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혜훈(61)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의 재산이 10년 만에 110억 원 증가하며 총 175억 원에 달하게 된 과정을 금융공학적 관점에서 분석했다. 핵심 동력은 비상장 주식 KSM(케이에스엠)의 가치 재평가와 영종도 토지 수용을 통한 거액의 시세 차익, 그리고 유학 시절부터 시작된 정교한 부동산 포트폴리오다. 제도적 허점과 정보 우위를 결합한 이혜훈 후보자 일가의 자산 증식은' 한국 사회서 가진자들의 자본 축적 전형'을 보여준다.
자본의 기하학: 이혜훈 후보자의 175억 원 자산 형성 방정식
한국의 공직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재산 문제는 언제나 단골 메뉴였으나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가 보여준 데이터는 차원이 다르다. 2016년 국회의원 시절 65억 2,140만 원이었던 그의 신고 재산은 2026년 현재 175억 6,952만 원으로 수직 상승했다. 10년이라는 시간 동안 약 110억 원의 자산이 불어난 셈인데 이는 연평균 11억 원의 소득을 올린 것과 다름없다. 기획예산처라는 '국가 곳간의 열쇠'를 쥐려는 인물의 자산 형성 과정이 이토록 경이로운 수익률을 기록했다는 사실은 그 자체로 정밀한 경제적 분석의 대상이다.
국민의힘 박수영 의원은 "10년 간 자산이 110억 원 넘게 늘어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며 "나라 경제는 지키지 않고 가족 재산만 지킨 꼴"이라고 날 선 비판을 쏟아냈다. 이에 대해 이혜훈 후보자 측은 가족회사의 비상장 주식이 과거 백지신탁으로 묶여 있다가 풀려났고 신고 기준이 바뀌었을 뿐 실질적인 변동은 아니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이 해명은 자본 가치의 팽창이라는 본질적인 메커니즘을 가리고 있다.
비상장 주식의 마법과 제도적 착시의 경계
이혜훈 후보자 일가의 자산 증식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비상장 주식인 KSM이다. 후보자 본인과 배우자, 그리고 세 아들이 보유한 이 회사의 주식은 총 5,863주로 전체 지분의 3.8%에 해당한다. 현재 이 주식의 평가액은 약 76억 3,841만 원에 달하며 관계사인 한국씰마스타 지분까지 합치면 일가가 보유한 주식 가치는 약 100억 원대에 육박한다. 흥미로운 점은 이 주식들이 2016년 신고 당시에는 주당 1만 원의 액면가로 산정됐다는 사실이다. 그러나 2020년 6월 공직자윤리법 시행령이 개정되면서 비상장 주식의 신고 기준이 액면가에서 실거래가 또는 평가액으로 변경됐고 이 과정에서 케이에스엠의 주당 가치는 약 129만 원으로 재평가됐다.
이혜훈 후보자 지원단은 비상장 주식의 금액 신고 기준이 과거 액면가에서 2020년부터 평가액으로 변경되면서 신고 가액이 크게 늘어난 점이 재산 증가로 보이게 한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는 역설적으로 그동안 후보자 일가가 실제 가치가 수십 억 원에 달하는 자산을 단 몇 천만 원 수준으로 과소 보고해 왔음을 자인하는 셈이다. KSM은 2023년 연결 기준 매출액 약 1,324억 원, 영업이익 약 312억 원을 기록한 우량 기업이다. 반도체 장비용 용접 벨로우즈 분야에서 글로벌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이 기업은 1991년 설립 이후 창조적 경영을 통해 성장을 거듭해 왔다.
이혜훈 후보자 일가 자산 팽창의 또 다른 축은 배당금이다. 이혜훈 후보자의 세 아들은 각각 KSM 비상장 주식 800주를 보유하고 있는데 이들은 1인당 약 3,733만 원 상당의 배당금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사회 초년생이거나 학생 신분일 가능성이 큰 자녀들이 매년 수천만 원의 현금 흐름을 창출할 수 있었던 것은 전형적인 부의 대물림 경로를 따른 결과다. 이혜훈 후보자 측은 KSM이 시아버지의 형제들이 일군 회사로 남편인 김영세 연세대 교수가 지분을 상속받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김영세 교수가 2000년부터 2003년까지 한국씰마스타의 이사로 재직하며 경영에 참여했고, 기업 관계자들이 이혜훈 후보자에게 총 5,500만 원에 달하는 고액 후원을 지속해 온 점을 고려하면 단순한 투자 이상의 유착 관계가 의심된다.
