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사람이 모두 네이버 출신이라는 점도 이목을 끌었다. 기술적 쟁점이 공개 검증 과정에서 비교적 빠르게 정리되고, 사과와 수용으로 결론이 난 데 대해 “건강한 질문과 토론이 작동한 사례”라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국가 대표급 ‘독자 모델’로 인정받기 위한 독자성 판단 기준과 검증 방식은 여전히 과제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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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혹 제기부터 공개 검증까지
지난 1일 고석현 대표는 페이스북에 “국민 세금이 투입된 프로젝트에서 중국 모델을 복사해 미세 조정한 결과물로 추정되는 모델이 제출된 것은 유감”이라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 그는 업스테이지가 국가대표 AI 선발 프로젝트에 제출한 ‘솔라 오픈 100B’와 중국 AI 모델 ‘GLM 4.5 에어’를 비교 분석한 결과, 레이어 정규화(LayerNorm) 일부 지표가 96.8% 동일하다고 주장했다.
의혹이 확산하자 김성훈 대표는 댓글로 공개 검증 참여를 요청했고, 다음날인 2일 오후 공개 검증회를 열어 체크포인트(개발 이력)와 학습 로그를 공개했다.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열린 설명회에는 70여 명이 현장에 참석했고, 유튜브 생중계에도 2000여 명이 접속하는 등 관심이 집중됐다.
김 대표는 “LayerNorm 코사인 유사도는 값의 ‘방향’만 비교하고 ‘크기’는 반영하지 않는다”며 지표 해석의 한계를 짚었다. 문제가 제기된 구간이 모델 전체 파라미터의 약 0.00004%에 불과한 극히 일부라는 점도 들어, 특정 지표 하나만으로 가중치 공유나 ‘베끼기’를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반박했다. 비교 방식에 오류가 있을 수 있고, 내부 레이어끼리 비교해도 유사도가 높게 나오는 사례가 있다는 점을 제시하며 “그 수치 하나로 결론을 내리기는 무리”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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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로 마무리…남은 건 ‘평가 기준’
이후 여러 커뮤니티에서 업스테이지 설명에 힘이 실리면서, 고 대표는 “엄밀한 검증 없이 공개해 혼란을 야기했다”고 사과했고 업스테이지는 이를 수용했다. 논쟁은 일단락됐다.
AI 업계와 정부는 이번 과정을 ‘생태계 학습’의 계기로 평가했다. 성낙호 네이버클라우드 하이퍼클로바X 기술총괄은 “논쟁 자체가 의미 있는 학습 효과를 남겼다”고 했고,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도 “기술적 논쟁을 지켜보며 오히려 한국 AI의 밝은 미래를 봤다”고 밝혔다. 배 부총리는 공개 검증으로 대응한 업스테이지와 문제 제기 뒤 사과한 사이오닉AI 양측 모두에 감사를 표했으며, 하정우 AI미래기획수석도 “기술적이면서도 건설적인 토론과 깔끔한 승복이 한국 AI 생태계의 경쟁력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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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국민 세금이 투입되는 국가 과제인 만큼, 논쟁의 종결이 곧 검증의 완결이 돼선 안 된다는 지적이다. 단지 새 데이터로 프리트레이닝을 했는지, 가중치를 랜덤 초기화했는지 같은 기준만으로는 ‘독자성’의 실체를 충분히 설명하기 어렵다는 문제의식이다.
성 총괄은 파운데이션 모델 경쟁을 올림픽에 비유하며 “단일 지표에 매달리기보다 다양한 벤치마크와 다층적 평가가 필요하다”고 했다. 이현종 빅스터 대표는 “토크나이저·데이터 로더·아키텍처 구현·분산/가속화 모듈·학습 관리와 로깅 체계 등 학습 모듈 전반의 소스코드 유사성을 점검하고, 항목별 유사도 점수와 총계를 제시하는 방식으로 검증 가능성을 높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배 부총리도 “소버린 AI의 핵심 축으로서 ‘독자성’ 판단 기준을 기술적·학술적으로 사회적 합의가 가능한 형태로 정교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오픈소스 라이브러리를 활용해 선행 연구를 참고하거나 활용하는 것은 자연스럽지만, 국가 대표 수준의 독자 모델로 평가되려면 단순한 추격(follow-up)을 넘어 핵심 기여(Contribution)가 명확히 제시되고 검증 가능해야 한다는 취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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