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한민하 기자] 패션 플랫폼 전반의 수익성 문제가 현실화되고 있는 가운데 여성 대표 패션 플랫폼 에이블리가 낙관하기 어려운 재무 구조로 인한 성장 정체에 빠졌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매출 등 외형 부문의 성장은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있으나, 누적된 적자 구조와 달라진 투자 환경으로 인한 재무 안정성 악화 등 부정적 지표가 점차 수면 위로 드러나면서 자본잠식과 같은 위기 변수가 현실화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에이블리의 2024년 말 기준 자본총계 규모는 522억원의 마이너스 수치를 기록해 완전 자본 잠식 상태에 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누적 결손금 역시 약 2222억원에 이르는 상황이다.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29% 증가한 3343억원을 기록했지만, 영업손실은 32억원에서 마이너스 154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실적 흐름을 살펴보면 외형 성장과 수익성 간 간극이 수치로도 확인된다. 금융감독원 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에이블리의 매출은 2020년 526억원에서 2021년 935억원, 2022년 1785억원, 2023년 2595억원, 2024년 3343억원으로 매년 증가세를 이어왔다. 거래 규모 역시 확대됐다. 연간 거래액(GMV)은 지난 2022년 1조2000억원에서 2024년 2조5000억원으로 두 배 이상 늘었다.
반면 영업이익 역시 변동성이 컸다. 2020년 -384억원, 2021년 -695억원, 2022년 -744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뒤 2023년에는 33억원의 흑자를 내며 일시적으로 손익이 개선됐다. 그러나 지난해 다시 -154억원의 영업손실로 돌아서며 수익 구조의 안정성에 대한 질문이 재차 제기됐다. 누적 결손금도 외형 성장과 함께 확대됐다. 2020년 143억원이던 결손금은 2021년 530억원, 2022년 1252억원, 2023년 2043억원으로 늘었고, 2024년에는 2222억원에 달하며 확대되는 흐름을 보였다.
이 같은 실적 흐름은 에이블리의 사업 확장 전략과 맞물려 있다는 분석이다. 남성 플랫폼 론칭과 일본 시장 진출 등으로 외연을 넓히며 거래 규모와 매출은 확대됐지만, 그 과정에서 비용 부담도 함께 늘어나 수익성 개선으로는 아직 이어지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여기에 최근 투자 환경 변화도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고금리 기조와 투자 심리 위축 속에서 시장의 시선은 성장 속도보다 수익 구조와 현금 흐름으로 옮겨가는 모습이다. 이 같은 흐름 속에서 적자가 지속될 경우 신규 투자 유치 여건이 제약되고, 이는 곧 유동성 관리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특히 최근 패션 플랫폼 브랜디 운영사 뉴넥스가 기업회생 절차에 돌입한 사례가 업계의 경계심을 더욱 키우는 요인으로 보여진다. 업계에서는 에이블리 역시 추가 투자 유치에 실패할 경우 유사한 리스크에 직면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시각을 내놓고 있다. 플랫폼 사업 특성상 재무 여건 악화는 입점 브랜드 정산 안정성 등으로 연쇄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어서다.
다만 일각에서는 플랫폼 사업 특성상 수익성 판단을 서두르기 어렵다는 의견도 함께 제기된다. 초기 단계에서는 투자와 비용 집행이 불가피한 구조인 만큼 현재는 수익화가 본격적으로 가시화되기 이전 국면으로 봐야 한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시장 내 상위권 플랫폼으로 평가받는 상황에서 규모와 실적을 단기 지표로만 해석하기에는 시기상조라는 설명이다.
그럼에도 인력 확충과 신규 사업, 해외 진출 등으로 외형이 빠르게 확대되면서 매출 증가가 이를 충분히 뒷받침하고 있는지에 대한 점검은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에서는 외형 성장 이후 단계에서의 비용 구조 관리 능력을 향후 관전 포인트로 꼽는다.
확대된 거래 규모와 매출을 바탕으로 증가한 비용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통제하고 이를 실질적인 수익성 개선으로 연결할 수 있을지가 핵심 변수라는 분석이다. PB 상품 확장과 비용 구조 효율화가 하나의 선택지로 거론되지만 이러한 전략이 실제 성과로 이어질지는 향후 실적을 통해 확인해야 한다는 신중론도 병행된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도 외형 성장에 집중하다가 수익 구조 전환에 어려움을 겪은 사례들이 적지 않았다”며 “최근 투자 환경이 보수적으로 바뀐 만큼 거래 규모보다 수익성과 현금 흐름이 중요하게 여겨지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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