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워치] 병오년 한국경제는 어떤 길을 걸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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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워치] 병오년 한국경제는 어떤 길을 걸을 것인가

연합뉴스 2026-01-05 06:00:03 신고

3줄요약
자동차 수출도 역대 최대 실적 자동차 수출도 역대 최대 실적

(평택=연합뉴스) 홍기원 기자 = 미국 관세 등 악조건 속에서도 지난해 한국의 수출이 사상 처음 7천억달러를 넘기며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지난해 수출액은 전년보다 3.8% 증가한 7천97억달러로 기존 역대 최대이던 2024년 기록을 다시 넘어섰다.
수출 효자' 자동차도 1.7% 증가한 720억달러로,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사진은 1일 경기도 평택항에 수출용 자동차가 세워져 있는 모습. 2026.1.1 xanadu@yna.co.kr

(서울=연합뉴스) 김지훈 선임기자 = 반도체 수출 호조와 민간 소비 증가, 확장재정과 글로벌 무역 갈등 완화 등에 힘입어 국내총생산(GDP) 1.8% 증가. 소비자물가는 2025년과 같은 2.1% 상승. 경상수지 흑자 1천300억달러로 확대.

여기에 반도체 수출이 작년과 비슷한 수준의 증가세를 지속하는 낙관적 시나리오대로 간다면 성장률이 기본 전망치(1.8%)보다 0.2%포인트(p) 높은 2.0% 달성. 반대로 반도체 수출 증가세가 둔화한다면 성장률은 1.7%로 기본 전망치보다 0.1%p 하락.

작년 말 한국은행이 예상했던 올해 우리 경제의 모습이다. 물론 시간이 가면서 전망의 전제 조건들이 변하면 수치도 다소 조정되겠지만 조정의 폭이 크진 않을 것이고, 정부나 여타 경제연구소, 국제기구 등이 내놓은 전망도 여기서 크게 다르지 않다. 이들이 예상한 올해 우리 경제의 성장률은 여전히 2%에도 못 미치지만 그래도 작년보다는 크게 개선되는 모양새고, 우리 경제의 기초체력인 잠재성장률 수준을 회복한다는 의미가 있다.

[그래픽] 주요 기관 2025년·2026년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 [그래픽] 주요 기관 2025년·2026년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

(서울=연합뉴스) 김민지 기자 = 2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내년 우리나라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지난 9월 전망치 2.2%에서 2.1%로 하향 조정했다.
minf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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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첫날 코스피는 4,300선을 돌파하며 전인미답의 영역에 들어섰고, 작년 수출도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2024년 말부터 이어진 극심한 국내 정치의 혼란과 내수 부진,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무차별적 관세 부과 등 많은 난관을 이겨내고 달성했으니 더욱 값진 성과가 아닐 수 없다. 정확히 1년 전 계엄과 탄핵, 제주항공 참사 등으로 소비심리가 차갑게 얼어붙고 경기가 곤두박질쳤던 것에 비하면 상당한 개선이라 할 만하다.

새해 첫날 코스피 4,300선 넘어 신기록 새해 첫날 코스피 4,300선 넘어 신기록

(서울=연합뉴스) 이진욱 기자 = 2일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삼성전자·SK하이닉스 종가가 표시돼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장보다 95.46포인트(2.27%) 급등한 4,309.63으로 장을 마쳤다. 2026.1.2 cityboy@yna.co.kr

하지만 병오년 한국 경제가 여기서 만족하고 머물 순 없다. 올해 성장률이 개선된다 해도 '저성장'이라고 할 수밖에 없는 수준이고 수출은 미국의 관세정책에 좌우될 정도로 불확실성이 크다. 원화 가치 급락은 기업들의 환차손과 물가 상승을 불러올 공산이 크고 천문학적인 규모의 가계 빚과 부동산 시장 불안은 언제라도 우리 경제에 치명상을 입힐 수 있는 잠재적 폭탄이다. 저출생 고령화의 인구 문제, 전근대적 생산구조와 부진한 기술개발로 인한 산업경쟁력 하락 등의 중장기적이고 구조적인 문제들도 이미 우리 경제에 타격을 주기 시작한 지 오래다.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겸 SK그룹 회장은 지난 2일 열린 경제계 신년 인사회에서 "2026년은 대한민국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해가 될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한국 경제가 30년 전까지는 8%대의 고속 성장을 달성했지만, 이후 성장률이 5년마다 약 1∼2%포인트씩 낮아졌고 이런 추세라면 앞으로 성장률이 마이너스(-)의 영역으로 내려앉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최 회장은 "2026년은 이대로 마이너스 성장을 맞을 것인지, 새로운 성장의 원년을 만들 것인지 결정할 거의 마지막 시기"라고 했다.

올해 병오년 한국경제는 어떤 모습으로 어떤 경로를 걸어갈 것인가. 가까스로 살린 경기회복의 불씨에 혁신과 구조개혁으로 땔감과 기름을 공급해 뜨거운 성장세를 만들어갈 것인가. 아니면 기어이 그 불씨를 꺼트려 춥고 어두운 'L'자형 장기 저성장의 터널 속으로 빠져들 것인가. 갈수록 대내외적으로 불확실성이 커져만 가는 시대지만, 그럴수록 기술 개발과 성장 동력 발굴, 규제 철폐와 구조 개혁으로 경쟁력을 높이는 정공법만이 살길임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위기의 시대, 우리 경제의 추락이냐 반등이냐는 우리 손에 달렸다.

hoon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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