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김이슬 기자】 내수 위축 장기화 우려로 식품업계는 성장 해법을 해외 생산기지 확충에서 찾고 있다. 단순 수출 중심 전략을 넘어 현지 공장 증설과 인수합병(M&A), 합작법인 설립 등을 통해 글로벌 공급망을 직접 구축하려는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그동안 식품사들의 해외 사업은 국내 생산 후 수출에 의존하는 구조가 일반적이었다. 그러나 물류비 상승과 환율 변동성, 관세 리스크가 커지면서 생산부터 판매까지 현지에서 소화하는 전략으로 전환이 가속화되고 있다. 미국과 베트남, 중국, 유럽 등 주요 시장을 중심으로 공장 건설과 생산라인 증설이 잇따르는 배경이다.
라면 업계의 변화가 대표적이다. 4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농심은 지난해 미국 2공장에 신규 증설 라인을 가동한 데 이어, 올해 하반기 완공을 목표로 부산 녹산공단에 수출 전용 공장을 건설 중이다. 공장이 가동되면 연간 약 12억개 규모의 수출 전용 생산 능력을 확보하게 되며, 2030년까지 해외 매출 비중을 61%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삼양식품은 국외 생산 설비 확충을 통해 글로벌 수요 증가에 대응하고 있다. 밀양 2공장 가동에 이어 2027년 완공을 목표로 중국 현지 공장 건설을 추진하며 생산 역량을 단계적으로 확대하는 중이다. 업계에서는 2025년 기준 삼양식품의 중국 내 판매량을 약 6억개 수준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후 연간 판매량이 매년 20%씩 증가할 경우 2028년에는 판매량이 10억개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중국 라면 시장에서 약 4~5%의 점유율에 해당하는 규모다.
종합식품 기업들도 해외 생산기지 확충에 속도를 내고 있다. CJ제일제당은 헝가리 부다페스트 근교에 자동화 생산라인을 구축해 올해부터 유럽 시장 공략에 본격 나설 계획이다. 비비고 만두를 중심으로 한 유럽 현지 공급 체계를 갖추는 한편, 중동 시장에서는 할랄 인증 제품을 앞세워 UAE와 사우디아라비아를 거점으로 사업을 확장한다는 전략이다. 미국에서는 자회사 슈완스를 통해 현지 공장 건설을 진행 중이다.
식품·외식업 전반으로도 해외 진출 흐름은 확산되고 있다. 치킨·베이커리·프랜차이즈 업종에서는 현지 매장 출점과 마스터프랜차이즈 계약을 통해 시장 공략에 나서는 사례가 늘고 있다. BBQ는 인도네시아 현지 기업과 협력해 자카르타를 중심으로 매장을 확대하고 있으며, 올해 추가 출점을 계획하고 있다.
해외 공장 건설은 비용 절감 효과뿐 아니라 신선도 유지, 물류 리드타임 단축, 현지 소비자 취향에 맞춘 제품 개발 측면에서도 장점이 크다. 동시에 상호 관세와 공급망 리스크를 줄이는 방어 수단으로도 작용한다.
업계 관계자는 “내수 의존도를 낮추고 글로벌 시장에서 안정적인 수익 기반을 확보한 기업과 그렇지 못한 기업 간 격차는 앞으로 더욱 벌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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