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까지 버텼다…" 먹이를 놓지 않으려 16대 1로 맞섰다는 '멸종위기 동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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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까지 버텼다…" 먹이를 놓지 않으려 16대 1로 맞섰다는 '멸종위기 동물'

위키푸디 2026-01-04 22:50: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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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마귀 떼 위를 흰꼬리수리가 날고 있다. / Vaclav Sebek-shutterstock.com
까마귀 떼 위를 흰꼬리수리가 날고 있다. / Vaclav Sebek-shutterstock.com

지난 29일 강원도 강릉 남대천에 거대한 날개를 가진 '흰꼬리수리'가 모습을 드러냈다. 예년에는 여러 마리가 무리를 지어 이곳을 찾았으나, 올해는 하얀 꼬리를 뽐내는 성조 한 마리만 홀로 자리를 지키고 있는 모양새다.

산만 한 덩치의 이 맹금류가 사냥한 연어를 먹으려 할 때마다 까마귀와 까치 떼가 몰려와 집단 괴롭힘을 가하는 진풍경이 벌어진다. 16대 1이라는 수적 열세 속에서도 꿋꿋하게 먹이를 지켜내는 모습은 그저 구경거리가 아니라 치열한 삶의 현장 그 자체다.

하늘의 제왕, 하얀 꼬리에 담긴 성장의 세월

흰꼬리수리가 바다 위를 날고 있다. / Henk Bogaard-shutterstock.com
흰꼬리수리가 바다 위를 날고 있다. / Henk Bogaard-shutterstock.com

흰꼬리수리는 날개를 다 펴면 그 길이가 2m를 훌쩍 넘고 몸무게가 5kg에 육박하는 대형 맹금류다. 날카로운 갈고리 모양의 부리와 강력한 발톱을 지니고 있어 먹이사슬의 가장 높은 곳에 서 있는 손꼽히는 포식자다. 특히 이 새의 이름이 된 하얀 꼬리는 태어날 때부터 갖는 것이 아니다. 어릴 때는 검은색이었다가, 5년에서 6년 정도 시간이 흘러 어른 새가 되어야만 비로소 눈부신 흰색으로 변하는 특징이 있다.

이들은 나라에서 정한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이자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어 몸을 잘 보살펴야 하는 귀한 새이기도 하다. 보통 암컷이 수컷보다 덩치가 조금 더 큰데, 이는 알을 품고 새끼를 지키기에 더 알맞은 신체 구조를 갖췄기 때문이다. 남대천의 모래톱에 앉아 있는 모습만으로도 주변을 압도하는 무게감을 풍기지만, 홀로 겨울을 나는 올해는 그 어느 때보다 외로운 싸움을 이어가고 있다.

1000리 밖을 살피는 눈과 강인한 사냥 도구

절벽에 서 있는 흰꼬리수리 모습이다. / Vaclav Sebek-shutterstock.com
절벽에 서 있는 흰꼬리수리 모습이다. / Vaclav Sebek-shutterstock.com

흰꼬리수리가 이토록 뛰어난 사냥꾼이 된 비결은 경이로운 신체 조건에 있다. 시력은 사람보다 8배 이상 밝아, 아주 높은 하늘 위에서도 물속을 헤엄치는 물고기의 작은 움직임을 정확히 읽어낸다. 한번 포착한 먹잇감은 시속 100km가 넘는 속도로 낙하하며 낚아채는데, 이때 발가락 안쪽의 거친 돌기가 물고기가 미끄러져 빠져나가지 못하게 꽉 붙잡는 역할을 해낸다.

또한 이들은 한곳에 정착하기보다 계절에 따라 수천 킬로미터를 이동하는 철새로, 보통 20년에서 30년 가까이 사는 장수 조류다. 주로 해안가나 큰 강가, 갯벌 근처의 높은 나무 위에 집을 지으며, 한번 지은 둥지를 해마다 손질하여 수십 년 동안 사용하는 습성이 있다. 남대천을 찾은 이번 개체 역시 혹독한 추위를 이겨내기 위해 본능적으로 물자가 풍부한 강릉을 선택한 셈이다.

괴롭힘에도 흔들리지 않는 기질과 인내심

까마귀 떼 사이에 흰꼬리수리가 있는 모습이다. / Vaclav Sebek-shutterstock.com
까마귀 떼 사이에 흰꼬리수리가 있는 모습이다. / Vaclav Sebek-shutterstock.com

요즈음 남대천에서는 까마귀와 까치 떼가 사냥한 연어를 가로채기 위해 흰꼬리수리를 집단으로 괴롭히는 모습이 매일같이 목격된다. 여러 마리가 무리를 지어 꼬리를 잡아당기거나 날개를 툭툭 치며 시선을 흩뜨리려 애를 쓰지만, 흰꼬리수리는 이들의 소란에 일일이 대응하지 않는다. 웬만한 자극에는 미동도 하지 않고 제 갈 길을 가는 대범함은 대형 맹금류만이 가진 유다른 기질이라 하겠다.

이러한 인내심은 포식자로서 생존하기 위해 갖춰야 할 중요한 덕목 중 하나다. 직접적인 싸움에 힘을 빼기보다, 날카로운 발톱으로 움켜쥔 먹이를 끝까지 지켜내며 묵묵히 식사를 마치는 쪽에 집중한다. 까마귀들이 뒤쫓으며 소리를 질러대도 평정심을 잃지 않는 모습에서 제왕의 풍모가 느껴진다.

남대천의 찬 바람 속에서 홀로 겨울을 나는 이 맹금류의 하루는 삶을 이어가려는 숭고한 노력이 담긴 시간이다. 주변의 훼방 속에서도 흐트러지지 않고 사냥에 성공하는 모습은 강인한 생명력을 잘 보여준다. 외롭지만 꿋꿋하게 겨울을 이겨내고 있는 흰꼬리수리의 모습에서 우리네 삶의 치열한 일면을 읽어보게 되는 셈이다.

4컷 만화. / 위키푸디
4컷 만화. / 위키푸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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