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성 보장하라"…경찰 직협, 노조 설립 `군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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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성 보장하라"…경찰 직협, 노조 설립 `군불`

이데일리 2026-01-05 14:17:16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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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방보경 기자] 2만여명의 회원을 둔 경찰직장협의회가 경찰청에 대표성 보장을 요구하며 노조 설립의 군불을 지피고 있다. 출범 6년 차인데도 경찰관의 근로 환경 관련 주요 협의를 진행함에 공식적인 대표 기구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직협은 지난해 말 경찰 노조 설립 법안이 발의된 이후 조직의 역할을 둘러싼 논의를 본격화하고 있다.
경찰직장협의회가 5일 경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성실한 협의에 응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사진=방보경 기자)


경찰직장협의회(직협)는 5일 경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찰청에 △지역경찰 근무체계 개편 △수사인력 재배치 적절성 등에 대한 논의에 성실하게 협의에 응하라고 주장했다.

직협은 “직협은 법률에 따라 설립된 법정 협의기구이며, 경찰청은 협의 대상 기관으로서 성실히 협의에 응할 의무가 있다”며 “현재 경찰청은 협의를 회피하고 현장과의 공식 소통 창구를 차단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현재 경찰청은 직협의 대표성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직협 회장과 대의원 72명이 현재 업무방해 등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다는 이유다. 대의원들은 음영배 직협 전 위원장을 탄핵한 바 있는데, 그 과정에서 음 전 위원장이 이들을 서울 서대문경찰서에 고소해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

이들은 직협을 압박하려는 수단으로 수사가 지연되고 있다고 반발했다. 직협 관계자는 “서대문경찰서에서 범죄 혐의가 인정되지 않는 상황에서 종결하려고 했지만, 서울청 심의계에서 사건을 가져가 버렸다”면서 “하지만 8개월 이상 아무런 수사 진행도 결론도 없이 방치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민관기 직협 위원장은 “경찰은 (내부 인트라망에 있는) 직협 아이디와 비밀번호도 없앴고, 지난해 말에는 일방적으로 직협 사무실을 폐쇄했다”면서 “정상적인 협의 기구로 보지 않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직협의 대표성 보장 주장은 수사권 조정 이후 경찰의 위상 변화 및 경찰 노조 설립 논의와 무관치 않은 것으로 해석된다.

2020년 설립된 직협은 경찰관들의 어려움을 상부에 전달하고 개선 방안을 논의하는 단체지만, 노조와 달리 단결권·단체교섭권·단체행동권 등이 없다. 윗선에서 직협의 제안을 받아들일 강제력이 없다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설립 이후에도 경찰 집단 내에서 대표성을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조지호 전 경찰청장은 지난 2024년 국정감사에서 “일부 하위직의 의견이며 직협 가입 비율은 20%에 불과하다”고 밝힌 바 있다. 조 전 청장이 직무정지된 이후 차례로 대행 업무를 맡은 이호영 전 차장과 유재성 차장 역시 직협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정치권에서는 경찰 노조 설립 기반 마련을 위한 법안이 추진되고 있다. 신장식 조국혁신당 의원은 지난해 11월 ‘경찰공무원의 노동조합 설립 및 운영 등에 관한 법률안’을 발의했다. 노조 전임자를 두고 조합원의 임금, 근무조건, 후생복지 등을 교섭하고 단체협약 체결 권한을 주는 게 법안의 골자다.

당시 직협은 민주노총, 한국노총 등 양대 노총에 지지 성명을 내달라고 부탁하기도 했다. 양대 노총이 힘을 실을 경우 법안 처리에도 속도가 붙을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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