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베네수엘라 공격에 첫날 '마두로 축출' 환영만
야권서 "백악관 대변인이냐", "美의 51번째 주로 전락" 비난
(파리=연합뉴스) 송진원 특파원 =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베네수엘라 폭격과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 체포에 지나치게 '관대한' 반응을 보였다가 논란이 되자 국제법 수호 의지를 다시 강조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 열린 비공개 국무회의에서 프랑스가 국제법을 존중한다는 점을 새삼 강조했다.
모드 브레종 정부 대변인은 국무회의 후 브리핑에서 마크롱 대통령이 "우리는 국제법과 민족의 자유를 수호한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또 프랑스가 독재자로 규정한 마두로 대통령을 축출하기 위해 사용된 '방법'을 승인하지 않는다고도 덧붙였다.
국무회의의 한 참석자도 일간 르파리지앵에 대통령이 "무력 작전은 국제법을 위반했다. 이양은 민주적이고 평화로워야 하며 베네수엘라 주권을 존중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 3일 미국이 마두로 대통령을 체포했다는 소식에 엑스(X·옛 트위터)에 글을 올려 "베네수엘라 국민은 마두로의 독재에서 벗어나 기쁨을 누릴 수 있게 됐다"고 적었다.
이어 "다가올 정권 이양은 평화적이고 민주적이며 베네수엘라 국민의 의지를 존중하는 방식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원론적 입장을 밝혔다.
미국의 베네수엘라 공격에 대한 입장은 없었다.
이에 프랑스 야권에선 마크롱 대통령이 미국의 무력 공습을 지지했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극좌 진영 굴복하지않는프랑스(LFI)의 장뤼크 멜랑숑 대표는 "마크롱의 입장은 프랑스의 목소리가 아니다. 그는 국제법을 저버렸다"고 비판했고, 같은 당 마뉘엘 봉파르 의원도 "트럼프의 강압적 행보를 축하하는 수준으로 전락한 프랑스"라고 지적했다.
사회당 올리비에 포르 대표 역시 "프랑스는 미국의 속국이 아니며 우리 대통령은 백악관의 단순한 대변인처럼 행동할 수 없다"고 비난했다. 공산당 파비앵 루셀 대표는 프랑스가 "미국의 51번째 주로 전락했다"고 한탄했다.
마크롱 대통령의 입장에 앞서 장노엘 바로 외무장관이 미국의 군사 작전은 "국제법의 기초가 되는 무력 사용 금지 원칙에 위배된다"고 비판한 터라 정부 안에서 다른 목소리가 나온다는 지적도 나왔다.
바로 장관은 더 나아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으로서 주요 책임을 지닌 국가들이 이 원칙을 반복적으로 위반하는 건 세계 안보에 중대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안보리 상임이사국이면서 우크라이나를 침범한 러시아나 마두로 축출을 명분으로 베네수엘라를 공격한 미국이나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한 국무회의 참석자는 이번 사태에 대한 엘리제궁과 외무부의 입장차를 불협화음으로 보는 일각의 시선에 마크롱 대통령이 놀랐다고 전했다.
s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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