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권신영 기자】65세 이상 인구 비중이 처음으로 20%를 넘어서면서 한국이 ‘초고령사회’에 본격 진입했다. 동시에 1인 가구 비중도 40%대를 기록하며, ‘노인이 많고 혼자 사는 사람도 많은’ 형태로 사회의 기본 단위가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행정안전부 ‘2025년 주민등록 인구통계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65세 이상 고령 인구는 1084만여명으로 전체 주민등록 인구의 21.21%를 차지했다. 유엔이 정한 초고령사회 기준(65세 이상 20% 이상)을 넘어선 것으로, 고령화 단계가 한층 더 깊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65세 이상 인구는 1년 사이 58만명 이상 늘었지만 저출생 기조가 유지되면서 전체 인구는 정체·감소 흐름으로 접어들었다. 이 중에서도 65세 이상 여성이 23.4%, 남성이 19%를 차지해 성별간 평균수명의 격차가 드러나는 양상이다.
가구 구조 변화도 선명하다. 지난해 말 기준 주민등록 가구는 2430만 가구를 넘어섰고 이 중 1인 가구는 1027만 가구로 42.27%에 달했다. 2인(25.3%)·3인(16.8%)·4인 이상(15.6%) 가구보다 1인 가구가 압도적으로 많게 집계되면서, 가족 단위를 기본으로 설계한 주거·복지·안전망이 더 이상 표준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특히 1인 가구의 중심이 청년층이 아니라는 점도 주목되는 부분이다. 연령대별 1인 가구에서 70대 이상이 221만여명(21.6%)으로 가장 많았고 60대(18.9%)가 뒤를 이었다. 여성의 평균수명이 더 긴 만큼 70대 이상 1인가구에서는 여성 비율이 더 높게 나타났다. 20~60대에서는 남성 1인 가구 비중이 높게 집계됐다.
한국보다 먼저 고령화와 1인 가구 증가를 겪은 일본에서도 유사한 흐름이 관측된다. 일본은 2023년 국민생활기초조사에서 1인 가구 1849만5000세대(34%)를 기록했다. 이 가운데 65세 이상 고령자 1인 가구는 855만3000세대로 1인 가구의 46.2%를 차지했다. 65세 이상 고령자 1인 가구에서 여성이 64.4%를 차지했다는 점 역시 한국과 비슷한 구조로 해석된다.
다만 일본은 독거노인 지원을 ‘개별 사업’으로 쪼개기보다 지역 단위에서 상시적으로 연결해 주는 전달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시·정·촌이 설치하는 ‘지역포괄지원센터’를 통해, 혼자 사는 노인이 도움을 요청하면 상담부터 돌봄·의료·예방·생활지원 연계, 권리 보호(학대·사기 등)까지 한 곳에서 맡도록 설계돼 있다는 것이다.
반면 한국은 노인맞춤돌봄서비스(방문·안부확인·생활지원 등)처럼 사업 단위 지원이 중심이고 응급안전안심서비스(ICT 기기 설치로 화재·응급호출·장시간 쓰러짐 감지)처럼 ‘사고를 빠르게 발견하는 안전망’을 확대하는 흐름이 강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한국 역시 ‘사고를 발견한 뒤’ 대응하는 단계에서 더 나아가 지역 단위에서 독거노인을 상시로 연결·관리하는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특히 돌봄 서비스를 설계·집행하는 지자체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평가가 뒤따른다.
‘일본지역포괄케어 시스템의 현황과 한국 지역통합돌봄 구축의 과제(2019)’의 이건세 교수는 “장기적인 측면에서 지자체의 역량이 커뮤니티케어의 성공과 직접 관련돼 있다”며 “요양병원이나 요양시설보다는 집이나 내가 살던 동네가 중요하기에, 노인의 독립적인 생활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커뮤니티케어는 평소 살던 집이나 지역사회에서 살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지역사회에 적합한 자원이 개발되고 연계되어 서비스의 제공이 이뤄져야 한다”고 짚었다.
1인 가구가 이미 사회의 표준형으로 자리 잡은 만큼 복지 서비스가 필요한 순간에만 작동하는 방식으로는 고립과 돌봄 공백을 막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돌봄·의료·주거·안전 지원을 한 창구에서 연계하고 우편·편의점·관리사무소 등 생활 동선을 활용한 ‘안부 확인’ 네트워크를 촘촘히 구축해 위험 신호를 조기에 포착하는 구조로 전환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2024년 3월 26일 제정된 ‘의료·요양 등 지역 돌봄의 통합지원에 관한 법률’(돌봄통합지원법)을 토대로 오는 3월 27일 전국 시행이 예정돼 있다. 다만 아직 사업에 대한 인지도가 낮고, 제도가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하려면 지자체의 인력·예산과 의료·요양·복지기관 간 연계 체계가 뒷받침돼야 하는 만큼 전국 단위로 안정적으로 안착할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평가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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