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매거진=황명열 기자] 전북 지역을 기반으로 독창적인 조형 언어를 구축해온 청년 예술가 장주원이 개인전 ‘전이, 복제, 변이’를 오는 1월 7일부터 18일까지 서울 마포구 소재의 전시 공간 ‘WWW SPACE2’에서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장주원 작가가 지속적으로 탐구해온 ‘바이러스’라는 개념을 단순한 생물학적 실체를 넘어, 우리 사회의 구조와 관계를 재편하는 ‘사건’으로 확장해 다룬다. 작가는 기존의 철조 중심 작업에서 나아가 영상, 박테리아 배양 등 다층적인 매체를 통해 보이지 않는 위협이 남긴 흔적을 추적한다.
장주원의 작업 세계에서 바이러스는 핵심적인 매개체다. 첫 개인전 ‘일어날 일은 일어난다’에서 죽은 박쥐 사체에 세균을 배양하거나 박쥐의 형상을 반복적으로 재현했던 그는, 팬데믹이라는 시대적 상황을 거치며 개인적 경험과 사회적 감각 사이의 연결고리를 발견했다.
작가는 군 복무 중 겪었던 가족과의 단절을 통해 보이지 않는 바이러스가 어떻게 개인의 신체를 구속하고 사회적 관계 구조를 변화시키는지를 목도했다. 이러한 문제의식은 이번 전시에서 감염에 대한 공포나 윤리적 판단을 넘어, 비가시적인 사건이 공간과 관계를 조직하는 방식에 대한 탐구로 이어진다.
전시장에는 서로 닿아 있으나 완전히 결합되지 않는 철과 알루미늄의 물성을 활용한 조형물이 설치된다. 박테리오파지의 형상에서 모티브를 얻은 이 작업은 사건 이후에도 온전히 이어지지 못한 관계의 간극을 시각화한다.
특히 이번 전시에서는 전북대학교 생물환경화학과와의 협력이 돋보인다. 작가는 방사선에 극도로 강한 박테리아 종인 ‘데이노코쿠스 라디오듀란스(Deinococcus radiodurans)’를 실제 배양하여 전시 요소로 끌어들였다. 붉은 액체 형태로 제시된 박테리아는 개별 식별보다는 ‘경험의 감각’에 집중하게 만든다. 전문가의 지도하에 안전하게 진행된 이 실험적 시도는 관객으로 하여금 실제 박테리아와 대면하는 생경한 경험을 선사한다.
영상 작업은 작가가 일본 도쿄와 후쿠시마현 후타바 지역에서 진행한 현장 리서치를 바탕으로 한다. 질서 정연한 도쿄의 도시 시스템과, 원전 사고 이후 멈춰버린 후타바의 시간이 교차 상영된다. 하나로 섞이지 않은 채 긴장 속에서 균형을 유지하는 두 공간의 풍경은 보이지 않는 위험이 여전히 현재진행형임을 상기시킨다.
이번 전시에 대해 일본의 미술비평가 콘노 유키(Yuki Konno)가 비평을 맡아 전시의 담론을 심화시킬 예정이다. 작가는 흑사병의 사례처럼 질병은 완전히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백신이라는 방어막 뒤에 숨어 있을 뿐이라고 말한다. 전시는 언제나 도래할 수 있는 새로운 위협과 그에 따라 변이되는 세계 속에서 우리가 취해야 할 태도가 무엇인지 질문을 던진다.
장주원(張柱沅, 1999)은 전북을 기반으로 작업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조각가다. 전북대학교 예술대학에서 조소를 전공하였으며, 동 대학원 석사과정 졸업을 앞두고 있다. 2025년 첫 개인전 ‘일어날 일은 일어난다’를 시작으로 2025 ‘낯선 형상 : 도착의 조각들’ 전시 기획 등 다수의 단체전과 조각 기반의 프로젝트에 참여하며 활동하고 있다.
관람은 오후 1시부터 7시까지이고, 월요일과 화요일은 휴관한다. 특히 금·토·일요일에는 작가가 전시장에 상주하여 관객과 직접 소통하며 깊이 있는 이야기를 나눌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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