영종도에서 반포까지, 정보가 빚어낸 부동산의 연금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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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동산 | 위치 | 보유 특징 | 현재 가치 및 이슈 |
반포동 아파트 |
서울 서초구 반포동 | 후보자(35%), 배우자(65%) 지분 분할 | 시세 80억 원대, 재건축 기대감 반영 |
상암동 상가 |
서울 마포구 상암동 | 장남, 차남 지분 50:50 보유 | 1992년 취득 후 장기 보유, 갭투자 의혹 |
세종 아파트 |
세종특별자치시 | 후보자 명의 전세권 | 관사 목적 외 자산 운용 가능성 |
부동산 자산의 형성 과정은 주식보다 훨씬 더 직접적이고 공격적이다. 가장 논란이 되는 대목은 배우자 김영세 교수가 2000년 1월 인천 영종도 중산동 일대의 잡종지 약 2,000평(6,612㎡)을 매입한 사건이다. 당시 매입 가액은 공시지가 기준 약 13억 8,800만 원이었다.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은 "잡종지 매수 당시는 인천공항 개항을 1년 앞두고 있어 대규모 투기 바람이 일었다"며 "서울 사는 이혜훈 후보자 부부가 연고도 없는 인천 잡종지를 매입할 이유가 없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이 땅은 6년 뒤인 2006년 12월 한국토지공사 등에 39억 2,100만 원에 수용됐다. 6년 만에 약 25억 3,300만 원의 시세 차익을 거둔 것인데 수익률로 따지면 약 182%에 달한다.
주진우 의원은 또 "토지 위치를 딱 봐도 공항 개발로 인한 시세 차익을 노린 명백한 부동산 투기"라고 주장하며 "경제부처 장관에 부동산 투기꾼을 앉혀서 되겠느냐"고 반문했다. 이에 대해 이혜훈 후보자 측은 인사청문회에서 소상히 설명하겠다는 원론적인 답변만을 내놓고 있다. 이 사건은 전형적인 정보 우위에 기반한 지대 추구 행위로 해석될 수 있다. 인천공항 개항이라는 국가적 프로젝트의 정보가 자산가들에게 어떻게 수익으로 치환되는지를 보여주는 교과서적 사례다.
부동산 포트폴리오의 정밀함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이혜훈 후보자 부부는 미국 유학 시절인 1992년 서울 성동구의 아파트 상가 5채를 매입했다. 당시 이 후보자는 28세로 박사 과정을 밟고 있었다. 주진우 의원은 해외 유학비를 감당하기도 어려운 시절에 갭 투기 없이 상가 5채를 자기 자금으로 구입하는 것이 과연 가능한가라며 자금 출처에 의문을 제기했다. 이 상가들은 2009년부터 2023년까지 순차적으로 매도됐으며 총 매도 가액은 13억 4,500만 원에 달한다. 유학 시절부터 시작된 상가 투자는 이후 서초구 반포동의 시세 80억 원대 아파트로 이어진다. 현재 이 아파트 지분은 이 후보자가 35%(약 12억 9,834만 원), 배우자가 65%(약 24억 1,120만 원)를 나누어 보유하고 있다. 부부간 지분 분할은 종합부동산세 등 세제 혜택을 극대화하기 위한 고도의 전략적 선택으로 풀이된다.
종합적으로 볼 때 이 후보자의 175억 원 재산은 우연한 가치 상승의 결과물이 아니다. 비상장 주식이라는 폐쇄적 자본 시장을 통한 자산 은닉과 제도 변화에 따른 가치 현실화, 그리고 개발 정보를 선점한 부동산 투기라는 두 개의 수레바퀴가 만들어낸 합작품이다. 10년 간의 110억 원 증가는 단순한 숫자의 나열이 아니라 한국 자산 계급이 어떻게 법과 정보의 틈새에서 자본을 증식시키는지를 증명하는 실증적 데이터다.
기획예산처 장관 인사청문회 준비단 측은 그런 내용은 파악된 것이 전혀 없고 드릴 말씀도 없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으나 국민들이 납득할 수 있는 자금 출처와 증식 경로에 대한 해명이 없다면 175억 원이라는 숫자는 후보자의 가장 무거운 짐이 될 것으로 보인다.
공개된 이혜훈 후보자의 재산 내역
| 구분 | 보유자 성명 | 부동산 | 예금 자산 | 증권 (주식) | 채무액 | 최종 신고액 |
| 후보자 | 이혜훈 | 14억 8,164만 원 | 4,758만 원 | 14억 4,593만 원 | 2억 4,550만 원 | 27억 2,966만 원 |
| 배우자 | 김영세 | 24억 1,120만 원 | 5억 6,044만 원 | 71억 7,384만 원 | 5,000만 원 | 101억 4,549만 원 |
| 장남 | - | 4억 6,900만 원 | 4,840만 원 | 11억 8,384만 원 | - | 17억 124만 원 |
| 차남 | - | 4억 5,000만 원 | 1억 4,826만 원 | 11억 1,843만 원 | - | 17억 1,419만 원 |
| 삼남 | - | - | 2,160만 원 | 12억 5,731만 원 | - | 12억 7,891만 원 |
| 일가 합계 | - | 48억 1,184만 원 | 8억 2,628만 원 | 121억 7,935만 원 | 2억 9,550만 원 | 175억 6,949만 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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