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구시보, 국제사회 공동대응 주문…시진핑 '글로벌 거버넌스 이니셔티브' 강조
(베이징=연합뉴스) 김현정 특파원 = 중국 관영매체가 베네수엘라를 침공해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 부부를 체포·압송한 미국의 군사작전을 '패권주의'로 규정하며 국제 사회의 단결과 공동 대응을 주문했다.
4일 중국 관영매체 환구시보는 사설을 통해 "미국의 베네수엘라 공격은 라틴아메리카만의 문제가 아니다"라며 "강대국이 '범죄 타격' 명분 아래 모든 절차를 우회해 무력을 사용하고, 주권국 지도자에게 손을 뻗는다면 어느 나라가 절대적 안전을 보장할 수 있겠는가"라고 주장했다.
환구시보는 "이번 위기는 인류가 서로 운명을 함께하는 공동체임을 더욱 분명히 보여주며, 패권주의는 전 인류 공동의 적임을 다시 한번 증명한다"고 강조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지난 3일 새벽(미 동부시간) 베네수엘라를 공습하고, 마두로 대통령 부부를 체포·압송했다.
백악관은 소셜미디어(SNS) 엑스(X)에 마두로 대통령이 마약단속국(DEA) 뉴욕 지부 건물 안 복도에서 연행되는 동영상을 공유하기도 했다.
환구시보는 "이런 장면은 할리우드 작가들도 상상하기 어려운 시나리오"라며 "미국은 많은 이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이를 현실로 만들며 국제 사회를 경악하게 했다"고 지적했다.
이 매체는 또 유사한 상황이 다른 나라에서도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경고했다.
환구시보는 "이번엔 베네수엘라였고, 그다음 차례는 누가 되겠느냐"며 "이 위기가 계속 고조돼 오늘날의 국면으로 발전한 이유는 미국의 라틴아메리카에 대한 장기적 괴롭힘 외에도 글로벌 거버넌스 체계의 불균형이 패권을 키울 기회를 제공했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제창하고 있는 '글로벌 거버넌스 이니셔티브'를 강조, 이번 일로 해당 이념의 선견성·전략성·긴급성이 확인됐다고 말했다.
시 주석이 지난해 9월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에서 처음 제시한 글로벌 거버넌스 이니셔티브는 주권 평등과 국제법, 다자주의가 핵심 원칙이며 기존 서구 중심 질서를 개혁해 개발도상국의 대표성과 발언권을 확대하자는 국제질서 개편 구상이다.
환구시보는 "국제 사회가 단결해 국제법과 공정·정의의 편에 굳건히 서고, 함께 글로벌 거버넌스 변혁을 추진해야만 패권주의가 자라는 토양을 완전히 제거할 수 있다"며 "이는 모든 국가에 지속적 번영과 안정된 환경을 가져다줄 것"이라고 역설했다.
중국 정부 역시 미국의 군사작전을 공개 비판하고 있다.
왕이 중국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외교부장 겸임)은 이날 베이징에서 이샤크 다르 파키스탄 부총리 겸 외교부 장관과 만난 자리에서 "우리는 어느 한 국가가 국제경찰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지금껏 생각하지 않았으며, 어느 한 국가가 국제 법관을 자처할 수 있다는 점도 인정하지 않는다"라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중국 외교부는 "미국의 마두로 대통령 부부 강제 구금 및 추방 조치에 심각한 우려를 표명한다"며 이들에 대한 신변 안전 보장과 석방을 촉구했다.
hjkim0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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