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희준 기자= 졌지만 잘 싸웠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이 좋은 경기력에도 아쉬운 결정력에 울었다.
5일 오전 4시(한국시간) 모로코 라바트의 알 메디나 스타디움에서 2025 아프리카축구연맹 네이션스컵 16강전을 치른 남아공이 카메룬에 1-2로 패했다. 남아공은 이번 네이션스컵 여정을 16강에서 마무리했다.
이날 남아공은 3-4-2-1 전형으로 나섰다. 라일 포스터가 최전방을 책임지고 렐레보힐 모포켕, 오스윈 아폴리스가 공격을 지원했다. 바투시 오바스와 테보호 모코에나가 중원에, 사무켈레 카비니와 쿨리소 무다우가 윙백에 위치했고 음베케젤리 음보카지, 은코시나티 시비시, 시야봉가 은게자나가 수비벽을 쌓았으며 론웬 윌리엄스가 골문을 지켰다.
전반 중반까지는 사실상 남아공이 카메룬을 압도하는 모양새였다. 카메룬이 공을 소유하는 데 크게 연연하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남아공에 위협적인 공격을 가한 것도 아니었다. 남아공은 후방 빌드업 상황에서 3-2-5에 가까운 대형을 만들었고, 윌리엄스 골키퍼도 빌드업에 적극적으로 가담했다. 카메룬이 전방압박을 가하더라도 남아공은 침착함을 잃지 않고 차분하게 패스를 이어나갔고, 공격 진영에 들어서면 모포켕과 아폴리스가 위협적인 공격 기회를 생산해냈다.
남아공이 카메룬을 밀어붙였다는 건 전반 중반까지 남아공의 공격 상황을 나열하는 걸로 충분하다. 전반 3분 아폴리스가 오른쪽에서 올린 프리킥을 포스터가 가까운 골대 쪽에서 헤더로 잘라들어가며 포문을 열었다. 전반 7분 아폴리스의 패스를 받은 모포켕이 페널티박스 안에서 시도한 슈팅은 골문 위를 살짝 넘어갔다. 전반 14분에는 포스터가 한 차례 골망을 흔들었지만 오프사이드가 선언됐다. 전반 16분 모포켕이 쇄도하는 포스터에게 절묘한 스루패스를 시도했는데, 포스터가 잡기 전 드비 에파시 골키퍼가 뛰쳐나와 먼저 공을 잡아냈다.
그러나 경기를 주도할 때 득점을 뽑아내지 못하면 반격을 당하는 법이다. 카메룬은 효율적인 공격으로 먼저 2골을 뽑아냈다. 전반 34분 브라이언 음뵈모가 오른쪽에서 올린 코너킥을 포스터가 머리로 걷어내자 카를로스 발레바가 과감한 중거리슛을 시도했고, 슈팅이 수비에 맞고 옆으로 흐른 걸 주니어 차마데우가 잡아 오른쪽 골문으로 공을 밀어넣었다. 후반 2분에는 남아공 수비가 걷어낸 공을 발레바가 높은 위치에서 머리로 끊어내며 역습을 전개했고, 마하마두 나기다가 왼쪽에서 올린 크로스를 크리스티앙 코파네가 가까운 골대 쪽에서 타점 높은 헤더로 마무리했다.
이번 대회 내내 아쉬웠던 수비 집중력이 다시 한번 남아공의 발목을 잡았다. 첫 번째 실점은 코너킥 상황에서 혼전이 발생하며 생긴 불운에 가깝다면, 두 번째 실점은 충분히 피할 수 있었다. 특히 코너킥 직후 상황으로 아직 수비 진영에 수비 숫자도 적지 않았기에 문전으로 달려드는 코파네를 아무도 저지하지 못한 건 분명한 실책이다. 남아공은 앙골라, 짐바브웨 등 상대적 약팀과 경기에서도 수비 집중력이 떨어져 실점을 허용하곤 했다.
카메룬은 2골 차로 앞서나가자 후반 중반부터 의도적으로 골문을 걸어잠갔다. 남아공은 점유율을 높이며 득점 기회를 넘봤으나 공격수들이 제대로 된 마무리를 하지 못하면서 결국 패배했다. 특히 후반 18분 오브리 모디바가 카비니를 대신해 왼쪽 윙백으로 들어간 뒤에는 해당 지역에서 날카로운 크로스가 여러 차례 공급됐는데, 이를 포스터 등 공격수들이 득점으로 연결하지 못했다. 그나마 후반 43분 모디바의 낮은 크로스를 에비던스 막고파가 문전에서 밀어넣으며 영패는 면했다.
그래도 남아공의 경기력은 결정력 부재가 있었을 뿐 충분히 카메룬의 간담을 서늘케 했다. 지공보다는 속공에서 조금 더 강점을 발휘했고, 세밀한 플레이보다는 피지컬로 밀어붙이는 축구로 카메룬과 대등한 경기를 펼쳤다. 대한민국이 속한 2026 북중미 월드컵 A조에서 남아공이 ‘상대적 약체’로 꼽히더라도 우리가 미리 그들을 ‘1승 제물’로 여기며 방심해서는 안 된다. 남아공은 네이션스컵을 통해 어떤 축구를 할지 분명히 보여줬고, 홍명보호는 이를 교보재 삼아 월드컵에서 승리할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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