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 회생’ 벼랑 끝으로… MBK의 ‘윈윈’ 경영, 고려아연에서도 통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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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플러스 회생’ 벼랑 끝으로… MBK의 ‘윈윈’ 경영, 고려아연에서도 통할까

경기일보 2026-01-04 16:49:53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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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주 MBK 회장. 연합뉴스
김병주 MBK 회장. 연합뉴스

 

MBK파트너스가 대주주인 홈플러스가 인수자를 찾지 못한 채 법원에 회생계획안을 제출하면서 사태가 중대 국면에 접어들었다. 기업형 슈퍼마켓(SSM)인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분리 매각과 점포 축소, 인력 구조조정 등이 담긴 회생 구상이 공개되자, 시장 안팎에서는 ‘알짜 자산 매각 뒤 책임 회피’라는 비판이 잇따르고 있다.

 

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는 지난해 12월29일 서울회생법원에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분리 매각을 핵심으로 한 ‘구조 혁신형 회생계획안’을 제출했다. 같은 해 3월 선제적으로 기업회생 절차를 신청한 지 약 10개월 만이다. 회생계획안에는 익스프레스 사업부를 떼어내 매각하고, 회생금융을 통해 약 3천억원의 자금을 확보하는 방안이 포함된 것으로 파악됐다.

 

아울러 향후 6년간 최대 41개 부실 점포를 순차적으로 정리하고, 대형마트 부문에 대한 인수자를 다시 물색하겠다는 구상도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홈플러스는 지난해 말 가양·장림점 등 5개 지점의 영업을 중단했고, 이달 말에는 계산·시흥·안산고잔점 등 추가 5개 지점의 폐점을 예고한 상태다.

 

MBK 측은 그간 인수합병(M&A)을 추진해 왔으나 뚜렷한 원매자를 찾지 못하자, 상대적으로 사업성이 높은 익스프레스를 분리 매각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법원은 제출된 회생계획안을 토대로 채권단 협의와 관계인 집회 등을 거쳐 인가 여부를 판단할 예정이다.

 

다만 회생계획안이 실제 인가로 이어질지는 불투명하다는 전망도 적지 않다. 홈플러스는 지난해에도 익스프레스 매각을 시도했지만 성과를 거두지 못한 바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역시 같은 결과를 반복할 수 있다는 우려와 함께, 핵심 사업 분리가 전체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미봉책’에 그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한다.

 

구조조정 가능성까지 거론되면서 논란은 더욱 확산되고 있다. 회생계획안에는 근속 연수가 긴 일부 직원을 대상으로 한 희망퇴직 방안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와 정치권은 즉각 반발에 나섰다.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와 마트노조는 지난해 12월 30일 기자회견을 열고 “알짜는 팔고 부담은 버리는 구조조정이자 사실상 먹튀 시나리오”라고 비판했다. 민병덕 을지로위원장은 “범정부 차원의 대응이 필요하다”고 밝혔고, 안도걸 의원은 “자구 노력 없이 책임을 회피하는 무책임한 경영”이라고 꼬집었다. 정진욱 의원 역시 “MBK는 홈플러스를 회생 불가능한 상황으로 몰아넣은 근본적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수용 마트노조 홈플러스지부장은 “구조 혁신이라는 이름 아래 알짜 자산을 처분하고 껍데기만 남기는 기업 해체 선언”이라며 “MBK는 단 한 푼의 자금 투입도 없이 모든 부담을 현장 노동자들에게 전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같은 논란 속에 사정 당국의 움직임도 분주해지고 있다. 서울중앙지방검찰청 반부패3부는 지난해 12월 10일 김병주 MBK 회장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및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 피의자로 소환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홈플러스 대표이자 회생절차 관리인을 맡은 김광일 MBK 부회장 역시 같은 혐의로 조사를 받은 바 있다.

 

금융당국의 조사도 병행되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하반기 MBK에 대한 재조사에 착수해 일부 불공정거래 혐의를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으며, 최근 조사를 마무리하고 금융위원회를 통한 검찰 이첩 여부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상황에서도 MBK가 고려아연을 상대로 한 공세를 이어가고 있다는 점 역시 도마에 오르고 있다. MBK는 영풍과 함께 고려아연의 미국 제련소 투자에 대해 공개적으로 반대 입장을 밝혀왔다.

 

지난달 중순 열린 고려아연 이사회에서는 김광일 MBK 부회장과 영풍 측 추천 이사들이 미국 제련소 사업과 관련된 안건들에 대해 일제히 반대표를 행사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후 영풍과 MBK는 해당 투자를 위한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대해 신주 발행 금지 가처분을 신청했지만, 법원은 이를 모두 받아들이지 않았다.

 

법원은 유상증자 과정에 절차적·실체적 하자가 없다고 판단했다. 이에 대해 MBK와 영풍은 “결정에 유감을 표한다”며 “최대주주로서 미국 제련소 프로젝트가 고려아연은 물론 한국 경제 전반에 실질적인 ‘윈윈’ 성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한쪽에서는 홈플러스가 청산 위기에 내몰리고 고용 불안이 커지는데, 다른 한쪽에서는 또 다른 기업을 상대로 적대적 인수를 시도하고 있다”며 “이 같은 행보가 반복될수록 사모펀드의 투기적 경영에 대한 사회적 비판은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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