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장고에 양배추가 있으면 왠지 마음이 든든해진다.
오래 두고 먹을 수 있고, 가격도 비교적 안정적이다. 하지만 막상 손이 가는 반찬으로 만들기는 쉽지 않다. 볶자니 기름이 많아지고, 생으로 먹자니 금방 질린다. 그래서 요즘 다시 주목받는 방식이 있다. 양배추를 채 썰어 나물처럼 가볍게 무쳐 먹는 방법이다. 조리는 간단하지만 맛은 의외로 깊고, 영양 손실도 적다.
양배추를 나물처럼 활용할 때 가장 중요한 건 불을 쓰지 않는다는 점이다. 익히지 않기 때문에 아삭한 식감이 살아 있고, 비타민과 식이섬유도 그대로 남는다. 여기에 부추와 쪽파를 더하면 향이 살아나고, 홍고추를 소량 넣어주면 색감과 개운함이 동시에 잡힌다. 평범한 채소 반찬 같지만, 한 젓가락 먹어보면 생각보다 손이 계속 간다.
유튜브 '양장금주부'
양배추는 너무 가늘지 않게 채 써야 한다. 지나치게 얇으면 숨이 빨리 죽고 물이 생긴다. 채 썬 뒤에는 천일염을 아주 소량만 뿌려 가볍게 섞어준다. 절인다는 느낌이 아니라, 숨을 살짝 죽여주는 정도가 적당하다. 이 과정을 거치면 양배추 특유의 풋내가 줄고 단맛이 올라온다.
부추와 쪽파는 길이를 맞춰 썰어주고, 홍고추는 씨를 제거해 얇게 채 썬다. 매운맛보다는 향과 색을 더하는 역할이다. 이 채소들을 양배추와 섞을 때는 손으로 살살 버무리는 것이 좋다. 힘을 주면 금세 물이 생겨 식감이 떨어진다.
이 반찬의 핵심은 양념장이다. 진간장을 기본으로 하되, 매실액을 더해 단맛과 산뜻함을 동시에 잡는다. 설탕 대신 매실액을 쓰면 맛이 가볍고 뒤끝이 깔끔하다. 다진 마늘은 아주 소량만 넣는다. 마늘 향이 강해지면 양배추의 단맛이 가려진다. 식용유는 한 숟가락 정도만 더해 채소 표면을 코팅하듯 섞어주면 질감이 부드러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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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추는 소량으로 향만 더하고, 마지막에 통깨를 넉넉히 뿌려 마무리한다. 참기름을 쓰지 않는 것이 이 반찬의 포인트다. 참기름 대신 식용유를 사용하면 나물 같으면서도 담백한 맛이 유지된다. 무쳤을 때 양념이 겉돌지 않고 채소에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느낌이 가장 이상적이다.
이렇게 만든 양배추 반찬은 밥반찬으로도 좋고, 고기 요리 옆에 곁들여도 잘 어울린다. 느끼함을 잡아주면서도 입안을 무겁게 만들지 않는다. 특히 기름진 음식이 많은 날, 상 위에 이 반찬 하나만 있어도 균형이 맞아진다.
영양 면에서도 장점이 분명하다. 양배추는 위 점막을 보호하는 성분으로 잘 알려져 있고, 식이섬유가 풍부해 포만감을 준다. 부추와 쪽파는 혈액 순환과 피로 회복에 도움을 주는 채소다. 생으로 먹기 때문에 열에 약한 영양소 손실도 적다. 자극적이지 않아 매일 먹어도 부담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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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관은 길지 않게 하는 것이 좋다. 냉장 보관 기준으로 이틀 정도가 가장 맛있다. 시간이 지나면 양배추에서 수분이 나오면서 맛이 연해진다. 만들 때 많은 양을 한 번에 준비하기보다는, 먹을 만큼만 그때그때 무치는 방식이 어울리는 반찬이다.
특별한 재료 없이도, 조리 도구 없이도 완성되는 반찬이다. 양배추를 채 써서 무쳤을 뿐인데, 볶음도 샐러드도 아닌 새로운 자리에 놓인다. 나물처럼 가볍고, 샐러드보다 밥에 잘 어울리는 반찬. 냉장고 속 양배추가 다시 보이기 시작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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