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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조진웅의 경우 그가 정치적으로 진보 성향 연예인으로 인식돼온 탓인지 ‘연예계 은퇴’와 드라마 ‘시그널2’ 방영 관련 논쟁이 더 심했고 보수진영에서는 ‘피해자들과 국민 정서를 고려할 때 은퇴가 마땅하다’는 주장이, 진보진영에서는 ‘30여 년 전 범죄 이력을 스스로 극복해내고 개과천선한 배우로서의 커리어를 포기시키는 건 가혹하다’는 의견이 많았다.
가수 성시경은 일전에 “연예인은 공인이 아닌데 오히려 정치인보다 엄정한 잣대로 평가하려는 경향이 있다”고 동료 연예인들의 하차에 대해 안타까운 마음을 피력한 적이 있고 다른 한쪽에서는 연예인이 갖는 사회적 영향력과 통제력이라는 측면에서 ‘연예인은 공인’으로서 책임과 의무를 다해야 한다는 주장 또한 적지 않은데 가령 영화배우 장미희는 자신의 책 ‘내삶은 아름다워질 권리가 있다’에서 ‘연예인들의 음주운전 사고와 관련 대중에게 많은 영향력을 갖고 있는 ‘공인’이라면 특히 조심해야 한다’고 밝히며 ‘공인’으로서의 책임감을 강조하기도 했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이 지난 2017년 성인남녀 1000여 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국민이 생각하는 공인으로는 국회의원이 93.9%로 가장 높았고 그와 비슷하게 서울시장 등 지자체장이 93.4%로 나타났다. 그 다음이 판사(82.0%), 방송국 앵커(80.4%), 가수·탤런트 등 연예인 (76.3%), 경찰관(76.2%) 순이었는데 연예인이 경찰공무원만큼 높게 나타난 점이 눈에 띈다.
연예인들 스스로는 공인 여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까. 한국연예인노조가 탤런트, 희극인 등 노조원 404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77.3%가 ‘연예인은 사회적 공인이다’라고 답해 대부분의 연예인은 자신들을 사회적 공인으로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인 때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자신들에 대한 관심과 도덕적 평가 기준이 높다는 것을 인식하면서 스스로 공인이라고 생각하게 된 연예인이 많은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설문조사 데이터로는 대중이나 당사자 모두 연예인을 ‘공인’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많았다. 그렇다면 학자들의 생각은 어떨까.
최근 연예인들의 활동 중단, 은퇴 소식이 충격을 주던 과정에서 한국언론법학회가 ‘국내 언론보도 관행과 법 제도 개선방안’을 주제로 학술대회를 열었는데 윤성옥 경기대 미디어영상학과 교수는 ‘공인과 헤어질 결심-명예훼손 법제에서 공인기준 수정론 제안’이라는 발제문을 통해 연예인과 그 주변인이 경찰 수사 선상에 오르거나 제보자를 통해 수사 내용이 무분별하게 언론에 보도되며 잇달아 연예인들이 목숨을 끊은 비극적 사례를 지적하면서 비극의 이면에 ‘공인이기 때문에 어느 정도의 사생활 침해와 명예훼손은 감수해야 한다’는 사회적 통념, 그리고 ‘그것을 전제로 한 언론 실무와 수사 관행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공인 중심에서 공적 사안 중심으로 초점을 이동시키는 방향으로 재구성할 필요가 있고 공인 이론 논의가 학문적 분류 작업에 머물지 않고 구체적 판례와 접합되는 방향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한민국 헌법 제17조는 ‘모든 국민은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를 침해받지 아니한다’고 규정한다. 연예인의 공인 여부가 사회적 통념이나 법규상 명쾌하게 정립돼 있지 않은 상황에서 연예인 이전에 일반 국민으로서 그들의 사생활 보호 권리와 미디어의 보도윤리 문제는 2026년 한류 전성시대에 다시금 생각해 봐야 할 중요한 문제다. 연예인은 공적인 인물이지만 사적으로 보호해야 할 은밀한 영역까지 무분별하게 공개되고 악의적으로 재해석되는 것은 심각한 문제다. 연예인이기에 앞서 그들도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은 존중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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