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 9000만원 받던 내가…” 세 모녀 살해한 남편은 왜[그해 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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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봉 9000만원 받던 내가…” 세 모녀 살해한 남편은 왜[그해 오늘]

이데일리 2026-01-06 00:00:46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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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이로원 기자] 2015년 1월 6일 새벽, 거실에서 잠든 아내의 목을 졸라 살해한 건 그의 남편 강 씨였다. 강 씨는 다른 방에서 자고 있던 작은 딸도 죽였다.

이어 그는 큰 딸도 살해하려고 방으로 갔으나 딸은 “배가 아프다”며 잠에서 깬 상태였다. 이에 강 씨는 “배 아플 때 먹는 약”이라고 속여 수면제를 먹였고, 잠든 큰 딸까지 살해하기에 이르렀다. 세 모녀를 살해하는 데 걸린 시간은 한 시간도 채 되지 않았다.

(사진=뉴시스)


범행 전날 밤 강 씨는 와인에 수면제를 타 아내에게 먹이고 유서를 썼다. 그는 ‘미안해 여보. 미안해 딸들아. 천국으로 잘 가렴. 나는 지옥에서 죗값을 치를게’라고 적었다. 다른 가족에게는 ‘죽을죄를 지었다. 통장에 남은 돈은 부모님과 장인·장모님의 치료비, 요양비로 써라’고 남겼다.

범행 후 승용차를 타고 도주하던 강 씨는 “아내와 딸들을 죽였다. 나도 죽겠다”라고 119에 자진 신고했다. 이어 충북 청주시 대청호에 뛰어들었지만 그는 살아남았다.

범행 당일 낮 12시 10분 강 씨는 경북 문경시 농암면의 한 도로에서 체포됐다. 강 씨의 손목에는 자해를 시도한 흔적이 발견됐다. 강 씨는 왜 이같은 일을 자행한 것일까.

강 씨는 남부러울 것 없는 스펙의 소유자였다. 그는 유복한 가정에서 태어나 명문대 졸업 후 외국계 기업 재무팀에 취직했다. 이후 IT기업에서 상무이사를 보내고 2009년 강남구 대형 한의원으로 이직해 재무 담당 업무를 봤다. 당시 그의 연봉은 9000만원에 달했다.

그는 가족과 함께 11억가량에 매입한 서초구 서초동 40평대 아파트에 살았다. 강 씨는 외제차를 끌며 아내에겐 매달 400만원을 생활비로 줬다.가족 간의 불화는 없었고, 이웃 주민들이 보기에도 문제가 없었다.

남부럽지 않던 강 씨의 불행은 갑작스러운 실직으로 인해 시작됐다. 그는 2012년 11월 근무 중이던 한의원의 원장이 바뀌면서 권고사직을 당했다. 그는 해당 사실을 가족에게 알리지 않았다.

40대 중반 남성에게 취업 문은 쉽게 열리지 않았다. 강 씨는 아파트 담보대출로 5억원을 받은 뒤 계속해서 아내에게 생활비를 주고 외제차도 그대로 몰았다. 그는 실직 상태임을 숨기기 위해 집에서 1㎞ 이상 떨어진 거리에 있는 고시원에 있다가 귀가하기도 했다.

돈이 필요하자 강 씨는 주식을 통해 돌파구를 찾으려 했다. 그는 대출받은 5억 중 무려 4억원을 주식에 투자했지만 2억7000만원을 잃었다.

결국 강 씨는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며 극단적 선택을 결심했다. 그러다 돌연 강 씨는 남은 아내와 딸들이 불행해질 거라고 생각해 가족을 모두 살해한 뒤 스스로 목숨을 끊기로 생각을 바꿨다.

재판에서 검찰은 강 씨에게 “10억원이 넘는 아파트를 소유하고 있음에도 앞으로 예상되는 경제난을 이유로 아내와 딸을 처참히 살해한 범행은 도저히 납득할 수 없고 관용이 허용될 수 없다”며 사형을 구형했다.

검찰은 “강 씨는 모든 것이 계획대로 잘 진행됐는데 자살을 못 한 것이 실패라는 식으로 반성하지 않고 있다”며 “치료감호소의 정신감정 결과도 본인의 행동에 책임을 지우는 데 아무런 장애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강 씨는 재판 과정에서 자신이 숨지면 아내와 두 딸이 경제적으로 어려워질 것을 비관해 범행했다고 주장했다. 다만 판결문에 따르면 강 씨 아내는 생활비로 받은 400만원을 아껴 2억원 이상의 예금을 보유하고 있었다.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강 씨는 항소했지만, 항소심 재판부도 무기징역 원심을 유지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은 자존심이 상하더라도 자신이 처한 상황을 아내에게 솔직하게 고백하고 피해자들 생각을 들었어야 했다”며 “스스로만의 잘못된 생각에 사로잡혀 아무것도 모르는 피해자들 생명을 빼앗아 갔다”고 지적했다. 이어 “피고인은 아내와 딸들을 인격체가 아닌 자신의 부속물로 여기고, 자신을 가족 구성원 중에 절대적 우위에 있는 존재로 생각한 것처럼 보인다”고 판시했다.

강 씨가 대법원 항고를 포기하면서 무기징역형이 확정됐다. 범행 10년이 흐른 현재 강 씨는 아직도 교도소에서 복역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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