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여년 공들인 사설 박물관·토지·소장품 전체 기증
(강릉=연합뉴스) 양지웅 기자 = 강릉시는 홍귀숙 대관령박물관 명예관장이 지난 2일 별세했다고 4일 밝혔다.
고 홍귀숙 관장(1936∼2026)은 평생 수집한 문화유산을 조건 없이 사회에 환원한 수집가였다.
고인의 유산 수집은 60여년 전 서울 청계천에서 처마 밑에 버려진 채 비를 맞고 있는 토기를 발견하고, 우리 선조의 유산이 방치된 것을 안타깝게 여겨 거두어들인 것이 첫걸음이었다.
이후 토기와 어우러지는 고미술품과 민속품들을 평생에 걸쳐 조금씩 사 모으며 컬렉션을 완성했다.
고인은 시냇물이 흐르는 곳에 작은 개인 주택을 짓고자 했으나, 수집한 자료가 워낙 많아 이를 보관하기 위해 건물의 규모를 키워 1993년 5월 대관령 옛길 입구에 고인돌 형태를 본뜬 독특한 외관의 대관령박물관을 개관하였다.
이 건물은 주변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아름다움으로 강원도 건축 대상을 받기도 했다.
박물관을 운영하던 고인은 어느 순간부터 이 역사적 자료들이 개인의 소유가 아닌, 모두가 향유하고 교육 자료로 쓰여야 한다고 결심한 뒤 2003년 3월 박물관 건물과 토지, 소장품 1천853점 전체를 시에 기증했다.
당시 박물관을 매수하라는 제안도 있었으나 고인은 개인이나 친족에게 물려줄 경우 박물관의 형태가 변질되거나 자료들이 흩어질 것을 우려해 이를 거절했다.
홍 관장은 생전에 "조금은 손해 보며 사는 것이 행복하며, 부족함이 있어야 사는 의미가 있다"며 "감사하게 살다가 감사하게 떠나는 것이 인생의 목표였다"고 밝혔다.
yangdoo@yna.co.kr
Copyright ⓒ 연합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