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년 韓영화 발전 역사의 산증인...故 안성기의 발자취

실시간 키워드

2022.08.01 00:00 기준

70년 韓영화 발전 역사의 산증인...故 안성기의 발자취

이데일리 2026-01-05 09:56:27 신고

3줄요약
[이데일리 스타in 김보영 기자] 영화계 큰 별이 졌다. 갑작스러운 건강 악화로 병원에 이송됐던 국민배우 안성기가 5일 결국 눈을 감았다. 향년 74세.


안성기의 소속사 아티스트컴퍼니는 5일 공식입장을 통해 “안성기 배우가 2026년 1월 5일 오전 9시 향년 74세로 별세하셨다”고 밝혔다.

안성기는 지난달 30일 자택에서 음식물이 목에 걸린 채 쓰러져 병원에 이송됐다. 영화계 동료 및 선후배들과 그의 팬, 누리꾼들이 그의 소식을 안타까워하며 쾌유를 빌었지만 의식불명 상태로 입원한 지 6일 만에 하늘의 별이 됐다. 그의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서울 용산구 순천향대 병원 중환자실에서 눈을 감았다.

고인은 연기에 대한 깊은 사명감과 한결같은 성실함으로 대한민국의 대중문화 역사와 영화계의 발전을 위해 평생을 헌신했다.

그는 1980년대 한국 영화의 뉴 웨이브(새 물결)를 선도한 배우이자, 아역 출신으로 연기를 시작해 눈을 감는 순간까지 단 한 번의 구설수나 스캔들 없이 최고의 자리를 지켰다. ‘국민 배우’라는 칭호의 시초로 여겨지는 인물이다.

공식적으로 1952년생으로 알려졌으나, 실제로는 1950년에 출생한 안성기는 7세에 연기를 시작한 아역 배우 출신이다. 김기영 감독의 영화 ‘황혼열차’(1957)가 그의 데뷔작으로, 김기영 감독이 안성기의 부친과 절친한 사이였던 인연을 계기로 캐스팅됐다. 김 감독은 동성고 체육교사였던 고인의 부친을 영화제작 일로 이끌기도 했다. 김 감독이 ‘황혼열차’ 속 문임(도금봉 분)의 아들을 연기할 아역배우를 찾던 중, 부친이 아들인 안성기를 안씨는 데리고 나간 게 계기였다. 이와 관련해 김 감독은 “눈에 장난기가 가득해서 이놈 잘할 수 있겠다 싶어서 출연시켰다”고 회고하기도 했다. ‘황혼열차’는 안성기에 앞서 지난 연말 세상을 떠난 배우 김지미(1940~2025)의 데뷔작이기도 했다.

8살이 되던 해에는 김기영 감독의 ‘10대의 반항’에서 소년원을 탈출한 소매치기 불량아 근선 역으로 분해 그해 문교부(현 문화체육관광부) 우수국산영화상 소년연기상과 샌프란시스코 국제영황제 소년특별연기상을 수상했다. 우수국산영화상은 1960년 출범한 대종상의 전신이다. 김기영 감독의 대표작인 ‘하녀’에선 9살 때 그의 모습을 만날 수 있다. 김기영 감독의 필모그래피를 통해 얼굴을 알린 그는 여느 당대의 성인 스타들에 견줄 정도로 영화 여러 편에 다수 출연하며 아역 스타로 자리매김했다.

부친이 체육교사로 재직했던 동성고등학교에 다녔던 안성기는 고등학교 재학 중 베트남 전쟁이 발발했다. 큰형이 전쟁에 참전한 영향을 받아 안성기도 베트남 진출의 뜻을 품게 됐고, 대학교도 한국외국어대학교 베트남어과로 진학했다. 안성기는 전쟁 참전을 위해 대학 입학 후 학군장교(12기)를 지원해 후보생이 됐다. 그러나 안성기가 소위로 임관하기 전 전쟁은 종결됐고, 그는 포병 소위로 임관해서 열심히 군복무를 했다. 소위로 근무할 당시에도 영화에 대한 열정을 놓지 않았다. 당시 연기를 이해하고자 하는 마음에 스스로 시나리오를 몇 편 써보기도 했다.

