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현지시간) 베이징 서우두 공항에 도착한 이재명 대통령 내외를 중국 측에서 장관급 인사인 인허쥔 국무원 과학기술부 부장이 직접 영접한 것은 한중 관계에 대한 중국의 메시지를 분명히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해외 정상 방문 시 공항 영접 인사의 급으로 외교적 무게를 가늠해온 중국 외교 관례를 고려하면, 이번 환대는 한중 관계를 전략적으로 관리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해석된다.
특히 춘절을 앞둔 1월 초, 중국이 정상 외교 일정을 거의 잡지 않는 시기에 한국 대통령을 국빈으로 초청했다는 점은 주목할 대목이다. 이는 양국 관계를 단순한 관리 수준을 넘어 ‘복원과 재도약’의 국면으로 끌어올리려는 중국의 계산이 깔려 있다는 평가다.
이번 정상회담에 거는 기대는 분명하다. 이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해 11월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이미 한 차례 회담을 가진 바 있으며, 불과 두 달여 만에 다시 마주 앉는다. 이는 양국 정상이 한중 관계 개선의 속도를 높이려는 공감대를 형성했음을 방증한다.
5일로 예정된 한중정상회담 의제 역시 실질적이다. 양국은 우호 정서 회복과 민생 협력 강화를 중심으로 10여건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할 예정이며, 경제·과학기술·청년·스타트업 등 미래 지향적 협력이 폭넓게 논의될 전망이다. 베이징에서 열리는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과 상하이에서 예정된 청년 창업가·벤처 서밋은 한중 협력이 정부 차원을 넘어 산업과 세대 차원으로 확장되고 있음을 상징한다.
외교·안보 현안에서도 의미 있는 진전이 기대된다. 이 대통령은 북한과의 대화 재개를 위한 중국의 건설적 역할을 요청하고, 핵추진 잠수함 도입 등 우리 안보 구상에 대한 입장을 설명할 것으로 보인다. 서해 구조물 문제와 같은 민감한 사안 역시 정상 간 신뢰 속에서 관리의 틀을 마련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6일 예정된 자오러지 전국인민대표회의 상무위원장, 리창 국무원 총리와의 연쇄 회동, 그리고 상하이 당서기 천지닝과의 만찬 일정은 중국 권력 핵심 전반과의 입체적 소통이라는 점에서 외교적 의미가 크다. 상하이 임시정부 청사 방문을 통해 독립운동의 역사적 연대를 되새기는 일정 또한 한중 관계에 역사와 미래를 동시에 담아내려는 상징적 행보다.
이번 방중은 단기간에 가시적 성과를 모두 도출하기보다는, 얼어붙었던 한중 관계를 정상 궤도로 되돌리고 상호 신뢰를 회복하는 출발점이 될 가능성이 크다. 장관급 영접으로 시작된 이번 국빈 방문이 실질 협력과 안정적 관계 관리로 이어질 수 있을지, 5일 열릴 정상회담에 외교적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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