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스경제=박종민 기자 | 병오년(丙午年) 붉은 말(馬)의 해를 맞아 말과 관련된 여행지들이 눈길을 끌고 있다. 인구가 몰려 있는 수도 서울만 해도 말의 기운이 깃든 여행지는 여럿 있다. 힘찬 말의 기운을 받기 좋은 곳들을 다녀오는 것도 새해를 의미 있게 시작하는 방법이다.
서울관광재단이 추천하는 첫 코스는 ‘용마산(龍馬山)’이다. 서울 동쪽에 자리한 대표적인 일출 산행 명소다. 용마봉에서 용마가 날아갔다는 전설에서 이름이 유래했다거나, 조선시대 산 아래인 면목동에 말의 목장이 많아 귀한 말인 용마(龍馬)가 태어나기를 비는 봉우리의 역할을 했다는 설이 있어 말과 인연이 깊다. 광나루역 1번 출구의 아차산 생태공원 코스, 중곡동 이호약수터 교차로 코스, 망우역사공원 코스 등 모두 2시간에서 2시간 30분에 오르내릴 수 있다. 정상에 서면 한강을 따라 펼쳐진 서울의 전경과 함께 롯데월드타워를 비롯한 도심 스카이라인이 한눈에 들어온다.
산행 후 용마산 스카이워크와 용마 폭포공원에 조성된 눈썰매장을 둘러봐도 좋다. 용마산과 망우역사공원 사이에 위치한 스카이워크는 지상 최대 10m 높이의 목재 데크 산책로로, 약 160m 구간을 숲 위에 떠서 걷는듯한 느낌으로 조성됐다.
성동구 ‘마장동(馬場洞)’도 빼놓을 수 없다. 조선시대 국가에서 관리하던 말 사육장인 양마장(養馬場)이 자리했던 곳으로 군사와 왕실에 필요한 말을 기르던 중요한 공간이었다. 마장동은 사진 찍기 좋은 ‘예쁜 동네’는 아닐지 모르지만, 서울이 성장해 온 방식을 알 수 있는 동네다. 다양한 육류를 사고파는 모습, 상인들의 목소리 등 생생한 삶을 만날 수 있는 곳이다. 고급 한우부터 특수부위, 곱창 등 맛집들도 즐비해 누구나 즐기기 좋다.
인근엔 서울 도시 형성과 생활사를 물길의 흐름에 따라 살펴볼 수 있는 청계천박물관이 위치해 있다. 단순한 하천 전시 공간을 넘어 한양 도성의 탄생과 함께 조성된 청계천이 시대별로 어떤 역할을 해왔는지를 입체적으로 보여주는 도시사 전문 박물관이다. 개관 20주년을 기념해 오는 3월 29일까지 특별전 ‘청계천 사람들 : 삶과 기억의 만남’을 개최하고 있어 들러볼 만 하다.
조선시대 양반과 관리들이 말을 타고 다니던 종로대로를 피해 서민들이 자연스럽게 형성한 골목에서 시작된 ‘피맛골(避馬街)’도 서울관광재단이 추천하는 곳이다. 말발굽과 위세를 피해 한발 물러난 자리에서 사람들은 낮은 시선으로 걷고, 머무르고, 삶을 이어갔다. 그야말로 살아남기 위해 만들어진 길이었다. 현재는 재개발로 대부분 사라지고 일부만 남아 추억의 장소로 기억되고 있다.
피맛골 식당가는 조선시대 중앙시장이었던 종로 육의전 번성과 함께 시작돼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피맛골은 단순 통로를 넘어 서민들의 술집과 밥집, 여관과 상점들이 모여드는 생활 공간으로 자리 잡았다. 일제강점기와 산업화 시기를 거치며 모습은 바뀌었지만, ‘값싸고 허심탄회한 공간’이란 성격은 오랫동안 유지돼왔다.
고등어구이, 빈대떡, 순대국 등을 파는 음식점들이 모여들어 서울의 대표 맛집거리로 사랑 받아 오기도 했다. 그러나 2000년대 후반부터 종로 일대 도심 재개발이 진행되면서 수백 년 된 골목의 원형이 대부분 사라져 고층빌딩 사이, 건물 내부에 상가형태로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물론 종로대로에서 르메이에르 건물로 한 발만 들어서면 피맛길의 입구가 나오고 여전히 맛집을 찾아 기다리는 사람들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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