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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송재민 기자] 국내 주식자산 부호 판도에 뚜렷한 변화가 나타났다. 창업으로 부를 일군 ‘창업 부호’가 최근 10년새 두 배 이상 급증했다. 다만 최상위권은 여전히 삼성 일가가 차지했다.
6일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가 국내 주식자산 부호 현황을 2015년 말과 2025년 말 기준으로 조사한 결과를 보면, 상위 50명 가운데 창업 부호는 11명에서 24명으로 2.2배 증가했다. 창업 부호 비중은 22%에서 48%로 높아져 절반에 육박했다. 이번 조사는 부호들이 보유한 상장·비상장 주식을 모두 평가했다.
10년 전인 2015년 말 기준 창업 부호는 IT, 게임, 제약 업종에 집중돼 있었다. 고(故) 임성기 한미약품 회장, 김범수 카카오 센터장, 이해진 네이버 이사회 의장,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등이 대표적이다. 당시 창업 부호는 11명에 그쳤고, 상속형 부호가 다수를 차지했다.
반면 2025년 말 창업 부호의 면면과 업종 구성은 크게 달라졌다. 바이오, 화장품 분야에서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 박순재 알테오젠 이사회 의장, 김병훈 에이피알 대표, 이상훈 에이비엘바이오 대표 등이 상위권에 진입했고, 엔터테인먼트, IT, 게임 업종에서는 방시혁 하이브 이사회 의장, 장병규 크래프톤 이사회 의장 등이 이름을 올렸다. 건설, 금융, 가상자산 등으로도 창업 부호의 영역이 확장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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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별 인물로 보면 조정호 메리츠금융 회장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조 회장의 주식자산 가치는 2015년 1조2283억원에서 2025년 말 11조552억원으로 10년간 762% 증가했다. 순위는 18위에서 2위로 급등했다. 상속을 통해 자산이 크게 늘어난 사례도 눈에 띈다. 홍라희 리움미술관 명예관장은 이건희 회장으로부터 상속받은 주식 영향으로 지분가치가 673% 증가하며 3위에 올랐다.
또 다른 변화는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의 순위 상승이다. 정 이사장의 주식자산 가치는 10년 새 484% 늘어나며 34위에서 14위로 20계단 뛰어올랐다. 기존 대기업 오너 일가 가운데서도 자산 증식 속도에 따라 순위 변동이 나타난 셈이다.
주식부호 최상위권은 10년째 삼성 일가가 차지하고 있다. 10년 전에는 고(故) 이건희 삼성 선대회장이 1위였지만, 현재는 아들인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24조8335억원으로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이 기간 이 회장의 주식자산 가치는 223% 증가했다. 상위 5위권 역시 조정호 회장을 제외하면 모두 삼성 일가로, 자산 집중 구조는 여전히 공고하다는 평가다.
여성 부호는 10년 전 총 7명이었다. 모두 상속으로 부를 일군 사례다. 홍라희 명예관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물산 전략기획담당 사장, 이명희 신세계그룹 총괄회장, 최기원 SK행복나눔재단 이사장, 김영식 여사(고 구본무 LG 선대회장 부인), 이화경 오리온그룹 부회장 등이다. 이들 가운데 현재는 홍라희 명예관장(3위), 이부진 사장(4위), 이서현 사장(5위), 최기원 이사장(44위) 4명만이 상위 50인에 이름을 올렸다.
주식 부호 50명의 평균 나이는 10년 전 59.2세에서 62.5세로 3.3년 높아졌다. 창업 부호 비중은 늘었지만 고령화 흐름이 나타난 것이다. 상위 50위 내에서 최연소는 김병훈 에이피알 대표와 김대헌 호반그룹 기획총괄 사장이다. 두 인사는 1988년생으로 올해 38세다. 최고령은 88세가 된 정몽구 현대차그룹 명예회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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