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직’이지만 ‘천하무적’…조지아 바투미에서 만난 여섯 가족의 세계일주('인간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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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직’이지만 ‘천하무적’…조지아 바투미에서 만난 여섯 가족의 세계일주('인간극장')

뉴스컬처 2026-01-04 11:35:13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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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컬처 김기주 기자] 직업도, 나이도, 살아온 인생의 궤적도 제각각이다. 하지만 여섯 식구가 한자리에 모이면 그 어떤 상황도 두렵지 않다. 유럽과 아시아의 감성이 공존하는 나라 조지아, 그중에서도 ‘조지아의 부산’이라 불리는 항구 도시 바투미에서 세계여행 중인 한국인 가족을 만났다. 지금 이들은 모두 ‘무직’이지만, 그 어느 때보다 단단하고 천하무적이다.

평생 철도 공무원으로 살아온 아버지 성진영(64) 씨는 여행 중에도 가족의 안전을 가장 먼저 챙긴다. 한복 디자이너로 일해온 어머니 김재연(62) 씨와 패션 디자이너 출신 작은딸 성정아(33) 씨는 식구들의 삼시 세끼를 책임지는 요리 담당이다. 건축가였던 큰딸 성지아(36) 씨는 이동 동선과 일정의 큰 그림을 그리고, 스페인어를 전공해 물류회사에서 일했던 큰사위 김중원(36) 씨는 통역을 맡아 낯선 나라와 가족을 잇는다. 웹툰 작가였던 작은사위 김민혁(35) 씨는 어디서든 분위기를 살리는 역할이다. 각자의 경력은 여행길에서 자연스럽게 제자리를 찾았다.

사진=인간극장
사진=인간극장

바닷가에서 캠핑을 하기로 한 날, 텐트 세 동은 순식간에 세워졌다. 부부끼리 나뉘어 잠자리에 들었던 밤, 갑작스러운 폭풍우가 몰아쳤고 가족들은 하나둘 텐트 밖으로 나왔다. 하지만 부모님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그 순간 가족들은 다시금 깨닫는다. 늘 가장 위험한 순간에 부모는 자신을 뒤로 미뤄왔다는 사실을.

늘 여섯이 함께 움직이던 여행 중, 지아 씨와 중원 씨 부부가 잠시 동선을 벗어난다. 낯선 동네의 골목을 거닐다 우연히 발견한 김밥집에서 두 사람은 마주 앉아 참치김밥을 나눠 먹는다. 가족들 앞에서는 조심스러웠던 애정 표현도 이때만큼은 숨기지 않는다. 결혼 3년 차 신혼부부인 두 사람의 인연은 13년 전 산티아고 순례길에서 시작됐다.

어머니 재연 씨, 동생 정아 씨와 함께 순례길을 걷던 지아 씨는 스페인어와 영어에 능숙하고 유난히 다정한 한 한국 청년을 만났다. 한 달 동안 800km를 함께 걸으며 큰 힘이 되어준 그 청년은 9년 뒤 지아 씨의 남편이자 이 집안의 맏사위가 됐다. 결혼을 준비하던 2018년, 지아 씨는 혈액암 진단을 받았지만 암 선고는 두 사람의 결심을 흔들지 못했다. 방사선 항암치료를 받는 동안 중원 씨는 한결같이 곁을 지켰고, 두 사람은 평생 손을 잡고 인생의 길을 걷기로 했다.

한창 경력을 쌓고 돈을 모아야 할 시기에 1년이라는 시간을 여행에 쏟고 있는 선택은 쉽지 않았다. 가끔은 ‘이대로 괜찮을까’라는 생각이 들지만, 남들과는 다른 삶의 지향점이 있었기에 떠날 수 있었다. 목적지보다 함께 걷는 시간이 더 중요하다는 믿음은 이 여행을 계속하게 하는 힘이다.

사진=인간극장
사진=인간극장

조지아를 떠나 열다섯 번째 나라 알바니아로 이동하는 날, 가족들은 아침부터 분주히 짐을 싼다. 수없이 숙소를 옮겨 다닌 덕에 모두 베테랑이 됐지만, 유독 시간이 오래 걸리는 사람은 아버지 진영 씨다. 배낭 안에는 호텔에서 받은 일회용 세면도구와 물티슈, 커피와 설탕까지 가득하다. 버리라는 가족들의 말에도 고집은 좀처럼 꺾이지 않는다.

여행 내내 진영 씨는 가장 ‘말썽꾸러기’다. 캠프파이어가 금지된 캠핑장에서 불을 피우고, 지나가는 뱀에게 돌을 던지는 등 돌발 행동으로 가족들을 놀라게 한다. 하지만 두 딸은 곧 알게 된다. 그 모든 행동의 중심에는 늘 가족이 있었다는 사실을. 추위에 약한 아내를 위해, 두려움에 떠는 딸들을 위해 몸이 먼저 움직였던 아버지였다.

처음에는 갈등도 많고 자주 부딪혔지만, 여섯 식구는 지지고 볶고 싸우며 더 단단해졌다. 지구 한 바퀴를 함께 도는 이 여정에서 가족이 얻은 가장 큰 선물은 여행지가 아니라, 서로의 새로운 얼굴이다. 남들과는 다른 방식으로 ‘행복한 가족’의 기준을 만들어가는 여섯 식구의 특별한 여정은 오늘도 계속되고 있다.

백수 가족의 세계일주 이야기는 오는 5일(월)부터 9일(금)까지 오전 7시 50분, KBS1 '인간극장'에서 확인 가능하다.

뉴스컬처 김기주 kimkj@nc.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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