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려 7년째 JB금융그룹을 이끌고 있는 김기홍 JB금융지주 회장의 용인술이 도마 위에 올랐다. 현 정부와 정면으로 배치되는 이력을 지닌 인물을 그룹 2인자인 은행장으로 발탁한 게 논란의 발단이 됐다. 박춘원 신임 전북은행장은 JB우리캐피탈 대표 재임 기간 동안 업계 민원 건수 1위를 여러 차례 기록하며 상생금융 외면 논란을 불러일으켰을 뿐 아니라 윤석열 전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와 관련된 '집사 게이트' 연루 의혹도 받고 있다. 금융권 안팎에선 박 행장의 과거 경영 행보와 논란이 JB금융그룹과 김 회장에게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는 관측이 적지 않다.
캐피탈 대표 시절 소비자 민원 1위, '집사게이트' 의혹에 김건희 특검 소환 조사 받기도
5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JB우리캐피탈은 박 신임 행장이 사장으로 재임한 기간 동안 경쟁사 대비 유독 많은 민원으로 곤욕을 치렀다. 일례로 지난해 3분기 기준 JB우리캐피탈의 10만명 당 환산 민원 건수는 0.81에 달했다. 6개 캐피탈사(메리츠·우리금융·하나·현대·JB우리·KB) 중 최고 수준이다. 여신금융협회가 공개한 2023년 4분기부터 지난해 3분기까지의 할부금융사 민원 건수 통계에서도 JB우리캐피탈은 8차례의 조사 기간 중 무려 6차례나 1위를 차지했다.
특히 2024년 3분기에는 환산건수 1.09를 기록하며 업계에서 유일하게 1점대를 돌파하기도 했다. JB캐피탈에서 발생한 민원 대부분은 금융 소비자를 상대로 한 영업 행위에서 비롯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3분기 동안 발생한 전체 민원 건수 중 47.8%가 영업 관련 민원이었다. 고객 모집이나 마케팅 과정에서 발생한 민원 유형으로는 ▲불투명한 계약 조건 및 해석 ▲상품 설명 부족 ▲모집인의 부적절한 영업행위 ▲고객 서비스 불만 등이 있다.
캐피탈업계 안팎에선 JB우리캐피탈의 민원이 유독 많았던 배경에 고금리 대출 영업이 자리하고 있다는 분석이 많다. 박 행장은 JB우리캐피탈 사장 재임 시절 신용대출, 자동차담보대출 등 고금리 대출을 기반으로 한 공격적인 영업 전략을 펼쳤는데 그 과정에서 불투명한 계약 조건과 부실한 상품 설명 등이 뒤따랐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지난해 3월 기준 JB우리캐피탈의 신용대출 평균 금리는 법정 한도(연 20%)에 근접한 18.27%에 달했다. 가장 최근인 지난해 12월에는 17.85%를 기록하며 연초 대비 소폭 하락하긴 했지만 같은 기간 여신금융협회가 공시한 13개 주요 캐피탈사(IM·한국·한국투자·BNK·KB·롯데·메리츠·우리금융·하나·현대·JB우리·NH농협·미래에셋) 중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이었다.
한 캐피탈사 관계자는 "캐피탈사의 대출 고객들은 대다수가 1금융 대출이 어려운 저신용자 등의 경제적 취약계층이다"며 "아무래도 이자상환 능력이 떨어지다 보니 금리에 민감하고 불만도 상당한 편이다"고 귀띔했다. 이어 "공격적인 대출 영업 방식이 지속될 경우 기업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가 차곡차곡 쌓여 종국엔 그룹 전체 이미지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박 행장을 둘러싼 논란은 이 뿐만이 아니다. 그는 지난해 윤석열 전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 씨와 관련된 이른바 '집사게이트' 연루 의혹에 휩싸여 곤욕을 치르기도 했다. 박 행장이 대표로 재직하던 2023년 6월 JB우리캐피탈은 오아시스에쿼티파트너스가 조성한 사모펀드 '오아시스제3호제이디 신기술조합'을 통해 10억원을 IMS모빌리티에 투자했다. IMS모빌리티는 김건희 씨 일가의 집사로 알려진 김예성 씨가 설립하고 지분을 가진 렌터카 업체다. 투자 당시 IMS모빌리티가 순자산 556억원, 부채 1414억원 등의 자본잠식 상태였다는 점에서 대가를 염두한 부실 투자 의혹이 불거져 나왔다.
지난해 7월 박 행장은 당시 투자에 대해 김건희 특검팀 소환 조사를 받았다. 박 행장은 특검의 최종 기소 명단에는 포함되지 않았지만 여전히 정치권에서는 박 행장의 선임을 두고 부적합한 인사라는 목소리가 일고 있다. 조지훈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특보는 박 행장이 전북은행장 최종 후보로 결정된 직후 "단독 후보로 추천된 박춘원 대표의 석연치 않은 사법 리스크와 인사 적합성이 여론에 오르내리고 있다"며 "전북은행은 전북을 대표하는 금융기관인 만큼 금융의 공적 기능과 지역사회 공헌에 충실한 인사가 은행장을 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행장의 전임자인 백종일 전 전북은행장은 박 행장에게 자리를 물려준 뒤 JB금융 부회장에 임명됐다. JB금융 김기홍 회장 역시 지난해 초 3연임에 성공한 바 있다.
금융권 안팎에선 최근 금융권의 화두로 떠오른 이재명 대통령의 '금융지주 이너써클' 발언과도 무관치 않다는 해석도 적지 않다. 발언이 등장했을 당시 전북은행 신임 은행장 후보로 박 행장이 유일하게 추천된 상태였기 때문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달 19일 금융위원회 업무보고에서 "행장을 뽑는데 선발 절차에 문제가 있다는 등 투서가 쏟아지고 있다"며 "단순한 경쟁관계에서의 음해가 아니고 타당성 있는 측면이 있고 소위 이너서클을 만들어 돌아가면서 계속 해먹는 모습이다"고 발언한 바 있다.
조연행 금융소비자연맹 대표는 "박 행장이 캐피탈 대표 시절 보였던 경영 행보는 현 정부의 금융 소비자 보호 정책과 정면으로 상충하는 모습이었다"며 "금융당국 입장에서도 그의 임기 동안 금융소비자와 관련된 민원이 집중적으로 발생한 점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으로 볼 수밖에 없을 것이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재명정부가 추진하는 금융정책과 상반되는 행보를 보였던 인물이 전북은행의 수장으로 선임된 것은 금융지주 차원에서도 리스크가 될 수밖에 없다"며 "그 여파가 박 행장을 선임한 김기홍 회장까지 미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해당 사안과 관련해 전북은행, JB금융지주 등의 입장을 듣기 위해 수차례 연락을 시도했지만 끝내 연락이 닿질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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