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김진영 기자] 보건의료 정책 최고 의결기구인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보정심)의 구성과 운영 방식이 동시에 손질되면서, 2027학년도 의과대학 정원 증원 논의가 본격 국면에 들어섰다. 정부위원 비중을 줄여 독립성과 공정성을 높이는 한편, 의사 인력 수급 추계 결과를 토대로 이달 안에 증원 규모를 확정하겠다는 계획이다.
4일 의료계에 따르면 보정심은 지난해 12월 29일 회의에서 정부위원 수를 기존 7명에서 5명으로 줄이고, 그만큼 민간위원을 늘리기로 의결했다. 보정심은 보건의료발전계획 등 주요 정책을 심의하는 기구로 복지부 장관을 위원장으로 정부위원, 수요자·공급자 대표, 전문가 등 25명 이내로 구성된다. 현재는 정부위원 7명, 수요자와 공급자 대표 각 6명, 전문가 5명이 참여하고 있다.
복지부는 보건의료 정책과의 연관성이 상대적으로 낮은 부처를 중심으로 정부위원을 줄여 정책 결정 과정에서 현장성과 대표성을 강화하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구체적으로 어느 부처의 위원을 줄일지는 추가 협의를 거쳐 결정할 방침이다. 위원 구성 변경은 시행령 개정 사항으로, 실제 적용까지는 두어 달이 소요될 전망이다.
의료계와 환자단체는 정부위원 감축 결정 자체에는 대체로 공감하는 분위기다. 대한의사협회 측은 “과거 의대 정원 2천 명 증원 당시 보정심은 사실상 보고 절차에 그쳤다”며 “정부위원 비중이 줄어들면 수요자와 공급자 사이의 중재 기능이 강화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한국환자단체연합회 역시 “정부위원 수가 많다는 이유로 공정성 논란이 반복되는 것보다는 낫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와 동시에 보정심은 이번 주부터 의사 인력 수급 추계 결과를 안건으로 올려 2027학년도 의대 정원 증원 논의를 본격화한다. 보건복지부는 6일 서울에서 보정심 2차 회의를 열고, 지난해 말 발표된 의사인력수급추계위원회(추계위) 보고서를 논의할 계획이다.
추계위는 의료 이용량을 기준으로 분석한 결과 2035년에는 의사가 1535명에서 최대 4923명, 2040년에는 5704명에서 최대 1만1136명 부족할 수 있다는 관측을 제시했다. 보고서에는 이런 수치뿐 아니라 추계 과정에서 제기된 위원들의 이견과 의대 교육 여건 등 정성적 고려 요소도 참고 의견 형태로 담길 예정이다.
입시 일정 등을 고려해 복지부는 1월 한 달간 매주 보정심 회의를 열고, 설 연휴 이전에 증원 규모를 확정할 것으로 예측된다. 비정기적으로 운영되던 보정심을 매주 여는 것은 이례적인데 증원 규모 확정 이후 대학별 정원 배분과 학칙 개정까지 4월 안에 마무리해야 한다는 점을 고려한 일정이라는 설명이다.
다만, 정부가 사실상 ‘초고속 심의’에 나서면서 증원 규모를 둘러싼 논의가 충분히 이뤄질 수 있을지를 두고는 우려도 나온다. 이번 보정심 구성 개편이 2027학년도 의대 정원 결정과는 직접적으로 연동되지 않는 만큼 구조 개편의 실질적 효과는 이후 정책 운영 과정에서 가늠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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