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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영우는 이미 '중증외상센터', '견우와 선녀', '광장' 등의 작품을 통해 대중에게 그만의 연기로 각인됐다. 다양한 장르 속 각기 다른 이유로 개성 강한 인물을 보여줬던 추영우는 첫 스크린 도전에 나선 영화 '오늘 밤, 세계에서 이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 에서는 평범한 인물에 도전한다. 감정을 과하게 드러내지도, 사건의 중심에 서지도 않는다. 그가 맡은 재원은 매일의 기억을 잃는 서윤(신시아)의 하루하루를 바라봐주고 행복한 기억으로 채워주려는 인물이다.
원작 소설과 이를 기반으로 한 일본 영화가 이미 큰 사랑을 받았던 작품이다. 하지만, 추영우는 부담감으로 바라보지 않았다. 대신 그가 해왔던 것처럼 뭔가 대단하지 않아도 작은 것들이 '재원'을 만들어 갈 거로 생각했다. 그가 '평범한 고등학생'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자신의 고등학교 시절을 떠올린 이유다. 그렇게 재원으로 추영우는 '평범함'이라는 교복을 입고 스크린 앞에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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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오늘 밤, 세상에서 이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이하 '오세이사')는 지난해 7월 촬영에 돌입해, 지난해 12월 24일 개봉했으니, 전체적으로 빠르게 진행된 작품이다. 선택한 이유와 개봉 후 소감이 남다를 것 같다.
"촬영도 빨랐고, 후반작업도 감독님의 노력으로 빠르게 진행됐다. 김혜영 감독님의 전작을 좋아했다. 그리고 상대 배우 신시아도 좋아했다. 같이 해보고 싶었고, 슬픈 내용의 로맨스에도 도전해 보고 싶었다. 영화에는 어떤 작품이고 도전해 보고 싶었다. 촬영 시기도 적절했다. 개봉일도 크리스마스이브로 받으려고 노력을 많이 하셨다. 배우로서 감사한 일이다. 조만간 직접 예매해서 모자 쓰고 영화관에 가서 반응을 직접 들어보려고 한다. 엘리베이터나 화장실에서 귀를 열어둘 생각이다."
Q. 원작 소설을 기반으로 한 일본 영화가 큰 사랑을 받았다. 이에 부담감도 있을 것 같다. '추영우'만의 재원을 어떻게 그려갔나.
"저도 일본 영화를 보면서 울었다. 그리고 두 배우도 되게 좋아한다. 리메이크작이기에 일본 영화의 팬 분들이 보러 와주실 거로 생각해서 고민이 많았다. '내가 어울릴까?' 싶었다. 그런데 감독님과 관계자들이 저를 선택한 이유가 있을 거라 믿고 자신감을 가지려고 노력했다. 그때부터 원작에 관한 생각을 지운 것 같다. 배경부터 타임라인 등 우리 영화만의 지점이 있다. 처음에는 미치에다 슌스케와 비슷한 느낌으로 화이트닝도 하고, 감량 노력도 하고, 머리도 길러봤다. 그런데 그 느낌이 나지 않더라. 애매하게 따라 할 바에는 저만의 재원이를 만드는 것이 낫다고 생각했다. 포커스를 맞춘 건 평범하고 무난한 남자 고등학생이었다. 감성보다는 남들이 다 할 법한 머리를 하고, 제 학창 시절의 모습을 떠올리려고 한 것 같다. 영화 속 모습이 제 고등학교 시절과 많이 비슷한 것 같다. 엄청 밝지도, 어둡지도 않은 평범한 고등학생이었다. 평범함에 집중하며 좀 더 많은 사람이 공감하시길 바랐다. 보이는 모습보다는 서윤이와의 관계에 더 집중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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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추영우는 어떤 고등학생이었나.
"재원이와 거의 비슷했다. 진짜 무난하게 보냈다. 학창 시절에 재원이 같은 연애도 해봤다. 가끔 예술 고등학교 나온 친구들이나, 신나는 고등학생 시절 이야기를 누군가에게 듣게 되면 부러웠다. 저는 너무 평범했다. 튀지도, 모나지도 않고, 적당히 공부하고, 열심히 학원 다닌 학생이었다. 그래서 재원이에게 더 공감할 수 있었다. 제 고등학교 때 친구들이 이 영화를 보고 '옛날의 네가 보여서 좋았다. 어른스러움이 빠진 순수한 추영우 같다'라고 이야기해 줬다. 그 말에 좀 안도가 됐다."
Q. 추영우 표 김재원은 평범한 남자 고등학생이다. 혼자 고민하는 몫도 많고, 표현의 폭도 크지 않다. 그런 지점을 통해 배운 점이 있었을 것 같다.
"촬영하고, 영화를 보면서 깨닫게 된 점이 정말 많다. 저는 신인이고, 세상에 나온 지 얼마 안 됐으니, 연기를 할 때 '제 존재감을 보여줘야 한다'라는 강박이 항상 있었다. 연기를 맛깔나게 해서 보는 사람들이 지루하면 않도록, 제 연기가 도움이 되어야 한다는 강박. 그런데 재원이는 대사도 무난하고, 너무 평범하다. 자극적인 사건이나, 도파민 터지는 일이 없으니 어떻게 해야 할지 갈피를 못 잡겠더라. 현장에서 장난도 많이 치고 했는데, 김혜영 감독님께서 진정시키셨다. 개인적인 욕심으로는 아쉬울 수 있지만, 영화를 보고 생각이 바뀌었다. 흘러가는 정서의 톤을 생각하면 감독님께서 생각하신 것이 맞는 것 같다. 더 감독님을 믿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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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촬영 당시 유산소 운동만 하고, 몸을 작게 만들려는 노력이 있었던 것 같다.