전역 후 ‘병사와 아가씨들’이라는 영화를 통해서 다시 연기자가 됐다. 아역 스타 출신은 성인 배우로 성공을 거두기 어렵다는 고정 관념이 지배했던 시대였다. 그의 복귀에 우려하는 시선이 많았지만, 그는 영화 ‘바람불어 좋은 날’로 충무로에 복귀한 후 이어진 영화의 성공을 통해 성인 배우로서 탄탄히 자리를 잡게 됐다. 80년대와 90년대 중반 한국 영화를 대표하는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80년대를 자신의 시대로 만든 명장 배창호, 이장호 감독의 영화들에서 주연을 맡아 작품성과 흥행 모두를 잡으며 배우로서의 가치를 높였다.

웃기고 어리숙한 캐릭터부터 카리스마 넘치는 지적인 캐릭터까지 맡은 배역의 폭들도 넓었다. 이에 안성기를 대표하는 캐릭터는 수없이 많은데 대표적으로 왕초를 맡아 화제를 받았던 ‘고래사냥’의 민우 역, 비리 경찰 역할을 맡은 ‘투캅스’의 조 형사 역, 역대급 정조로 평가받는 ‘영원한 제국’의 정조역, 냉혹한 악역 보스 역할을 맡은 ‘인정사정 볼 것 없다’의 장성민 역, ‘실미도’의 최재헌 준위역, 사고뭉치 가수를 케어하는 매니저로 열연한 ‘라디오 스타’의 박민수 역 등이 있다.

성인이 된 이후로는 TV 드라마보다 영화 위주로 필모그래피 활동을 펼쳤다. 컬러 TV 보급 등의 영향으로 한국 영화가 침체기에 빠져들자, 자신만은 한국 영화를 위해 TV 드라마 출연을 자제하겠다고 다짐했다고 한다. 약 70년 간 170편이 넘는 영화에 출연했다. 코미디와 스릴러, 상업영화와 예술영화를 넘나들며 장르의 경계 구분 없이 작품에 모습을 비추며 한국 영화계를 대표하는 국민 배우로서 존경을 한몸에 받았다.

그의 한국 영화를 향한 사랑은 2019년 혈액암 진단 후 투병 생활 중에도 이어졌다. 투병 기간에도 ‘한산: 용의 출현’, ‘노량: 죽음의 바다’ 등에 잇따라 출연했으며, 시상식 등 영화계 각종 공식행사, 관객과의 대화(GV) 등에 꾸준히 얼굴을 비췄다.

한편 고인의 장례 절차는 (재)신영균예술문화재단과 (사)한국영화배우협회 주관으로 영화인장으로 진행되며 명예장례위원장 신영균, 배창호 감독, 한국영화배우협회 이갑성 이사장, 신영균예술문화재단 직무대행 신언식, 한국영화인협회 양윤호 이사장 등 4인이 공동장례위원장을 맡아 장례를 진행한다.

배우 이정재 정우성 등의 영화인들이 운구를 맡아 고인의 마지막 길을 배웅한다. 빈소는 서울성모병원 장례식장 31호실에 마련되며, 발인은 오는 9일 오전 6시, 장지는 양평 별그리다다.

Copyright ⓒ 이데일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

다음 내용이 궁금하다면?
광고 보고 계속 읽기
원치 않을 경우 뒤로가기를 눌러주세요

실시간 키워드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0000.00.00 00:00 기준

이 시각 주요뉴스

알림 문구가 한줄로 들어가는 영역입니다

신고하기

작성 아이디가 들어갑니다

내용 내용이 최대 두 줄로 노출됩니다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이 이야기를
공유하세요

이 콘텐츠를 공유하세요.

콘텐츠 공유하고 수익 받는 방법이 궁금하다면👋>
주소가 복사되었습니다.
유튜브로 이동하여 공유해 주세요.
유튜브 활용 방법 알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