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감리 혐의 감리단장 송치에도 교체 미뤄
(부산=연합뉴스) 손형주 기자 = 부산 기장군 해안도로 확장 공사 현장에서 안전을 강화하자는 건설사의 설계 변경 요청을 묵살한 감리단장이 부실 감리 혐의로 검찰에 넘겨졌는데도 교체되지 않아 논란이 일고 있다.
4일 연합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2024년 8월 착공한 부산 기장군 '대변~죽성교차로간 도로개설공사(8차분)는 공정률 58% 수준에서 시공사와 감리단의 갈등 속 차질을 빚고 있다.
시공을 맡은 A 건설사는 설계상 안전과 관련된 여러 문제점을 발견했다.
공사 구간이 평소 통행이 잦은 해안도로인데 안전과 관련된 많은 부분이 설계상 누락됐기 때문이다.
발파 공사는 인명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경찰 조건부 허가로 방진 매트를 설치해야만 진행할 수 있는데 설계에 누락돼 있었다. 산사태 방지를 위해 설치가 필수적인 '락볼트'와 '계측기'도 감리단장의 지시로 축소됐다.
위험한 발파 공사가 진행됨에도 설계상에는 신호수조차 배치돼 있지 않았다.
공사 중 붕괴 사고라도 나면 자칫 대형 인명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상황이었다. 실제 공사 기간 중 크고 작은 사고가 5건 발생했다.
문제는 건설사가 설계 변경(실정 보고)을 요청해도 감리단이 이를 처리해주지 않으면서 발생했다.
건설기술진흥법에 따라 감리단은 실정 보고가 접수되면 공사 진행에 차질이 없도록 14일 이내 검토 후 발주처에 보고해 처리해야 한다.
건설사는 지난해 1월 기장군과 감리단과 가진 회의에서 필요한 설계변경을 해주겠다는 답을 듣고 추가 공사비를 들여 우선 공사를 진행했지만, 이후에도 감리단은 설계변경을 승인하지 않았다.
건설사는 지금까지 설계오류, 안전관리 부실 등의 이유로 총 26건의 실정 보고를 했는데 공사비가 증액되는 22건에 대해서는 9개월간 하나도 처리되지 않았다.
지금까지 건설사에 지급되지 못한 추가 공사대금은 기장군이 인정한 것만 17억원에 달한다.
건설사는 감리단이 추가 공사비 부담을 건설사에 전가하기 위해 고의로 실정 보고를 누락했다고 판단하고 감리단장을 경찰에 고소했다.
감리단장은 내용이 부실하고 첨부할 자료가 미비해 반려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부산 금정경찰서는 감리단장 실정 보고를 누락한 사실을 확인하고 건설기술 진흥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사건을 넘겼다.
송치된 감리단장은 기장군이 실정 보고를 처리하라는 지시에도 지금까지 이를 거부하고 있다.
상황이 이런데도 기장군은 감리단장을 교체하지 않고 있다.
기장군 관계자는 "감리회사에서 교체를 요청했지만, 일방적으로 교체를 했을 때는 근로기준법 위반 소지가 있다고 해 3월 전에 교체하겠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말했다.
건설사 관계자는 "건설사는 공사 대금을 받지 못해 피해가 막심한데 발주처가 지시를 어기는 감리단의 사정을 봐줘야 할 게 아니고 벌점 부과 계약 해지 등의 절차를 진행해야 하는 사안"이라며 "발주처가 감리단의 눈치를 보는 이유는 공사비가 증액되는 건에 대해서는 설계변경을 해주지 말자는 사전 교감이 있었기 때문으로 의심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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