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와 삼성전자 등 대기업을 겨냥한 ‘폭파 협박’ 글이 잇따라 올라온 사건과 관련해 게시자로 지목된 인물들이 모두 명의도용 피해를 주장하는 가운데 경찰이 이들이 지목한 또 다른 10대 1명을 상대로 수사 중이다.
지난해 12월 15일 경기 성남시 분당구 카카오 판교 아지트에서 경찰 관계자들이 건물을 통제하고 있다. 이날 카카오 사옥에 폭발물을 설치했다는 협박성 메시지가 접수돼 카카오는 전 직원을 재택근무로 긴급 전환했다. / 뉴스1
5일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경기남부경찰청은 이날 출입기자 정례간담회에서 대통령 사칭 사례를 제외하면 글 게시자는 3명이고 관련 진술을 통해 추가로 확인된 1명까지 포함해 모두 4명을 상대로 수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경찰에 따르면 폭발물 설치를 암시한 협박 글은 지난해 12월 15~23일 모두 11차례 게시됐다. 이 가운데 10건은 카카오 CS센터 게시판에 올라왔고 1건은 KT 분당 관련 온라인 창구에 남겨진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에 신고로 접수된 건수는 8건이며 수사 과정에서 3건을 추가로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협박 글에는 자신을 대구의 고교 자퇴생이라고 하거나 광주의 중학생이라고 적는 등 신원을 특정하는 듯한 표현이 등장했고 일부 글에는 이름만 적어두기도 했다. 내용은 “폭발물을 설치했다”는 식으로 기업 건물을 직접 거론하며 위협하는 방식이었다.
다만 신고 직후 이뤄진 수색에서는 폭발물로 의심할 만한 특이사항은 발견되지 않았고 경찰은 방호 강화와 순찰 강화 조치를 병행해 왔다.
경찰이 조사한 게시자들은 모두 10대로 확인됐다. 이들은 일제히 “명의가 도용됐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또 다른 10대 A 군을 용의자로 지목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명의도용을 주장하는 3명과 A 군이 사이버상에서 관계를 맺어온 정황이 있다고 보고 혐의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경찰은 “11차례 글이 모두 유사성이 있다고 보고 수사 중”이라며 양측 사이에 연관성이 어느 정도 있다고 보이지만 수사 중인 사안이라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작성 경로도 수사 대상이다. 협박 글은 해외 IP를 우회해 작성된 것으로 알려졌는데 경찰은 역추적을 위한 압수수색 영장 등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확인된 IP는 스웨덴 스위스 독일 등 유럽 지역을 포함한 해외로 나타났으며 경찰은 가상사설망 VPN을 이용했을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다.
협박 글은 지난해 12월 23일 이후 더 이상 들어오지 않고 있다. 카카오는 사건을 계기로 해외 IP를 통한 접속과 게시를 차단하는 시스템을 가동했는데 경찰은 이런 조치가 이후 글 게시가 끊긴 배경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한 폭파 협박성 게시글은 공중협박죄 적용 대상이 될 수 있으며 5년 이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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