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정부 초대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로 지명된 이혜훈 전 국민의힘 서울 중구·성동구을 당협위원장이 임신 중인 지역 구의원을 괴롭혔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진종오 국민의힘 의원과 손주하 국민의힘 서울시 중구 구의원은 5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후보자의 갑질과 조직 갈라치기, 허위사실 유포 등을 폭로하며 후보자 사퇴를 촉구했다.
손 의원은 성명서를 통해 "이혜훈 후보자는 전직 3선 의원이자 당협위원장이라는 힘을 이용해 지역구 당원들을 갈라치기 하고, 지역구 시·구 의원들에게는 갑과 을의 관계로 본인에게 충성하도록 길들이는 등 당협위원장의 권한을 사유화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 중구·성동구을 지역은 1년 반 동안 이 전 당협위원장에게 철저하게 가스라이팅을 당해 오다가 결국 버림받았다"며 "그 와중에 저는 임신 중에도 괴롭힘을 당해왔다"고 밝혔다.
허위사실로 윤리위 제소…"증인 매수 의혹"
손 의원에 따르면 2024년 4월 총선 과정에서 국민의힘에서 제명당한 기초의원을 선거캠프에 합류시키는 문제를 제기했다가 이후 당협 활동에서 배제당했다. 이어 2025년 2월에는 "사람을 매수해 허위사실로 윤리위원회에 제소가 이뤄지도록 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당시 저는 임신 초기였다. 작은 스트레스에도 매우 조심스러운 시기라 허위 사실에 대한 소명으로 끝낼 것이라 생각했다"면서도 "당협위원장이라는 힘을 이용해 허위 증언까지 하게 한 이 후보자는 우리 국민의힘 중앙당까지 기만하며 힘을 과시하는 행동을 보여줬다"고 비판했다.
손 의원은 회견을 마치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집중유세 기간에 선거 운동을 하지 않고 테니스를 쳤다"는 주장에 대해 "명백히 거짓말"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집중유세 기간에는 JTBC 방송에 출연한 내용도 있고, 이 후보자 옆에 서서 나온 장면이 있어서 그런 증거를 다 제출했는데 당원권 정지 2개월이 내려졌다"고 말했다.
이어 "제명당한 사람의 비서를 고용해서 제가 테니스 쳤다고 제보했다고 들었다"며 "당시 같이 있었던 사람의 증언과 녹취 파일을 가지고 있다. 오늘 저녁 유튜브 '입국열차'에 출연해 들려드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임신 중 선거캠프서 공개적으로 망신
손 의원은 임신 중 겪은 추가 괴롭힘도 공개했다.
그는 "대선 선거 중에 당원권 징계가 끝났다고 생각해서 선거캠프에 합류했다. 제 발로 가서 제가 돕겠다고 했는데, 그날 많은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당원권 징계가 끝났냐'고 질문하셨다"고 말했다.
이어 "본인이 생각하는 당원권 징계 기간이 아니었던 것 같았다. 그 자리에서 징계 기간이 안 끝났는데 왜 나왔느냐는 식으로 말씀하셨다"며 "대선을 이기자는 의도도 없으셨고, 다른 사람들 앞에서 저를 쪽을 주시는 행동을 했다. 그때 내가 임신 중이라서 스트레스를 더 많이 받았던 것도 사실"이라고 토로했다.
성희롱 의원 감싸고, 예산 삭감 유도 의혹도
손 의원은 이 후보자가 성희롱 발언으로 징계받은 지역구 의원을 감싼 정황도 폭로했다.
그는 "중구의회 내 동료 여성의원에게 두 차례 성희롱, 여성비하 발언을 한 전력이 있는 지역구 의원을 자신에게 매우 잘하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징계는커녕 의회 의장에게 '철없는 부잣집 도련님이니 좀 봐달라'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 후보자는 3선 여성 국회의원이자 한국 여성 의정 상임대표를 자임해 온 인물"이라며 "성희롱, 여성비하를 옹호하는 이러한 행태는 한국 여성 의정의 가치와 책임을 정면으로 부정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한 "이 후보자가 일부 의원들에게 예산 삭감을 유도해, 같은 당 중구청장이 다음 지방선거에서 정치적으로 불리한 상황이 조성될 수 있도록 했다는 취지의 제보가 있었다"며 "주민의 삶과 직결된 정책예산을 정치적 유불리 계산의 도구로 삼는 것은 지역 정치를 심각하게 왜곡하는 행태"라고 지적했다.
손 의원은 성명서를 통해 "이러한 행태를 자행해 온 이 후보자가 기획예산처 장관이 된다면 개인적인 감정으로 예산을 다루게 될 것이 분명하다"며 "기획예산처 장관은 특정 개인의 권력을 유지하기 위한 자리가 아니라, 원칙과 책임 위에서 공공의 가치를 실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자는 현재까지 이번 의혹에 대해 별도의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이재명 정부는 인사청문회를 거쳐 이 후보자에 대한 최종 임명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진종오 "민주당에나 있을 법한 갑질, 안타깝다"
한편 손 의원의 기자회견을 주도한 진종오 국민의힘 의원은 "안타까운 건 민주당에나 있을 법한 갑질, 폭언, 청탁까지 자당에서 일어났다는 게 유감스럽고 안타깝다"며 "이혜훈 후보가 각종 사건에도 연루됐음에도 소상히 밝히지 않은 것에 대해선 우리 국민의힘 의원 모두가 안타깝다"고 말했다.
[폴리뉴스 박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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