전장연)은 지난 2일 서울고용노동청 앞에서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과 면담을 요구했다. 최저임금법에 규정된 '장애인 적용 제외' 조항을 전면 폐지할 것을 촉구한 것이다.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면담은 이달 중 진행될 예정인데, 지난 2024년 노동부는 조항 삭제와 관련해 "사업주의 장애인 고용 기피를 더욱 심화시킬 수 있다"며 '신중 검토' 의견을 낸 것으로 파악됐다.
6일 전장연에 따르면 단체는 지난 2일 신년투쟁의 일환으로 장애인 노동권에 대한 국가 책임을 촉구하며 오전 11시30분께 서울노동청 농성에 돌입했다. 전장연이 발표한 '중증장애인 노동권 보장 7대 요구안'엔 최저임금법 제7조(최저임금 적용 제외) 전면 폐지가 담겼다.
같은 날 오후 전장연과 노동부는 1월 중 장관 면담을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현행 최저임금법 제7조1은 사용자가 노동부 장관의 인가를 받으면 '정신장애나 신체장애로 근로능력이 현저히 낮은 사람'에 대해서 최저임금을 적용하지 않아도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최저임금법 시행규칙엔 구체적인 인가 기준이 포함돼 있다. 정신 또는 신체 장애인이 특정 업무를 담당한다고 할 때, 유사한 직종에서 최저임금을 받는 근로자 중 가장 낮은 근로능력을 가진 자의 평균 '작업능력'에도 미치지 못한다면 인가 대상이 된다. 작업능력은 노동부 산하 장애인고용공단의 의견을 들어 판단한다.
모든 장애인에게 최저임금을 주지 않아도 된다는 의미는 아닌 셈이다. 노동부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인가를 받은 장애인은 9816명이다. 장애인 임금근로자 대비 인가자 수는 1.5%에 그쳤다. 나머지는 최저임금이 적용된다는 의미다.
인가자 중 96.1%(9437명)가 직업재활시설에서 일하고 있다. 장애유형별로는 발달장애가 8734명으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
다만 최저임금이 적용되지 않아 임금은 비교적 낮다. 해당 통계가 집계될 때 사업주가 인가 신청을 하며 기입한 장애인 근로자 월평균 임금은 39만7710원이었다. 반면 당시 최저임금은 월 기준 201만580원으로 큰 차이가 나타났다.
전장연은 이를 중증장애인 차별이라 보고 조항 자체를 없앨 것을 요구하고 있다.
국회에서도 같은 목소리가 나왔다.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기후노동위)에 따르면 장애인 최저임금 적용 제외 조항을 삭제하는 최저임금법 일부개정안(정혜경 진보당 의원 대표발의)이 2024년 7월 발의된 후 1년 넘게 계류 중이다.
개정안은 2024년 9월 9일 환경노동위원회(현 기후노동위) 전체회의에 상정됐다. 당시 법안 검토보고서에서 노동부는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노동부는 ▲최저임금 적용 제외 인가제도가 중증장애인 일자리 보호를 위해 마련됐다는 점 ▲직업재활시설 장애인 근로자를 중심으로 필요 최소한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점 ▲인가제도 폐지는 사업주의 장애인 고용 기피를 더욱 심화시킬 우려가 있다는 점 등을 근거로 들었다.
근로능력이 낮은 장애인의 일자리를 보호하는 긍정적 기능을 수행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해외에서도 장애인 근로자가 최저임금을 온전히 받지 못하는 경우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에선 노동부 인가를 받은 장애인 근로자를 대상으로 최저임금이 부분적용된다. 사업체 단위로 감액이 허가되는 것이다.
반면 영국과 독일은 모든 근로자에게 최저임금이 전면 적용되지만 '보호고용 근로자성'은 인정되지 않는다.
보호고용이란 일반적인 작업조건에서 일하기 어려운 장애인을 대상으로 직업재활시설 등에서 근무할 기회를 제공하는 제도다. 보호고용 근로자성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건 이런 보호를 받는 장애인을 근로자로 보지 않아 최저임금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의미다.
한편 노동부는 공공 및 민간 기업에 장애인 의무고용률을 두어 장애인 고용을 촉진하고 있다. 각각 3.8%, 3.1%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달 11일 열린 노동부 업무보고에서 의무고용률을 달성하지 못한 기업에 부과하는 부담금을 올려야 한다고 시사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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