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 작전 회견서 우크라전 언급…"우리팀 관여했다면 장기전 안됐어"
"푸틴에 인내심 한계, 러 우방에 맞설 美 능력·결의 보여줘"
(런던=연합뉴스) 김지연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일(현지시간) 미군의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생포·압송 작전을 발표하다가 우크라이나 전쟁을 언급하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대해 불만을 표출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플로리다 마러라고 자택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푸틴에게 화가 났느냐는 한 기자 질문을 받고 "푸틴에 대해 신나지는 않는다. 그는 너무 많은 사람들을 죽인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과 지난달 29일 통화하면서 마두로 대통령에 관해 대화했는지 질문에 "우리는 마두로에 대해 전혀 얘기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그는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수많은 젊은이가 잔혹한 죽음을 맞고 있다면서 "그것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해결해야 한다. 이 전쟁은 유혈이 낭자하다. 멈추고 싶다"고 반복해서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특히 우크라이나 전쟁을 말하는 도중 미군의 베네수엘라 작전도 거론했다.
그는 조 바이든 전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푸틴 대통령이 벌여놓은 엉망진창을 물려받았을 뿐이라며 "간밤의 작전을 보니 아주 정밀하고 아주 대단했다. 우리 장군들과 우리 사람들이 관여했다면 (우크라) 전쟁은 그렇게 오래 가지 않았을 것"이라고도 했다.
러시아는 베네수엘라의 우방이다. 러시아 외무부는 전날 미국의 베네수엘라 공습이 '무력 침략 행위'라며 강하게 규탄하고 마두로 대통령 부부를 즉각 석방하라고 촉구했다.
우크라이나 언론은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발언에 주목했다.
키이우포스트는 이같은 언급이 새로워서가 아니라 마두로 정권에 대한 군사 작전을 벌인 직후라는 '타이밍' 때문에 파장을 일으킬 만하다면서, 푸틴과의 개인적 친분 과시는 거의 없고 전쟁 피해 규모를 강조한 이번 회견은 미묘하면서도 주목할 만한 변화라고 해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양국 모두 꽤 나쁜 일을 좀 했다"는 양비론을 또 펼쳤고 우크라이나를 직접적으로 지지한다는 말은 전혀 하지 않았다. 다만,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를 통한 미국의 지원 노력은 언급했다. 유럽 동맹국이 더 많은 방위비를 부담하기로 했고, 미국은 동맹국들의 자금으로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보낸다고 강조하면서다.
키이우포스트는 "도덕적 명분에는 회의적이고 거래적이지만, 미국의 힘을 대외적으로 투사하는 데는 흔들림 없는 트럼프식 접근법을 시사한다"고 지적했다.
우크라이나로선 낙관적인 메시지만은 아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언급 자체가 다소 모호하고, 조속한 종전을 계속 거론한 것은 우크라이나에도 협상 타협을 압박하는 것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이번 일이 크렘린궁에 보내는 신호는 분명하다고 서방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미국이 러시아와 협력하는 정권에 맞서 결정적이고 극적으로 행동에 나설 의지가 있다는 점, 푸틴 대통령에 대한 인내심이 줄고 있다는 점이다.
미 국방부 관리 출신 앨릭스 플릿서스 애틀랜틱카운슬 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불만 표출이 단순한 수사가 아니라고 지적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거래 성사를 위한 신뢰를 중시하는데 푸틴 대통령이 계속 폭력을 쓰면서 종전 협상을 약화시킨다는 쪽으로 생각이 바뀌었을 수 있다고 말했다.
폴란드 주재 미 대사를 지낸 러시아·동유럽 전문가 대니얼 프리드는 크렘린궁이 이번 베네수엘라 작전으로 얻어야 할 '교훈'은 베네수엘라 자체가 아니라 미국의 능력과 결의라고 지적했다.
키이우포스트는 "미국 전략서엔 아직 비어 있는 챕터가 있고, 워싱턴의 경고를 무시했다가 우크라이나 전장을 넘어 대가를 치를 수 있음을 푸틴이 상기하고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cheror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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