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2부(주심 엄상필 대법관)는 지난달 A 회사 주주인 B씨 등이 임직원들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 승소한 원심판결을 서울중앙지법으로 파기환송했다.
코스닥 상장법인 A사는 지난 2014년 12월 법원으로부터 회사 소유 공장용지에 대해 두 건의 임의경매개시 결정을 받았으며, A사는 이듬해 1월 이를 공시하고 서울회생법원에 회생절차 개시를 신청했다.
한국거래소는 이와 관련해 소송 및 판결 등을 지연공시했다는 이유로 A사를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했다.
이에 주주들은 임의경매개시 결정은 회생 신청의 직접적 원인 중 하나이며 증권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소송에 해당한다고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현행 자본시장법 시행령 171조에서는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증권에 관해 중대한 영향을 미칠 소송이 제기된 때’를 공시의무 사항으로 규정하고 있다.
B씨 등은 A사가 고의·과실로 법령에 따른 기간 내에 관련 내용을 공시하지 않은 등 공시의무를 다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재판에서 주요 쟁점은 법원의 임의경매개시 결정을 자본시장법에서 공시의무 사항으로 정한 증권에 관해 중대한 영향을 미칠 소송으로 볼 것인지에 대한 여부였다.
1심과 2심은 A사의 손해배상 책임이 있다고 판단했다. 임의경매개시 결정은 회생 신청의 직접적 원인 중 하나이며 회사의 경영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사항이므로 기간 내 공시하지 않은 것은 ‘투자자보호의무’를 위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대법원에서는 이 같은 판단이 뒤집어졌다.
대법원은 공시의무를 규정한 자본시장법 시행령의 ‘소송’은 증권에 관한 소송만을 의미하고 해당 증권에 관한 중대한 영향을 미칠 모든 소송을 포함하면 부작용이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또한 ‘중대한 영향’이라는 단어도 누구에게나 같은 의미로 받아들여지는 표현이라고 볼 수 없고 명확하게 해석되기 어려우므로 이에 따른 위험을 A사가 부담하게 될 것이라고 판시했다.
특히 법인이 이중으로 공시의무를 부담하지 않도록 규정한 주요사항보고서 제도 도입 취지에 비추어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법인으로서는 미제출에 따른 불이익을 피하기 위해 법인과 관련된 소송이 제기된 모든 경우에 주요사항보고서를 제출하는 결과에 이를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임의경매개시 결정이 있었다고 해서 자본시장법 시행령이 공시의무 사항으로 규정한 소송이 제기된 때에 해당한다고 할 수는 없다”며 “A사가 보고서를 제출할 의무를 부담한다고 볼 수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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