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울변전소, 전력망특별법에도 증설 난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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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울변전소, 전력망특별법에도 증설 난항

이데일리 2026-01-05 05:00: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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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정부가 전력망 지연을 해소하고자 국가기간 전력망 확충 특별법(전력망특별법)을 시행한 지 3개월이 지났으나 수도권 전력공급 계획의 핵심 거점인 경기도 하남시 동서울변전소 증설은 여전히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경기도 하남시 지역 주민의 반발이 이어지는 가운데, 6·3 지방선거까지 남겨놓고 있어 장기간 답보 상태에 놓이리란 우려도 나온다.

[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한전, 증설 법 적 절차도 발 못 떼…여론 눈치에 정치적 이해관계 얽혀

4일 전력 당국에 따르면 한국전력(015760)공사(한전)는 동서울변전소 증설을 추진하기 위한 법적 절차에 아직 착수하지 못하고 있다. 이 사업은 국가기간 전력망 확충위원회가 지난해 10월 1일 국가기간 전력망으로 지정함에 따라 법적으론 하남시의 인·허가 지연과 무관하게 일정 절차를 거쳐 사업 추진이 가능하게 된 상황이다.

한전이 사업시행계획을 주무부처인 기후에너지환경부와 소관 지방자치단체인 하남시에 제출하고 주민설명회와 30명 이상의 공청회를 연 후 다시 기후부에 사업 실시계획을 제출하면 되는 절차다. 이어 기후부가 60일 안에 이를 위원회 산하 실무위에 상정해 최종 승인 여부를 결정하는 구조다. 그러나 한전은 첫 번째 단계인 사업시행계획도 기후부·하남시 측에 제출하지 못하고 있다.

갈 길 바쁜 한전이 특별법에 따른 절차를 개시하지 못하는 것은 정무적 부담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전이 사업시행계획을 제출하고 공청회를 진행해야 사업 개시 절차를 발동할 수 있지만,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여론의 반발이 이어지는 사업을 강행하는 것 자체가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어서다. 게다가 정치적인 이해 관계도 얽혀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곳 증설을 반대해 온 추미애 국회의원(하남시갑)이 차기 경기도지사 후보로 거론되는 상황이어서 (한전의) 부담이 더 커진 상황”이라고 전했다.

동서울변전소 증설은 이미 2년 가까이 지자체 인·허가에 막혀 있다. 한전은 지난 2024년 3월 하남시에 이 사업 추진을 위한 옥내화 건축허가를 신청했으나 시가 지역 주민의 반발 속 이를 불허한 것을 시작으로 경관심의, 증설 건축허가, 구조안전 심의 등 절차 등을 이유로 이 사업 개시를 막아서고 있다. 정부는 강원·경북 지역 발전 전력을 수도권에 공급한다는 동해안~수도권 전력망에 따라 지난 2022년 그 종점을 동서울변전소로 정했으나 4년째 첫 삽도 뜨지 못한 상황이 됐다. 한전은 2026년 12월이던 기존 완공 계획을 2027년 12월로 1년 연기했으나 현 추세라면 이보다 더 미뤄질 전망이다.

◇사업 지연 이어지면 전력수급 계획에도 ‘차질’ 우려

이곳의 사업 지연이 장기화하면 국가 전체 전력수급계획의 차질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뒤따른다. 동서울변전소를 포함한 동해안~수도권 전력망 구축 지연으로 공사가 끝난 강원 지역 발전소를 활용하지 못하고 있는 것만 고려해도 이 같은 우려가 과하지 않다.

일각에서는 600조원 이상의 투자가 예정된 용인 반도체 국가산업단지 조성 계획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동서울변전소를 통하는 전력이 직접 용인으로 보내지는 것은 아니지만, 연쇄적인 타격이 이어질 수 있다. 대량의 전력을 필요로 하는 반도체 산단이 지금껏 충청·호남 지역에서 수도권으로 보내던 전력을 소비하게 되면서다.

김성환 기후부 장관이 지난 연말 한 언론 인터뷰에서 “지금이라도 전기가 많은 지역으로 (반도체 국가산업단지)를 옮겨야 하는 건 아닌지 고민이 있다”고 언급한 것을 계기로 용인 반도체 산단의 새만금 등 남부 이전론이 확산하고 있다.

전력망 지연을 해소하겠다며 전력망특별법을 제정했음에도 선거를 앞둔 정부·당국의 미온적 대처가 법을 유명무실화했다는 지적이 이어질 수밖에 없다.

김성환 기후부 장관은 지난해 11~12월 두 차례 현장을 찾아 지역 주민 간담회를 했으나 변전소 이전을 요구하는 주민과의 접점을 찾는 데는 실패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아무리 좋은 제도가 마련되도 결국 중요한 건 (정부의) 추진 의지”라며 “전력망 확충에 속도를 내지 못한다면 반도체나 인공지능(AI) 같은 첨단산업 전력 수요에 제때 대응하지 못할 뿐 아니라 재생에너지 대전환에도 차질을 빚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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