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데일리 김국배 기자] 카카오뱅크·케이뱅크·토스뱅크 등 인터넷은행 3사의 개인사업자 대출이 1년 새 40% 넘게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연이은 가계대출 규제에 나서면서 인터넷은행들이 돌파구로 개인사업자 대출을 적극 확대한 결과로 풀이된다.
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인터넷은행 3사의 지난해 9월 기준 개인사업자 대출 잔액은 6조 877억원으로 집계됐다. 1년 전(4조2693억원)보다 42.5% 증가한 것이다. 3사의 개인사업자 대출은 지난 2022년 말 1조 4950억원에서 2023년 말 3조 6748억원, 2024년 말 4조 5568억원으로 늘어났다. 이후 작년 3월 말 처음으로 5조원을 넘어서더니 9월에는 처음으로 6조원을 돌파했다. 특히 지난해 3월 이후에만 1조원이 늘 정도로 가파르게 늘었다.
전체 원화 대출금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아직 7.7% 수준이지만, 1년 전의 5.8%에서 1.9%포인트 높아져 증가 속도가 빠르다.
인터넷은행 3사의 개인사업자 대출이 빠르게 늘어난 것은 각종 규제로 가계대출을 더 늘릴 수 없는 상황에서 개인사업자 대출로 눈을 돌린 결과다. 가계대출 총량 관리로 인터넷은행도 추가 대출이 어려운 데다 카카오뱅크를 중심으로 인터넷은행도 시중은행과 별다를 바 없이 주택담보대출 등 ‘이자 장사’에만 골몰한다는 비판도 영향을 미쳤다. 특히 지난해 주담대를 6억원으로 제한한 ‘6·27 부동산 대책’ 등이 나온 이후 가계대출 성장세가 제한되자, 인터넷은행들은 개인사업자를 더욱 적극 공략했다. 현재 인터넷은행들은 대면 영업을 할 수 없어 기업대출이 어려운 탓에 개인사업자 대출을 늘리고 있다.
다만 개인사업자 대출은 경기 민감도가 높고 연체율 변동성이 커 향후 건전성 관리가 과제로 꼽힌다. 경기 둔화에 따라 자영업자 상환 여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또 시중은행은 개인, 기업 등 포트폴리오가 분산돼 있는 반면 인터넷은행은 가계와 개인사업자 대출 비중이 높아 경기 변동의 영향을 더 많이 받을 수 있어 리스크 관리 난도가 높은 편이다.
실제로 개인사업자 대출을 늘린 인터넷은행들의 연체율은 시중은행에 비해 높은 편이다. 작년 9월 말 기준 개인사업자 연체율은 카카오뱅크 1.29%, 케이뱅크 0.62%, 토스뱅크 2.57%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시중은행의 경우 관련 연체율이 0.41~0.59%였다.
개인사업자 대출 연체 잔액(1개월 이상)도 2025년 9월 기준 833억원으로 1년 전(790억원)에 비해 5.44% 증가했다. 같은기간 신규 연체액 역시 2263억원으로 전년 같은기간(1867억원)보다 21% 많다. 더군다나 금융당국이 인터넷은행에 적용하는 중·저신용자 대출 의무 비율을 기존 30%에서 2030년 35%로 상향할 계획이어서 건전성 부담이 이중으로 높아질 우려가 있다. 개인사업자 대출 외형 확대와 중·저신용자 대출 비율 규제 강화가 동시에 진행될 경우 경기 하강 국면에서 리스크가 한꺼번에 표면화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인터넷은행들이 가계대출 규제 속에서 개인사업자 대출을 새로운 성장 축으로 삼고 있지만, 경기 상황에 따라 연체율이 빠르게 악화 될 수 있는 영역”이라며 “외형 성장보다는 리스크 관리 역량을 얼마나 빠르게 끌어올리느냐가 향후 경쟁력을 좌우할 것”이라고 말했다.
Copyright ⓒ 이데일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