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과 인천 일대에서 무자본 갭투자 방식으로 빌라를 사들여 임차인들로부터 400억 대 전세 보증금을 뜯어낸 이른바 '1세대 빌라왕' A 씨가 1심에서 10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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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25단독 김지영 판사는 사기 등 혐의로 기소된 A 씨에게 징역 10년을 선고했다.
A 씨는 2016년 11월부터 2019년 9월까지 서울과 인천, 경기 일대에서 무자본 갭투자 방식으로 피해자 227명의 전세 보증금 426억 6000만 원을 편취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무자본 갭투자는 건축주로부터 주택을 사들인 뒤 세입자에게는 매매가보다 전세 보증금을 더 높게 책정해 그 차익을 얻는 수법을 뜻한다.
A 씨는 2014~2020년 자기 자본 없이 본인과 타인, 법인 등 명의로 빌라 772채를 매수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돌려막기 방식으로 전세 보증금을 반환해 오던 그는 결국 세입자 227명에게 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하는 피해를 입혔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자기자본을 거의 들이지 않고 약 700채의 빌라 등을 자신과 타인 및 법인 명의로 취득해 후속 임차인에게서 임대차 보증금을 받을 것을 기대하거나 부동산 시가가 오를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하에 실질적으로 자신이 제대로 관리하기 어려울 정도의 규모로 임대 사업을 확장해 왔다"며 "이 사건 빌라의 숫자와 피해액 합계 등 규모가 상당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피고인의 각 사기 범행으로 수많은 피해자들이 임대차 보증금을 적시에 반환받지 못하게 됐고, 주거의 안정을 심각하게 위협받았다"고 했다.
재판부는 "피해자들은 주택도시보증공사로부터 대위변제를 받거나 직접 빌라 경매 절차에 참여해 임대차보증금을 반환받기 위해 장기간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했고, 그 과정에서 많은 경제적 비용을 지출하거나 큰 정신적 고통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다만 "피고인이 각 범행을 모두 인정하며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는 점, 벌금형을 초과하는 형사처벌 전력이 없는 점, 나이와 범행 동기, 경위 등 여러 양형 조건을 종합해 형을 정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서울의 한 빌라 밀집 지역. / 뉴스1
한편 전세 사기는 임대인이 임차인의 보증금을 돌려줄 의무를 고의로 져버리거나 복잡한 권리관계를 악용해 보증금을 편취하는 범죄다. 2023년 6월 '전세사기피해자법' 시행 이후 지난해 말까지 정부로부터 공식 인정을 받은 피해 사례는 3만5909건으로 집계됐다.
지난 1일 국토교통부는 지난달 한 달간 전세사기피해지원위원회 전체회의를 3회 개최해 총 1375건을 심의하고 이 중 664건을 전세사기피해자 등으로 최종 가결했다고 밝혔다. 가결된 664건 중 613건은 신규 신청(재신청 포함) 건이다. 51건은 기존 결정에 대한 이의신청으로, 전세사기피해자법 제3조에 따라 추가 확인 후 피해자 등으로 결정됐다.
전세사기피해자로 결정받지 못하고 불인정 또는 전세사기피해자등(「전세사기피해자법 제2조제4호나목·다목)으로 결정된 임차인은 전세사기피해자법 제15조에 따라 이의신청이 가능하다. 이의신청이 기각된 경우에도 추후 관련 사정변경 시 재신청해 전세사기피해자로 결정받을 수 있다.
전세 사기 피해자는 '전세사기 피해자 지원 및 주거안정에 관한 특별법'에 따라 공공임대 우선 공급, 대출 만기 연장, 대위변제 등 지원을 받을 수 있다.
또 국토부와 LH는 신속한 전세사기 피해주택 매입을 위해 매입점검회의 및 패스트트랙을 시행중이다. 지방법원과 경매 속행 등을 지속협의해 원활한 피해주택 매입·주거안정을 지원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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