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매가와 전세가 등 인구 혼잡에 따른 주거비 상승이 출산율을 제한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기 때문으로, 지역 균형발전을 통한 인구 밀집 지역의 임대·생활 비용 등 ‘혼잡 비용’을 줄여야 출산율을 높일 수 있다는 제언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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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밀집에 따른 혼잡비용, 출산율 하락 요인”
지난달 31일 한국은행 경제연구원이 발간한 계간 학술연구지 ‘경제분석’에 실린 김시원 전남대 경제학부 교수의 ‘주택가격 및 주거지면적과 출산율의 관계’ 논문은 서울의 아파트 중위가격이 1억원 상승하면 합계출산율이 기존 0.593명에서 0.456명으로 하락한다는 분석 결과를 내놓았다.
합계출산율은 여성 한 명이 가임기간(15~49세)에 낳을 것으로 기대되는 평균 출생아 수로 인구 1000명당 연간 출생아 수인 출생률과는 다른 지표다.
이와 함께 서울 거주자의 주거면적이 1제곱미터(㎡) 축소되면 합계출산율은 0.348명까지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연구 결과는 2012~2022년 전국 83개 도시 패널자료를 분석한 것이다. 지난 2022년 12월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 실거래 중위 가격 8억 8300만원, 합계출산율 0.593명을 기준으로 추산했다.
연구는 인구 밀집에 따라 늘어나는 임대료와 생활비, 이른바 ‘혼잡비용(congestion cost)’에 주목했다. 주택 매매가격과 전세가격, 주거 면적을 혼잡비용의 대표적 지표로 설정하고, 이들 변수가 출산율에 미치는 영향을 계량화했다. 국내 17개 광역자치도를 분석 단위로 사용한 기존 연구와 달리 전국 83개 시(市)를 분석했다는 점이 차별화 요소다.
김 교수는 “광역자치단체는 행정구역의 단위일 뿐 경제적으로 동질적인 단위로 보기는 어렵다”면서 “2012~2022년 기간의 83개 시 단위 지역으로 구성된 패널자료를 이용해 추정한 결과 아파트 매매가격과 전세가격이 높을수록, 주거 면적이 작을수록 출산율은 유의하게 낮아지는 경향이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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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균형발전과 인구분산, 출산율 제고에 도움”
논문에 따르면 인구 밀집에 따른 혼잡비용은 주거 관련 비용을 높일 뿐만 아니라 비용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거주자의 주거지 크기 감소로 이어진다.
김 교수는 “혼잡비용의 증가로 주거비용이 늘어날 때 이에 대한 주거자의 반응 중 하나는 주거 공간의 크기를 축소함으로써 주거비용을 절감하는 것”라면서 “이번 연구는 혼잡비용으로 주거비나 주거면적의 변화가 출산율에 미치는 효과가 양적으로도 중요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며 출산율 제고에 대한 중요한 정책적 함의를 제공한다”라고 강조했다.
거주자들이 임대료 부담을 줄이기 위해 주택 크기를 줄이는 방식으로 대응하게 되고, 주택 면적이 작아질수록 양육할 수 있는 자녀 수가 줄어들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김 교수는 “즉 인구 밀집으로 인한 혼잡비용은 작은 면적의 주택이라는 형태로 나타날 수 있는 것”이라고 짚었다.
그는 이어 “예컨대 지역 균형발전과 같은 지역 간 인구 분산에 도움이 되는 정책은 서울이나 수도권 도시들과 같은 인구 밀집 지역의 혼잡비용 감소를 통해 출산율을 제고하는 데에 도움이 될 수 있다”면서도 “한가지 주의할 점은 도시 단위 자료를 이용한 거시적 분석과 평가인 만큼 개인의 주거비용이 1억 상승하거나 주거 면적이 1제곱미터 축소된다고 개인의 출산 선택에 변화가 생긴다고 할 수는 없다”고 환기했다.
한편 한은은 김 교수의 연구에 공동으로 참여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한은 경제연구원 관계자는 “이번 ‘경제분석’ 저널을 통해 공개되긴 했지만 이번 김 교수 연구에 한은이 공동으로 참여하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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