"저는 후반부 재원이 가진 이야기가 밝혀졌을 때, 이질감이 느껴지지 않도록 건강해 보이고 싶지 않았다. 그런데 잘 안되더라. 또 촬영 준비 기간부터 촬영 기간까지 빠르게 진행돼 시간이 없었다. 그 시간 동안 헬스는 거의 안 했다. 제가 '오세이사'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 체중이 88kg 정도 나가는 큰 몸이었다. 빼도 티가 안 나더라. 그리고 촬영하면서 햇살을 받으니 자연스럽게 타서 피부가 구릿빛으로 더 건강하게 보이게 된 것 같다. 핏줄이 유전인데, 제가 운동을 안 해도 핏줄이 두껍다. 날이 더우면 핏줄도 더 커진다. 80kg 대 몸무게에서 시작해, 끝날 때 쯤 75kg이 된 것 같다. 조금 덜 먹고, 운동도 덜 하긴 했다."
Q. 신시아와의 호흡도 궁금하다.
"최고였다. 제가 촬영 현장에서 라이브 하게 이것저것 시도를 했는데, 누나(신시아)가 그걸 다 받아주셨다. 그냥 지나가는 짧은 장면에서도 '이거 어때요?', '이런 건 괜찮을까요?'라고 세심하게 애정을 보여주셨다. 그런 부분에서 도움을 많이 받았다. 촬영 현장에서 저희 넷과 김혜영 감독님이 서로 아껴주는 분위기가 있었다. 맛있는 거 있으면 챙겨오기도 하고. 좋았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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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불꽃놀이 장면부터 직접 부른 노래가 담겨있는 장면 등 재원이와 서윤이가 완성한 예쁜 장면들이 많았다.
"불꽃놀이 장면은 밤새 찍었다. 누나(신시아)와의 첫 키스 장면이라 긴장을 엄청 많이 했다. 최선을 다해 예쁘게 담으려고 했다. 둘이 손잡는 장면이 있었는데, 어떤 이유인지는 모르겠지만 감독님께서 수줍은 느낌보다 야한 느낌이 난다고 해서 다시 촬영했다. (웃음) 노래방 장면은 저희가 함께 곡을 골랐다. 감독님께서 어울릴만한 노래를 여쭤보셨고, 배우들이 모두 곡을 골라서 보냈다. 그중 제가 말씀드린 너드커넥션의 '좋은 밤 좋은 꿈'이 채택됐다. 워낙 좋은 곡이기도 하고, 서윤이가 매일 밤 기억을 잃게 되지 않나. 그 곡의 가사인 '좋은 밤 좋은 꿈, 안녕'이라는 말이 서윤이가 잘 자기를 바라는 재원이의 마음같이 느껴졌다."
Q. 영화에 도전해 보고 싶었다고 이야기했다. 그 이유도 궁금하다.
"영화를 많이 보는 편이다. 어릴 때부터 아버지가 영화 보는 것을 좋아하셔서 많이 봤다. 드라마는 16부작을 다 봐야 하는데, 영화는 2시간 정도 몰입해서 보기에 부담이 덜하다. 스크린에서 나오는 제 얼굴을 극장에 있는 모든 분이 집중해서 보시니, 사소하게 표현한 것까지 전달되는 지점이 매력적이라고 느꼈다. 또, 배우로서 관객의 즉각적인 반응을 느낄 수 있다는 지점도 특별한 경험 같다. 앞으로 장르를 가리지 않고 도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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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다양한 장르에서 러브콜을 받고 있다. 스스로 생각하는 '추영우만의' 장점이 있을까.
"저의 장점은 캐릭터를 묻히기 쉬운 성격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저는 그걸 '애매한 성격'이라고 하는데, 덕분에 캐릭터의 다양한 성격을 묻힐 수 있는 것 같다. 다양한 레퍼런스를 꺼내 와서 캐릭터에 맞게 다 섞는 것 같다. 제가 좋아하는 애니메이션, 영화, 드라마 속 캐릭터의 대사나 습관 같은 걸 주의 깊게 보려고 한다. 예를 들어 '견우와 선녀' 속 봉수는 장난기도 많고, 반응도 크다. 그런 반응을 애니메이션을 보고 참고하기도 했고, 영화 '바빌론'에서 배우 브래드 피트가 춤추며 걸어가는 모습을 보며 '저렇게 춤을 춰도 좋겠다'라고 생각하며 리듬 타는 모습을 담기도 했다. 그런 작은 것들이 대단한 게 아니더라도 모이면 캐릭터가 된다고 생각했다. 그런 과정이 재미있다."
Q. 멜로와 로맨스 장르에서 추영우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지점도 있을까.
"배우가 자신의 캐릭터를 표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상대 배우와 쌓아가는 것도 중요한 것 같다. 그런데 무엇보다 보는 사람이 설렘을 느끼려면, 연출님의 능력과 동시에 배우의 비주얼도 중요한 것 같다. 그래서 관리를 잘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제가 개인적으로 먹는 것을 좋아해서 잘 붓는다. (웃음)"
Q. 그런 면에서 자평하는 올해 추영우의 멜로 장르는 성공적인가.
"왔다 갔다 합니다.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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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배우 추영우는 '완성형'이 아니라 '진행형'이다. 영화 '오세이사' 속 평범함을 연기하며 욕심을 덜어내는 법을 배웠고, 자신의 작은 숨소리가 스크린을 통해 관객에게 크게 다가서는 지점을 몸소 느꼈다. 그는 늘 탐색하고, 상대 배우와 호흡하며, 그렇게 한 작품씩 완성해 가는 과정을 통해 단단한 배우로 나아가고 있다. 추영우의 다음 장면이 기대되는 이유다.
- 조명현 기자 midol13@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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