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스경제=이나라 기자 | 올해도 카드사 장기 무이자 할부는 실종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6개월 이상 무이자 할부가 1년 넘게 중단된 가운데, 카드 이용자가 체감할 수 있는 무이자 할부 혜택은 2~3개월 수준에 머물고 있다.
카드업계 등에 따르면 올해도 신한카드·삼성카드·현대카드·KB국민카드·롯데카드·우리카드·하나카드·BC카드 등 주요 전업 카드사 가운데 전가맹점 기준으로 6개월 이상 무이자 할부를 상시 제공하는 곳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초 현재 카드사들이 제공하는 무이자 할부는 대부분 2~3개월이 상한선이다.
다만 일부 카드사 안내 문구에서 '6개월 무이자'라는 표현이 제한적으로 등장하긴 한다. 다만 이는 국세·지방세 납부 등 특정 업종이나 한시적 이벤트에 국한된다. 일반 가맹점 결제 기준에서 장기 무이자 할부가 제공되는 구조는 사실상 시장에서 사라진 상태다.
장기 무이자 할부가 사라진 흐름은 올해 새롭게 나타난 변화가 아니다. 카드사 전반에서 6개월 이상 무이자 할부가 사실상 중단된 시점은 2024년 하반기다. 당시 일부 카드사들이 온라인 쇼핑이나 특정 업종을 중심으로 장기 무이자 할부를 운영했지만, 하반기 이후 관련 프로모션은 대부분 종료됐다. 이후 연말 소비 시즌과 올해 연초 시즌을 거치는 동안 장기 무이자 할부는 한 차례도 본격적으로 복원되지 않았다.
이 같은 변화의 핵심 배경에는 카드사의 비용 구조 변화가 자리하고 있다. 무이자 할부는 소비자에게서 별도의 수익이 발생하지 않는 대신, 할부에 따른 비용을 카드사가 부담하는 구조다. 공시 기준으로 보면 무이자 할부에 따른 직접 비용은 손익계산서상 판매비와관리비 항목의 지급수수료에 반영된다. 장기 무이자 할부를 운영할수록 카드사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여기에 자금 조달 비용도 함께 작용한다. 할부 기간이 길어질수록 카드사가 가맹점에 먼저 지급한 결제 대금을 회수하기까지의 기간이 늘어나면서, 여전채 발행 등 조달에 따른 이자비용 부담이 커진다. 장기 무이자 할부는 판촉 비용을 넘어 자금 운용 측면에서도 부담 요인으로 작용한다.
리스크 관리 측면도 변수다. 할부 기간이 길어질수록 연체 가능성이 높아지고 이는 대손비용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 카드사 내부에서는 장기 무이자 할부를 수익성뿐 아니라 건전성 관점에서도 관리 대상에 포함시키는 이유다.
연초 소비 환경 역시 장기 무이자 할부 축소 흐름을 뒷받침하고 있다. 연말 성수기가 끝난 1월은 카드 이용액이 자연스럽게 줄어드는 비수기로 분류된다. 카드사들은 이 시기에 공격적인 판촉보다는 비용 관리와 기존 혜택 유지에 무게를 두는 경향이 강하며, 장기 무이자 할부는 가장 먼저 조정 대상이 됐다.
장기 무이자 할부의 공백은 부분무이자 할부가 메우고 있다. 카드사들은 6개월을 초과하는 할부 구간에 대해 전액 무이자가 아닌 부분무이자 방식을 적용하고 있다. 초기 몇 개월의 할부 비용은 카드사가 부담하되, 이후 회차부터는 소비자가 수수료를 부담하는 구조다. 이로 인해 카드사 할부 구조는 사실상 '2~3개월 무이자 할부 이후 부분무이자' 형태로 정형화되고 있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카드사 비용 구조 변화와 소비 환경을 감안하면, 장기 무이자 할부가 단기간 내 재개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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