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의 대만 침공 명분주고 러·우 전쟁 정당화 우려… 국제안보 ‘격랑’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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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의 대만 침공 명분주고 러·우 전쟁 정당화 우려… 국제안보 ‘격랑’속으로

이데일리 2026-01-05 18:02:52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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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윤지 김겨레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축출에 이어 콜롬비아, 쿠바, 그린란드 등에 경고장을 던졌다. 이는 마두로 축출이 단순히 정권 교체 시도가 아니라 국제 질서의 작동 방식 자체를 바꾸겠다는 메시지임을 더욱 분명히 한 것이다. 이에 21세기형 ‘먼로 독트린’과 ‘함포 외교’가 결합한 신제국주의의 도래라는 분석마저 나온다. 국제 질서가 힘이 지배하는 신 제국주의로 퇴보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그래픽=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콜롬비아 군사작전 가능성 시사

트럼프 대통령은 5일(현지시간) 미 플로리다주에서 워싱턴DC로 돌아오는 대통령 전용기(에어포스 원)에서 콜롬비아 군사 작전 가능성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나로서는 좋은 생각”이라고 답했다. 그는 구스타보 페트로 콜롬비아 대통령을 겨냥해 “콜롬비아도 매우 병들어 있다. 미국에 코카인을 만들어 팔기를 좋아하는 병든 사람이 이끌고 있는데 그는 그렇게 오래가지 못할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쿠바는 사실상 붕괴 직전에 있는 것처럼 보인다. 우리가 어떤 행동을 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며 “그들이 얼마나 버틸지 모르겠지만 쿠바는 수입이 없다”고 지적했다. 쿠바는 마두로 정권으로부터 값싼 석유를 공급받아 경제를 지탱해 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현재 미국이 베네수엘라를 ‘통제’(in charge)하고 있다면서 대통령 권한대행직을 수행하는 델시 로드리게스 베네수엘라 부통령 등 현 베네수엘라 정부가 미국과 협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베네수엘라 대선은 시기상조라면서 국가 재건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베네수엘라는 죽은 나라이기 때문에 되살려야 한다”며 “석유 회사들이 대규모로 투자해 즉시 가동 가능한 인프라를 다시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차원에서 미국이 베네수엘라 석유 등에 대한 전면적 접근권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베네수엘라 추가 공격 가능성과 관련해 “필요하다면 2차 공격을 할 준비가 돼 있지만 그럴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며 “그들이 제대로 행동하지 않으면 2차 공격을 할 것이다”고 경고했다. 그는 또한 미국이 국가 안보 차원에서 덴마크령인 그린란드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지금 그린란드는 전략적으로 매우 중요하다. 러시아와 중국의 선박들이 그린란드 주변에 곳곳에 있다”며 “국가 안보의 관점에서 우리는 그린란드가 필요하고 덴마크는 그 역할을 해낼 수 없을 것이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미국의 안보를 위해 그린란드를 병합해야 한다는 주장을 수차례 펼쳐왔다.

그래픽=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규범 기반 국제질서로부터의 이탈”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일련의 발언들은 전일 베네수엘라 급습 직후 나왔다는 점에서 의미를 더한다. 베네수엘라 급습이 미 의회의 승인을 받지 않은 데다 외국 영토에서 정상을 체포·압송했다는 점에서 국제법 위반 논란이 불거지고 있음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아랑곳하지 않고 오히려 군사 작전 확대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언행들을 규범 기반 국제질서로부터의 이탈로 규정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유엔 헌장의 무력 불사용 원칙, 주권 존중, 의회의 권한과 같은 제약을 일종의 비용으로 감수하거나 아예 무시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번 사태는 ‘먼로 독트린’의 부활, 이른바 ‘돈로(도널드+먼로) 독트린’의 등장으로도 해석된다. ‘먼로 독트린’은 1823년 제임스 먼로 당시 대통령이 미국이 유럽 내정에 개입하지 않는 동시에 유럽 열강의 서반구 간섭 역시 용인하지 않겠다는 외교 원칙을 선언한 것이다. ‘먼로 독트린’이 유럽 열강의 서반구 개입을 차단하겠다는 방어적 선언이었다면 ‘돈로 독트린’은 여기서 나아가 서반구 문제를 미국이 직접 처리하겠다고 적극적인 개입 선언에 가깝다. 여기에 석유와 자원 접근권이라는 노골적인 경제적 이해관계가 결합하면서 ‘신제국주의’ 또는 ‘석유 제국주의’로 평가한다.

브라질 제툴리우 바르가스 재단의 올리버 슈텐켈 국제정치 분석가는 “돈로 독트린을 실행에 옮긴 첫 번째 구체적인 신호로, 함포 외교와 신 제국주의 시대의 본능을 다시 불러일으키고 있다”며 “이것은 완전히 새로운 시대다”고 강조했다.

쑨청하오 중국 칭화대 국제안보전략연구소 연구원은 이번 마두로 축출에 대해 “힘의 정치가 여전히 유효하다는 냉혹한 교훈으로 받아들여질 것이다”며 “중국과 같은 국가들에 이번 사건은 규칙과 제도보다 힘의 논리로 재편되는 세계 질서를 고착화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즉, 미국이 이런 방식으로 행동한다면 중국의 대만 침공이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 다른 강대국도 비슷한 논리를 적용할 가능성이 커진다는 것이다.

지난 4일(현지시간) 베네수엘라 카라카스에서 한 여성이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전 대통령과 우고 차베스 전 대통령을 그린 그림을 들고 있다.(사진=AFP)


◇“美 경고에 중남미 힘 빼는 中, 亞에 더 집중”

또한 미·중 간 외교적 마찰 가능성도 제기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앞마당 격인 중남미 국가를 상대로 ‘돈로주의’를 강조한 데는 ‘일대일로’(육·해상 실크로드) 등을 통해 중남미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는 중국에 대한 경고 메시지로 해석하기 때문이다.

중국은 베네수엘라산 원유의 주요 수입국이다. 중국은 베네수엘라에 대출을 해주고 원유로 갚게 하는 방식을 통해 저렴한 원유를 확보해 왔고 베네수엘라는 덕분에 미국의 제재를 우회해왔다. 이 밖에도 중국은 페루 항만과 볼리비아 리튬, 브라질 대두 등 남미의 전략 자원에 큰 관심을 보여 왔다. 다만 중국은 미국과 중남미 영향력을 두고 정면 대립하기보다 중남미 정책 재검토 가능성이 더 큰 것으로 보인다. 당장 이번 마두로 축출로 중국의 베네수엘라 원유 수입에도 차질이 예상되고 있다.

존 공 베이징 국제경영대 교수는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미국이 중남미 지역을 점점 더 노골적으로 ‘뒷마당’으로 다루고 있다”며 “중국은 이미 진입한 사업을 지키려 하겠지만 앞으로 이 지역에서 새로 판을 키우는 건 거의 불가능해질 것이다. 중국도 이를 감수하고 아시아에 더 집중할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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